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8월 일본 도쿄 전력이 후쿠시마 원전 오염 처리수 해양 방류를 결정하자 울산지역 환경단체, 야권, 노동단체가 결사반대에 나섰다. 방류된 처리수가 400일 후 울산해역에 닿으면 해양생태계가 심각한 폐해에 직면할 뿐만 아니라 어민들이 생계에 큰 타격을 입고 울산시민들이 방사능에 오염된 해수산물을 먹을 수 있다고 했다. 당시 이들은 콕 짚어 괴담을 늘어놓진 않았다. 하지만 1인시위에다 거리에서 촛불집회를 벌이는 것만으로도 시민들에게 괴담에 버금가는 공포감을 불어넣었던 게 사실이다.
당시 지역 시민단체는 "오염수가 해양에 방류되면 세슘137이 220일 만에 제주도, 400일 만에 동해에 도달한다"고 주장했다. 그들의 주장대로 라면 오염수가 방류된 지 1년이 다 돼가는 지금쯤 울산 앞 바다에서 거둬들이는 수산물에 뭔가 이상이 발견돼야 한다. 하지만 정부가 지난 1년간 한일 수산물, 천일염, 바닷물을 대상으로 총 4만4천회에 걸쳐 방사능 검사를 실시했지만 방사능 기준치에 접근하는 결과는 단 한 건도 없었다. 특히 한일 수산물에 대해 총 3만7천703회 검사를 진행했지만 99.8%는 방사능 농도가 워낙 낮아 검출 장비에서 아예 측정조차 되지 않았다고 한다.
미국산 소 먹으면 `뇌 송송 구멍 탁` 같은 직설적인 표현만 괴담이 아니다. 과학적 근거 없이 "방사성 오염수 물질이 해류를 따라 전 세계 바다를 떠돌며 해양생태계를 오염시킬 것"이라고 주장하는 것도 괴담 범주에 속한다. 이 말을 들은 사람들이 울산 앞바다 수산물을 먹으면 방사능에 오염될 것으로 상상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지난 1년간 수산물을 먹어도 멀쩡했다. 이제 이런 엉터리 주장을 되풀이했던 사람들이 뭔가 변명이라도 늘어놔야 할 차례다.
지난해 이맘때 울산지역 시민사회단체, 환경단체, 야당 정치권, 노동단체들은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해상 방류에 대해 `결사반대`를 외쳤다. 밤에 촛불을 들고 길거리에서 집단 항의 집회도 가졌다. 당시 그들의 이런 행동은 시민 일부가 그들의 주장에 동조하는 정도에까지 이르게 했다. 이들 중 일부는 지금도 또 다른 문제로 연일 기자회견을 열고 외곬 수 주장을 펼치는 중이다. 하지만 이런 주장들이 설득력을 얻기 위해선 먼저 현재 나타난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결과에 대해 입장을 표명해야 한다. 수산물 안정성 검사와 각종 수산물 소비 촉진행사에 지난 3년간 국민 혈세 1조5천억원이 투입됐다고 하지 않는가. 아니면 말고 식으로 어물쩍 넘어갈 일이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