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스타워즈'의 슈퍼 빌런 '다스 베이더' 목소리와 '디스 이즈 CNN'으로 유명한 미국 배우 제임스 얼 존스가 93세를 일기로 세상을 떠났다고 영국 BBC가 9일(현지시간) 전했다.
에이전트 베리 맥퍼슨에 따르면 고인은 유족이 지켜보는 가운데 이날 아침 운명했다고 말했다. 그는 '꿈의 구장', '커밍 투 아메리카', '코난' 등 수십 편의 영화에 주연급으로 출연했다. 물론 가장 유명한 배역은 마치 악의 표상처럼 음산하게 들리는 다스 베이더 목소리 연기였다. 다스 베이더의 아들 루크 스카이워커 역할을 연기한 마크 해밀은 부음을 공유하며 "RIP(평안한 안식을) 아빠"라면서 심장 이모티콘을 붙였다.
고인은 또 디즈니 영화 '라이언 킹'의 무파사 목소리 연기로도 유명하다.
그는 세 차례 토니상, 두 번의 에미상, 한 차례 그래미상, 2011년 오스카 평생공로상을 수상했다. 1971년 아카데미상 남우주연상 후보로 지명됐는데 시드니 포이티어에 이어 두 번째 흑인 배우였다.
미국 배우 콜먼 도밍고는 소셜미디어에 "존경하는 제임스 얼 존스에 모든 것을 감사한다. 우리 재능의 장인. 우리는 당신 어깨에 의지했다. 이제 쉬어라. 당신은 최선의 것을 우리에게 전했다"고 안타까워했다.
'꿈의 구장'에서 고인과 함께 주연했던 케빈 코스트너는 “그 울리는 목소리. 그 조용한 힘. 그가 사방에 뿌려댄 친절함 등 그의 레거시를 놓고 많은 것들을 얘기할 수 있다. 해서 난 '꿈의 구장'을 포함해 일부가 된 것에 얼마나 감사한지 말할 것"이라고 말했다. 오스카를 수상한 여배우 옥타비아 스펜서는 고인의 “목소리와 재능은 항상 기억될 것"이라면서 "전설이 영원히 시네마에 미친 상징적인 역할과 임팩트가 아직 시작도 하지 않았다”고 안타까워했다.
'라이언 킹'을 공동 연출한 롭 민코프의 아내 크리스털 민코프는 인스타그램에 무파사 상을 들고 있는 고인의 사진을 올리며 “Rest in Power(파워 안에 안식을), 존스씨. 당신은 무파사 역할을 수락함으로써 젊은 애니메이터의 꿈을 실현해줬다. 롭을 위해 당신이 해낸 모든 일에 감사하다. 당신에 대한 기억은 영원할 것"이라고 추모했다.
1931년 1월 미시시피주에서 태어난 존스는 말더듬이 때문에 어린 시절 거의 말을 하지 못했다고 털어놓았다. 그는 말 더듬는 버릇에 대처하느라 유명한 목소리가 개발됐다고 설명했다.
존스는 1977년 개봉된 '스타워즈' 원편부터 '제국의 역습'과 '제다이의 귀환' 등에 다스 베이더 목소리를 연기했다. 그는 나중에 스타 워즈 앤솔리지 시리즈의 첫 편 '로그 원'과 속편 3부작의 3편 '스타워즈, 라이즈 오브 스카이워커'에도 같은 연기를 했는데 2010년대 후반에 공개됐다.
먼저 세상을 떠난 데이비드 프로즈를 비롯한 배우가 항상 다스 베이더 코스튬을 입고 유명한 악당의 움직임을 연기하고, 존스는 깊고 금세 들으면 알아볼 수 있는 목소리를 연기했다. 존스는 이전 인터뷰를 통해 "전체 신화, 전체 컬트의 한 부분이 되는 것이 좋다"면서 팬들이 저유명한 대사 'I am your father'(내가 니 애비다)를 들려달라고 요청하면 기분이 좋다고 들려줬다.
존스는 다스 베이더 연기로 돈을 많이 번 것은 아니었다고 말했다. 첫 편 연기로 받은 돈은 9000 달러 밖에 되지 않았다. 그는 일종의 특수효과로 여겼다고 했다. 본인이 주장해 크레딧에 이름을 올리지도 않았다. 그런데 영화가 모든 박스오피스 기록들을 경신하자 다시 생각해보라는 설득에 넘어갔다고 했다.
존스는 텔레비전 드라마 알렉스 헤일리의 '뿌리'(Roots: The Next Generation) 연기로도 유명했고 미국 드라마 '가브리엘의 불' 주연으로 두 에미상 가운데 하나를 수상했다.
그의 음산한 목소리 톤은 '심슨 가족'에도 이용됐고 '서세미 스트리트'의 초기 작품들에도 등장했다. 존스는 또 연극 '오델로'와 '리어 왕'을 비롯한 셰익스피어의 상징적인 캐릭터들로 무대에 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