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년 만의 개봉 악재 딛고 역주행 흥행… 소방청에 4억 5000만 원 기부까지
2024년 개봉한 영화 '소방관'은 극장가의 여러 우려를 씻어내고 의미 있는 흥행 기록을 남긴 작품이다. 영화는 2001년 발생한 ‘홍제동 방화 사건’을 토대로 제작된 실화 기반 재난 영화로 개봉 당시 관객들에게 묵직한 울림을 전달한 바 있다.
2001년 홍제동 방화 사건, 스크린으로 부활한 그날의 기록
영화는 “살리기 위해, 살아남기 위해 하루하루가 마지막 현장”이었던 소방관 팀의 치열한 사투를 담아냈다. 극 중 소방관들은 열악한 환경 속에서도 오직 ‘화재 진압’과 ‘전원 구출’이라는 하나의 목표를 위해 의기투합하는 인물들로 그려졌다.
다급한 119 신고 전화와 함께 홍제동 화재 발생이라는 긴급 상황이 접수되고 팀원들이 직감한 위기가 현실로 다가오는 장면이 긴박하게 전개됐다. 누군가의 가족, 친구, 사랑하는 사람이었던 소방관들의 서사를 통해 영화는 “우리가 기억해야 할 그 이름, 2001년 가장 빛났던 그들의 이야기를 기억하겠습니다”라는 메시지를 충실히 구현해냈다.
작품에는 배우 주원, 곽도원, 유재명, 김민재, 오대환 등 다수의 연기파 배우들이 출연해 극의 몰입감을 높였다. 개봉 당시 평론가들과 관객들의 반응은 다소 호불호가 갈리기도 했으나 최종적으로는 호평이 조금 더 우세했다. 특히 장점으로는 배우들의 열연과 실화를 토대로 한 묵직한 메시지, 긴박한 화재 현장 묘사가 꼽혔으며 순직 소방관에 대한 헌사와 높은 영상미, 깊은 몰입감 등에서 좋은 평가를 받았다.
당시 작품이 거둔 성과는 개봉 전 마주했던 수많은 우려와 우여곡절을 넘겼다는 점에서 화제를 모았다. 본작은 이미 2020년에 촬영을 마쳤음에도 불구하고 코로나19 사태의 여파와 주연 배우 곽도원의 음주운전 사건 등이 겹치면서 개봉이 약 4년이나 밀리는 공백기를 겪었다.
여기에 개봉 연도였던 2024년 영화계는 흥행작과 망작의 양극화 현상이 극명하게 두드러진 시기였다. 소재 측면에서도 소방관 재난물은 당대 크게 흥행하던 주류 소재가 아니었기에 개봉 전까지만 해도 영화의 선전을 내다보는 의견은 극히 드물었다.
예상 뒤엎은 주말 관객 수와 입소문이 만든 ‘역주행’
개봉 이후 '소방관'은 이런 시장의 예상을 뒤엎는 깜짝 흥행을 보여줬다. 개봉 첫 주말 양일간 20만 관객을 돌파한 것을 시작으로, 2주 차 주말에는 오히려 1주 차보다 더 많은 관객을 모으는 역주행 양상을 나타냈다. 극장가에서는 '소방관'이 예상 밖의 선전을 기록할 수 있었던 요인으로 실화의 무게감과 관객들의 자발적인 입소문 등을 꼽았다. 본작의 손익분기점은 250만 명으로 책정되어 흥행 가시권에 들어섰다.
아울러 영화 '소방관'은 스크린 내부의 흥행을 넘어 사회적인 나눔으로도 이어졌다. 관객들과 함께한 ‘119원 기부 챌린지’를 통해 모인 기부금 총 4억 5000만 원을 소방청에 공식 전달한 바 있다.
해당 기부금은 공상 소방공무원 치료기금으로 조성되어 소방 활동 중 부상을 입은 소방관의 치료 및 회복을 지원하는 목적으로 사용됐다. 작품이 가진 순직 소방관에 대한 헌사의 의미를 실제 현직 소방관들을 위한 복지와 잇는 선례를 남겼다.
당시 영화를 관람한 관객들은 "선배님들 헌신과 희생 항상 가슴속에 품고 현장 활동 하겠다. 영화 재밌게 봤다. 감사하다 안전", "몇 달 전 내가 사는 아파트 단지 내 15층에서 야간에 빈집에 불이 났던 일이 있었다. 불길이 위층 세대로 오르기 시작해 자칫 상당히 위험한 상황으로 이어질 수도 있었는데, 다행히 더 큰 화재로 번지기 전에 세 분의 소방관께서 진입해 소화에 성공해냈다. 많은 사람들이 지상으로 대피해 하염없이 위의 불길만 바라보고 있을 때, 내부에선 매연과 열기를 빼내고 이동로를 확보하기 위해 창문과 격벽을 모두 부수는 소리가 들렸으며 후에 그들 모두가 거구의 체격으로 육중한 장비를 걸쳐 메고 검게 그을린 채 화재 현장에서 걸어 나오던 모습이 그렇게나 뭉클하고 감동적일 수가 없었던 기억이 있다. 모두가 탈출하려고 하는 위험한 곳에 스스로 자진해서 들어가 헌신함을 당연으로 여기는 고귀한 정신을 존경하며 소방관분들께 헌정하는 마음으로 10점 드린다", "우리가 막연하게 알고 있었던 소방관들의 희생과 헌신을 분명하게 알게 되어서 좋은 영화였다. 악조건 속에서도 묵묵히 자신의 일에 최선을 다하는 모습" 등과 같은 후기를 남기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