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송 송소고택에서의 하룻밤 청송의 한 고택에서 하룻밤을 지내고 왔다.파천면 덕천리 심 씨 본향의 송소고택이다.오랜만에 간 청송이라 여기저기를 둘러보다가해 질 무렵에야 송소고택을 찾아갔다.
한옥 고택은 불편하다는 선입견 때문에
숙박시설이라기보다는 둘러보는 여행지에 가까웠다.
그래서 이전에도 한 번 다녀왔지만
그때는 한낮에 고택을 그냥 관람만했고,이번에는 홈스테이가 목적이었다.옛 선인들의 체취가 밴 방에서
하룻밤을 지내며 다급하게 밀려다니는 삶에서잠시라도 벗어나 보고 싶은 이들이 찾는다.
솟을 대문에 걸려 있는 현판 ‘송소고장(松韶古莊)’근세 전서를 잘 쓴 위창 오세창(吳世昌1864-1953)의 글씨다.
종일 비가 내리다 말다가 했는데온돌방에 들어가니 추울까 봐 불을 넉넉하게 지펴서방바닥이 따스하다 못해 뜨거웠다. 조용히 쉬러왔으니, TV를 볼 일도 없어일찍 자리를 펴고 누웠다.사방이 조용한데 처마에서 낙숫물 떨어지는 소리가 뚝뚝 들려왔다.
아~ 이 소리....얼마만인가!새벽에는 닭 우는 소리에
뒷산에서 비둘기가 화답하며 일어나라고 했다. 아직 날이 밝기 전인데, 마당에 나가니초로의 부인이 맨발로 걷고 있었다.서울에서 체험하기 어려운 일이라고.
송소고택은 2007년 국가민속문화재로 지정되었다.조선 영조 때 만석의 재산을 가졌던청송 심씨 7대손 송소(松韶) 심호택(沈琥澤)이1880년경 파천면 지경리(호박골)에서조상의 본거지인 덕천리로 이거 하면서 건축한 가옥이다.
1880년경에 건립된 고택으로 약 2,500평 넓이에7동 99칸 집이다. 조선시대 궁궐을 제외한
사가(私家)가 지을 수 있는 최대 규모다.
충북 보은의 선병국가옥, 강원 강릉 선교장과 더불어
전국 3대 ‘99칸 고택’으로 꼽힌다.
송소고택은
한때 의친왕, 조병옥 박사, 이범석 장군 등이름난 역사 속 인물들이 머물렀던 곳이기도 하다.그러하다 보니 지금도 가만히 살펴보면담벼락마다 조선과 구한말의 시간이덕지덕지 고스란히 묻어있는 듯하다.
덕천마을에는 송정고택 등 고택이 몇 집 더 있는데 송소고택은 마을 한 가운데 있고 주택도 가장 큰데 주차시설도 잘 되어 있어민박하는 이들의 차로 주차장이 가득했다.
여러 채의 방마다 환하게 불이 켜져 있었다.
송소고택 바로 앞 한식을 전문으로 하는 식당
‘심부자밥상’에서 아침식사가 가능하다.
마을이 심씨 집성촌인 만큼
예전 심부자의 밥상을 재현한다.
바로 옆 한옥카페 ‘백일홍’도 가볼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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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이동활의 음악정원 ♣ 원문보기 글쓴이: 아굴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