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오라기라도 붙잡고 싶은 심정일게다.
LG가 점점 깊은 수렁으로 빠지고 있다.
특히 최근에는 대량 실점을 하고 패하는 경우가 늘어나면서 마운드의 붕괴가 심각한 지경에 이르고 있다.
팀 방어율은 무려 7.24다.
5일 잠실 두산전서는 타선에서 12안타를 뽑아내면서도 5대16,11점차로 대패했다.
한번 흔들리면 걷잡을 수 없이 허물어지는게 요즘의 LG 마운드다.
이대로라면 현대 삼성 등 벅찬 카드가 줄서있는 5월, 반격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연패를 끊을 수 있는 투수
최근 감각이 살아나고 있는 해리거 이외에는 아무도 없다.
해리거 이외에 붙박이 선발은 없다고 봐도 좋다.
새용병 발데스는 2군에서 복귀한 5일 잠실 두산전에서 선발로 뛰었지만 5⅓이닝 8안타 10실점으로 난타를 당했다.
8승(5일현재)중 선발승은 네차례뿐.
공교롭게도 토종 선발은 단 1승도 챙기지 못했다.
선발 로테이션의 와해를 보여주는 단적인 예다.
그동안 선발로 뛴 선수만도 9명이다.
▲마무리없는 마운드?
'소방수'가 없다.
LG로서는 4년째 겪는 일이지만 올해는 선발, 중간의 도미노 침체로 인해 그 구멍이 더욱 커 보인다.
투수진의 대혼란이 마무리 투수의 부재에서 기인한지도 모른다.
이동현 장문석 김민기가 차례로 붙박이 마무리 후보로 테스트를 받았지만 아무도 성공을 거두지 못했다.
오히려 이들의 잦은 보직 변경이 마운드의 혼란을 부채질했다.
▲자신감 상실
최근 주전급중 한 선수가 이런 얘기를 했다.
"요즘은 도무지 스트라이크존이 보이지 않는다. 얻어맞을 것 같은 생각이 먼저든다."
지독한 패배의식이 독버섯처럼 무섭게 번지고 있다.
그래서 지더라도 가능성있는 경기를 해야 하는게 중요하다.
"내가 잘해야 팀이 산다"는 지나친 부담감도 정상 피칭을 가로막고 있다.
이럴때일수록 마음을 비워야 하지만 현실적으로는 힘든 문제다.
▲야수들의 실책
보이지 않게 투수들의 힘을 빼놓은 큰 요인중의 하나다.
팀 실책이 24개.
8개 구단중 현대와 공동 5위다.
올시즌 유난히 내-외야의 수비 불안이 많이 노출돼 살얼음판을 걷는 투수들의 마음을 흔들어 놓고 있다.
조금씩 나아지고 있지만 여전히 골칫거리다.
패인은 항상 모든게 맞물려 돌아가는 법이다.
〈 양정석 기자 js2'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