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달전 내 회갑날 사돈이 난화분 하나를 선물하셨다.
나는 꽃을 싫어하지 않지만 난에 대해서는 잘 모른다.
내 친구중에 난을 무척 좋아하는 의사 친구가 있는데
집안이 왼통 난 화분으로 꽉 차여 있다.
내가 보기에는 베란다는 아예 난을 키우기 위하여 시설을
완벽(?)하게 해 둔것 같다.
그는 난이 꽃을 피울때 그 냄새를 느껴보라고 한다.
그러나 나는 그 냄새를 맡을수가 없는 환자다.
난 알레르기성 비염을 수시로 앓기 때문에 아마 코가 막혀 버린것 같다.
이 아레르기는 온도차이를 많이 느끼는 순간 비염이 발생하고,
재체기를 연신 해 대는것이 남이 민망할정도로 심한편이다.
사시장철 그러하니 항히스타민제제 약은 항시 갖고 다닌다.
또 내 아들넘이 이비인후과 의사일 정도로 만반의 준비(?)를 해두었다.
여름이면 선풍기,에어콘을 피해서 다닌다.
남들이 흉볼때면 나는 이렇게 말한다.
"워낙 어릴때 귀하게 커서 여름에 유모 손부채질에 잠들었고,
삼배 요이부자리에 커 왔기 때문이야.ㅎㅎㅎ"
몇일전 부터 사돈이 선물한 난이 꽃을 피우기 시작하더니 오늘은
두번째 꽃줄기가 좀더 많은 꽃을 피우기 시작한다.
그제서야 나도 좀은 유식해 볼가하고 연신 코를 대고 향을 맡아볼려고
킁킁대며 난 주위에 코시위를 해도 아무런 난향을 맡을수가 없다.
그래서 포기를 해 버렸다.
사돈에게 미안한 마음이 든다.
아니면 이 난은 난향이 없는 난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