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훈아 하면 죽고 못사는 선배가 있다. 어제 지인 딸의 결혼식이 있어 참석했는데 거기서 그 형을 만났다.
피로연에서도 그는 연신 나훈아 이야기였고 얼마전 나훈아 콘서트에 다녀왔다고 자랑을 했다.
그 선배는 작년 가을부터 나훈아 콘서트 이야기를 입에 달고 다녔다.
당신 칠순 기념으로 아들이 나훈아 콘서트 티켓을 끊어줬다면서 감격스런 표정을 지었다.
나훈아 콘서트는 예매 창이 열리면 바로 매진이 되기 때문에 티켓 예약이 쉽지 않은 걸로 유명하다.
공연장 제일 싼 좌석도 12만 원이 넘는데도 그렇다.
그 선배는 3주 전인 작년 마지막 날에 나훈아 공연을 본 후에 기념 사진을 지인들에게 카톡으로 보냈다.
나훈아 콘서트가 공연장 내부는 물론 무대까지 일체 촬영을 불허하기에 로비에서 부부가 찍은 사진이었다.
하긴 오매불망 평생 나훈아를 사랑했는데 직접 가서 볼 수 있었으니 얼마나 설레고 기뻤겠는가.
나훈아는 공연을 자주 하지도 않지만 레퍼토리를 철저하게 비밀에 붙이기로도 유명하다.
이런 희소성 때문에 그의 콘서트는 대형 무대임에도 표가 금방 완판이 된다.
나훈아의 이런 프로 근성은 어디에서 나올까.
예전에 어느 책에서 나훈아에 관한 글을 읽었는데 그의 자존감을 알 수 있었다.
지금은 모르겠으나 삼성 이건희 회장이 살아 있을 때 삼성 일가의 파티에는 연예인, 클래식 연주자, 패션 모델들이 초청됐다.
가수의 경우 사람마다 차이가 있지만 보통 2~3곡을 부르고 3천만 원쯤 받아가는데 삼성 일가 파티 초청을 거절하는 연예인은 거의 없다고 한다.
그러나 예외가 한 사람 있으니 바로 가수 나훈아다.
삼성 쪽에서 아무리 거액의 초청료를 주겠다고 해도 나훈아를 불러 노래를 부르게 할 수는 없었다는데 나훈아는 이런 입장이었다고 한다.
"나는 대중 예술가다. 따라서 내 공연을 보기 위해 표를 산 대중 앞에서만 공연하겠다. 내 노래를 듣고 싶으면, 공연장에서 표를 끊어라."
돈으로도 사지 못하는 한 가수의 자존심과 긍지가 묻어나는 대목이다.
어쩌면 삼성에서 초청받는 것 자체를 영광으로 생각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삼성가에서 아무나 부르지는 않을 터, 삼성에서 초청하는 예술가는 기본 레벨은 갖추고 있지 않겠는가.
부정한 돈도 아니고 노동의 댓가인데 삼성이면 어떻고 갈비집 사장의 칠순 잔치면 어떠리.
두세 곡 부르는데 길어야 20분, 노래만 부르고 나오기 쬐끔 미안하면 형식적인 인사말 몇 마디 보태도 30분이면 뒤집어 쓴다.
그 댓가로 3천만 원이라는데 뉘가 마다하랴. 삼성이 주는 돈에는 똥이라도 묻었다더냐.
이렇게 둥글둥글 너그럽게 생각을 해도 나훈아의 인생관은 참으로 신선하고 감동이다.
나는 어릴 때부터 나훈아 노래를 들으며 자랐다.
명절이면 마을회관 공터에서 콩클대회가 열렸는데 그때 부른 노래가 대부분 뽕짝이었다.
대전으로, 서울로, 부산으로 돈 벌러 갔던 동네 형, 누나들이 명절을 쇠기 위해 내려와서 배호, 이미자, 나훈아 등의 노래를 불렀다.
그들 덕분에 내가 사춘기 접어 들어 팝송을 흥얼거리기 전까지는 뽕짝 선율이 가슴에 박혀 있었다.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나는 한국 가요사에서 배호, 나훈아, 조용필을 3대 가왕으로 꼽는다.
이미자가 들어갈 여자 가수는 빼고 남자 가수만을 한정해서다.
나훈아를 좋아하는 선배는 노래방을 가면 유독 <물레방아 도는데>를 즐겨 불렀다.
이 노래를 아주 맛깔스럽게 부르는 무명 가수가 있어서 올린다.
전생이 한국인이였을까. 한국인보다 더 한국적인 정서와 음색을 갖고 있어서 신기하다.
나훈아의 노래에서 옛 추억을 소환하는 일요일 아침이다.
첫댓글 나훈아 ㅡ
예전에는 외모에서 풍기는 느끼함 때문에...살짝 비호감 이었지만....
세월이 갈수록 나훈아님 노래를 들으면...
고개도 끄덕 가슴이 뭉클해 지더군요.
아마도~ 노래속에서 가수의 진면목이 묻어나오기 때문이 아닌가? 싶습니다
실제 콘서트는 가지 못했지만~
녹화로 본 영상 만으로도...
감동 그 자체이더군요
뽕짝을 잘 불렀던 제 누이는 지금도 나훈아보다는 남진이 좋다고 하더군요.
누군들 파란만장한 삶이 아니오리마는 나훈아만큼 곡절 많은 삶을 산 사람도 드물 겁니다.
그의 삶과 노래에 서사가 들어 있는 이유이기도 하겠지요.
나훈아 무대를 보면 마치 작두 타는 무당을 보는 것처럼 소름이 돋을 때도 있더이다.ㅎ
가수에게 찐팬으로 모든 공연 따라다니고 대단한 열성팬들 있어요 나이가 들어도 그렇게 한다는거 보통사람들이 아니지요
나훈아 노래를 좋아는 하지만 그런 열정은 못가져봐서 그런사람들이 있어야 성황되지 나같은 사람들 있으면 공연 망할거에요 ㅎㅎ
노래도 취향이란 게 있어서 사람마다 좋아하는 가수도 다양하데요.
저도 예전에 김광석, 이은미 콘서트에 가본 적은 있으나 지금은 다 시들해졌습니다.
그저 듣는 것으로 만족하고 갈수록 조용한 노래에 더 공감이 가기도 하네요.
요즘 제 아내는 정동원이 그리 좋다고,,ㅎ
나훈아
경주 호텔 나이트에서
몇번 공연 보려 갔지요
그땐 예매가 없었어요
연예 기획사 지인 덕분에
짝꿍이 넘 좋아해서
꼭 지방에 오면
울부부는 공연 보려갔다
돈이 안 아까운 가수다.
예전에 가수들은 방송 출연보다 밤무대 공연이 주요 수입원이기도 했다지요.
주안역 부근 나이트클럽에서 삐끼를 했던 지인이 있어서 조금 안답니다.ㅎ
나훈아가 돈이 아깝지 않은 가수라는 공주님 말에 동의합니다.
얼마전 콘서트를 봤던 선배도 똑같은 말을 입이 마르게 하데요.
자신의 가치를 스스로 높이려는 자존감이 더더욱 팬들로 부터 열광하고 희소가치를 높여가는 당대의 거물 나훈아
멋진 사나이 인정합니다
노래를 향한 철저한 자기 관리가 팬들을 열광하게 만드는 나훈아의 매력일 겁니다.
행여 제게 한 사람을 골라 영화를 만드라고 한다면 나훈아를 꼽겠습니다.
좀처럼 나오기 힘든 불세출의 스타임은 분명하지요.
방가방가,
그간 침묵만 지키더니만,
청솔 형님 톡수방에서 오랜만에 뵙습니다.
늘 한결같은 선배님의 부지런함을 응원합니다.
건강하시기 바랍니다.
예전에는 남진 나훈아를 비교급으로 생각했었는데
지금은 역시 나훈아 최고입니다
작사,작곡, 노래까지~
콘서트를 본적은 없지만 음악성 프로정신 높이삽니다
마리아~
발음, 트롯의 느낌
한국온지 몇년 되지도 않는데 어찌 저리 잘할까요?
진심 응원하는 한사람입니다
라이카대장을 알게해준 현덕님 글 보고싶어요
정아님 오랜만이네요.
예전에 제 누이와 옆집 누나가 각자 좋아하는 남진 나훈아를 두고 입씨름을 하던 기억이 나네요.
남진 좋아하는 제 누이와 달리 저는 나훈아 쪽으로 기웁니다.
마리아 좋아하시는 것이 정아님과 제가 꼭 닮았습니다.
화면 안 보고 목소리만 들으면 한국인처럼 보이지요.
라이카 대장을 기억하시니 대단한 정아님이십니다.
귀한 댓글 반갑네요. 종종 뵐 수 있을 겁니다.ㅎ
나훈아 !
감히 이 나라를 이끌어가는 경제대통렴이며 이나라를 세계에 널리 빛내는 세계 경제계의 거목이며 나라를 이끌어가는 어른에게 겸손하게 허리굽이고 영광입니다하고 노래 두어곡 부르고 인사하고나와야지 딴따라 주제에 인기좀 있다가 오만방자하게 고개를 들고 거절하다니,
딴따라는 그래서
딴따라,. 광대취급이상은 대접해줄수가 없어요,
오만 방자한 딴따라 광대,
ㅎ 호반청솔 선배님 고정하세요.
나훈아는 삼성이 싫어서 거절한 게 아니라 자신의 공연 철학을 말하는 것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자기는 무대에서 노래하는 대중 가수니 공연장 와서 들었으면 한다는 나훈아의 태도가 틀렸다고 보지 않습니다.
인생이 연극이라 했듯이 저도 광대라고 여기며 삽니다.
누구나 호구책 무대에서 갖고 있는 재주를 부려서 먹고 살지요.
저처럼 재주 미천한 사람은 몸으로 때워 먹고 살지만 나훈아는 노래를 불러 먹고 살구요.
저는 혼자를 위한 광대지만 나훈아는 노래 부르는 광대라 많은 사람에게 위안을 줍니다.
청솔 선배님 편안한 밤 되시길요.
@유현덕 자신의 철학이라고도 할수있지만 돈애 억메이지않고 부를 쌓았으니까 그런 마음도 나왔지않나 생각도해봅니다,
내 생각을 피력한것뿐이고 그러나 겸손과 겸양한 마음씨가
있었더라......
상대를 보아가면서,
돈이 아니고 상대의 인물,국가의 공헌도,
부산 사나히
나훈아
남자답습니다
동양의 엘리자벳 김지미가
혹 한 남자죠
늘 다소곳하고 반듯한 모범생 같은 리야님 다녀가셨네요.
부산 사나이 나훈아의 매력에 김지미가 나이도 잊어버리고 사랑에 빠졌다지요.
유명인이라는 이유로 황당무계한 루머에 시달리기도 했습니다.
어쩌면 나훈아도 심지가 굳건하지 못했다면 이선균처럼 죽었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할 때가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