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 낭송시
<와디의 기억>
시 낭송 영상: 김세영
https://youtu.be/BDLcmyd-sUA?si=E3hQ6fU7K_C8dEb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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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디(Wadi)의 기억
김세영
푸른 기억들이 넘쳐흐르던 강이었지
은하수의 별들이 강물로 녹아들었지
이제는 낯설게도 보이는
모래산 골짜기 사이로
마른 핏줄 덩굴이 기어가고 있다
모천의 체취를 못 잊어서
강을 거슬러 왔다가 죽은
해마海馬들의 체액과
마른 이끼가 바닥을 덮고 있다
이끼의 흔적을 맡으며
와디(Wadi)를 걸어가 본다
모래톱 위의 깨어진 기억들
사금파리처럼 가슴을 찌른다
은하로 흘러가 버린
그녀가 주고간 모래 시간들
일 초당 기억 한 알씩
목줄로 흘러내렸다
황격막 위에서 쌓이고 쌓여
허파꽈리 탑이 되었다
수억의 기억들이 들어와 사는
흰개미 탑이다
그녀 가슴팍의 마른 실핏줄이
와디의 모래탑을 기어오르며
개미핥기처럼 기억을 더듬는다
보름달 뜨면 폐포 속으로
만조로 가득 차오르는
그녀의 환생 기파
들숨과 날숨으로 가슴 부푼다
귀에 익은 강물 소리 속으로
폐엽에 박힌 파편들을 침례浸禮하며
환생하는 해마처럼
기억 속의 태아처럼 유영해 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