몇 년 전 미국의 시사주간 <뉴스위크>는 유엔(UN)의 도시성장 보고서를 인용해 고양시를 일본의 후쿠오카·독일의 뮌헨·미국의 라스베이거스 등과 함께 급성장을 보이고 있는 ‘활력 있는 10대 도시’로 선정했다. 정부가 지방자치단체를 대상으로 실시한 평가에서도 3년 연속 ‘살기 좋은 도시’로 선정됐다.
“스위스 남부의 레만 호수를 모델로 구상했다. 땅을 깊게 파 물을 채우고 용궁이 있는 수중공원을 만들 생각이었다. 호수공원으로 이어지는 시내를 도연명의 시에 나오는 무릉도원 같은 풍광으로 조성하는 생각도 했고, 창덕궁의 부용정을 본 떠 호수 한가운데 월영정이라는 정자를 만들어 지으면 어떨까 하는 상상도 했다.” 토지공사 사장으로 재직하면서 신도시 개발을 주도했던 이상희씨는 호수공원은 이같은 많은 구상 속에 조성됐다고 했다. 일산신도시 도심에 한복판에 꾸며진 호수공원은 면적이 103만4000㎡에 달한다. 호수 면적만 30만㎡이다. 국내 최대의 인공호수다.
1996년 5월 개장한 호수공원은 고양시민은 물론 인근 서울과 수도권 시민들의 새로운 휴식공간으로 각광받는다. 호수공원은 100여 종의 야생화와 20만 그루의 수목, 잔디광장, 인공섬, 약초섬, 자연학습원, 팔각정, 야외무대, 자전거전용도로, 인공폭포 등 다양한 시설을 갖추고 있다. 달맞이섬을 경계로 호수공원 북쪽은 자연 그대로의 모습을 간직하고 있고, 남쪽은 인공호로 조성됐다. 호숫가를 따라 자전거도로와 산책로가 나란히 뻗어있고 호수를 배경으로 군데군데 소공연장들이 어우러져 있다. 산책로는 8㎞에 이른다. 호수공원 북쪽에는 2004년 4월 완공된 ‘노래하는 분수대’가 매일 공연을 펼친다. 전체 면적이 4만5000㎡인 노래하는 분수대는 물을 끌어올려 1655개의 노즐에 흘려 보내 500여 가지의 분수쇼에 맞춰 다양한 조명과 함께 음악을 연출한다. 시민들로부터 신청곡을 받아 공연을 하기도 한다.
미래 전시산업의 메카 ‘KINTEX’
호수공원과 인접한 곳에 자리한 한국국제전시장 KINTEX(Korea International Exhibition Center)는 KOTRA·경기도·고양시 등 정부와 지방자치단체가 공동 출자한 한국국제전시장으로 2003년 5월 1단계를 착공해, 2005년 4월 29일 문을 열었다. 한국의 전시·컨벤션 면적의 공급 부족을 해소하고, 국내 전시·컨벤션 산업의 국제화를 위한 국내 최대의 공간이다. 개장 2년 만에 국내 빅7 전시회인 서울모터쇼·한국전자전·한국기계산업대전·서울국제공작기계전·서울국제식품전·G스타·경향하우징페어 등을 개최했다. 지난 3월에는 2011년 완공 예정으로 2단계 공사를 착공했다. 제2전시장은 20만566㎡의 부지에 제1전시장(전시면적 5만3975㎡)과 비슷한 규모(전시면적 5만4624㎡)로 세워진다. 제2전시장이 완공되면 지역경제에 미치는 효과는 클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건립 기간 중에 경기도 내에서만 생산유발 4532억원, 임금유발 737억원, 고용유발 2592명에 달한다. 전국적으로는 생산유발 7754억, 임금유발 1266억원, 고용유발은 4608명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제2전시장 건립은 개장 이후 경제적인 측면 외에도 다양한 효과가 예상된다. 2015년이면 연간 384만 명의 관람객 증가가 예상되며, 생산유발효과 1조 1593억원, 소득창출 2563억원, 세수효과 484억원, 고용창출효과는 2만4145명으로 기대하고 있다.
국제적 명품도시로의 발돋움
고양시에서는 킨텍스 2단계 전시장 건립 외에도 명품신도시 건설, 한류월드 등 킨텍스 지원시설 사업, 동국대 첨단의료복합단지 조성 등 각종 대규모 개발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대화동 킨텍스 인근 27만㎡에 차이나타운·호텔·스포츠몰·상업시설 등을 갖추는 킨텍스 지원시설 사업은 지난해 일부 공사가 시작돼 2013년 완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삼송지구 33만6000여㎡에는 1500여 개 방송 관련 업체가 입주할 수 있는 ‘브로멕스 힐사이드’가 2012년까지 건립된다. 장항동 99만4000여㎡에는 2조8100억원을 들여 한류를 주제로 복합엔터테인먼트 단지를 조성하는 한류월드 사업이 2012년 완공을 목표로 진행되고 있다. 특히 장항동과 일산서구 대화·덕이동 일대 28만㎢에는 수도권 최대 규모인 신도시건설을 위해 지난 해 해당 지역을 보전지역에서 택지개발이 가능한 시가화예정용지로 지정해 놓았다. 이들 사업이 완공되면 고양시 인구는 100만 명을 돌파할 것으로 예상된다.
‘선인장의 메카’ 세계시장 석권 눈앞에
고양시가 국내는 물론 세계 선인장 시장에서 명성이 높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다. 하지만 고양 지역의 선인장 역사는 30여 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국내 최대 내수시장인 서울과 가깝고 공항·인천항을 지척에 두고 있다는 지리적 장점으로 대규모 시설재배단지가 형성돼 있다. 1994년 ‘고양 선인장 시험장’ 출범은 지금의 선인장사업의 견인차 역할을 하고 있다. 특히 접목선인장은 세계 물동량의 70%를 공급하고 있을 정도다. 지난해 고양시의 접목 선인장 수출은 전년 대비 70만 달러가 늘어난 230만 달러를 기록했다. 고양시가 개발한 신품종 선인장은 비모란·아침시리즈·태양시리즈에 이어 레드·옐로우·핑크·블랙 등 컬러 테마 42종의 신품종을 개발, 상품화에 성공했다. 고양시는 선인장 원산지인 미국·캐나다 등 북미와 네덜란드·호주·대만·싱가포르 등 세계 23개국에 수출하고 있다. 고양 선인장은 관상용 외에도 공기정화와 식·음료 등 기능성으로의 활용에서도 높은 평가를 받는다. 최근에는 민간업자와 공동으로 ‘선인장 술’을 개발하는 데 성공해 세계 주류시장을 겨냥하고 있다. 장미 또한 고양시의 주력 화훼산업이다. 고양시 재배면적은 지난해 기준 단일지역으로는 국내 최대 규모인 170㏊. 전국의 20%에 이른다. 1997년 시작으로 3년마다 열리는 고양국제꽃박람회도 이같은 배경을 토대로 개최되고 있다.
세계문화유산 등 선조들의 숨결도 곳곳에
서오릉과 서삼릉에는 8기의 왕릉·왕비릉이 자리하고 있다. 이들 능은 세계문화유산으로 등록돼 있다. 덕양구 용두동에 위치한 서오릉은 총 5기의 능이 있다. 조선조 8대 예종과 안순왕후 한씨의 능인 창릉과 영조의 왕비인 정성왕후 서씨의 홍릉, 덕종과 인수대비 능인 경릉, 숙종의 왕비 인경왕후의 능인 익릉, 19대 숙종과 그의 계비인 인현왕후, 제2 계비인 인원왕후의 명릉 등이다. 이외에 수경원·순창원·대빈(장희빈) 묘가 옛 모습 그대로 관리되고 있다. 서오릉에서 북쪽으로 약 4㎞ 떨어진 곳에는 서삼릉이 보존돼 있다. 서삼릉에서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된 3기의 능은 조선조 11대 중종의 계비인 장경왕후 윤씨의 능인 희릉, 그의 아들인 12대 인종과 인성왕후의 능인 효릉, ‘강화도령’으로 불리는 25대 철종과 그의 비인 철인왕후의 예릉이다. 이밖에 덕양구 행주동에는 임진왜란 때 장군 권율(權慄)의 대첩으로 유명한 행주산성이, 덕양구 고양동에는 조선시대 역관(驛館)인 벽제관 터 등 문화자산도 풍부한 고장이다.
서울에서 강변북로를 지나 자유로 장항IC를 빠져 지하차도로 진입하지 말고 호수로로 우회전하면 일산 호수공원 입구가 나온다. 킨텍스는 호수공원 북쪽에 위치하고 있어 호수공원을 지나 경기 파주시 방향으로 달리다 보면 오른쪽으로 주차장이 조성돼 있다. 서오릉은 통일로·녹번동·불광역사거리·연신내사거리 등 어느 곳에서도 진입이 가능하다. 서대문에서 구파발 쪽으로 가다가 녹번삼거리, 연신내사거리에서 좌회전 서오릉로 진입하면 서오릉 입구까지 연결된다. 서삼릉은 서오릉에서 북쪽으로 4㎞에 위치하고 있다. 행주산성은 행주대교를 타고 다리를 건너자마자 바로 우측으로 행주산성 진입로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