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영화 역사상 가장 완벽한 라인업을 꼽으라면 단연 이 작품이다.
2012년 여름, 극장가를 통째로 집어삼키며 천만 신화를 썼던 영화 도둑들이 여전히 깨지지 않는 대기록으로 회자되고 있다.
마카오 카지노에 숨겨진 680억 원짜리 다이아몬드를 훔치기 위해 모인 한·중 연합 전문가 10인의 숨 막히는 배신과 작전을 그린 이 영화는, 개봉한 지 10년이 훌쩍 지난 지금까지도 한국 영화 흥행 역사상 넘기 힘든 거대한 벽으로 군림하고 있다.
당시 한국 영화로서는 파격적이었던 순수 제작비 140억 원이 투입된 도둑들은 개봉하자마자 극장가 생태계를 파괴했다.
최종 누적 관객 수 1,298만 명이라는 경이로운 스코어를 기록했으며, 수많은 대작이 쏟아져 나온 2026년 현재 기준으로도 전체 박스오피스 역대 관객 수 10위(한국 영화 매출액 역대 12위)라는 자리를 굳건히 지키고 있다.
충무로에 케이퍼 무비(도둑들이 모여 무언가를 훔치는 장르)의 전성기를 활짝 연 기념비적인 작품이다.
이 영화의 가장 큰 무기는 다시는 한자리에 모으기 불가능한 역대급 캐스팅이다.
서울의 한 미술관을 터는 것으로 포문을 연 한국 팀은 삐딱한 야심가 뽀빠이(이정재), 전설의 금고털이 팹시(김혜수), 줄타기 전문 예니콜(전지현), 은퇴를 앞둔 연기파 씹던껌(김해숙), 그리고 순정파 와이어 기술자 잠파노(김수현)로 구성됐다.
특히 당시 라이징 스타였던 김수현과 로맨틱 코미디의 여왕으로 부활한 전지현의 투샷은 지금 봐도 소름 돋을 만큼 신선하고 강렬한 케미를 자랑한다.
이들이 홍콩으로 넘어가 리더 첸(임달화)이 이끄는 중국 팀과 손을 잡으면서 판은 겉잡을 수 없이 커진다.
한 자리에 모인 10명의 전문가는 오직 마카오 카지노에 숨겨진 희대의 다이아몬드 태양의 눈물을 훔치겠다는 일념 하나로 뭉친다.
하지만 애초에 의리 따윈 없는 도둑들의 조합이었기에, 팀워크보다는 저마다 머릿속으로 자기 몫의 현찰을 먼저 계산하며 움직인다.
우리가 언제부터 동료였다고라는 냉철한 대사처럼, 서로 속고 속이는 심리전이 극의 팽팽한 긴장감을 유지한다.
작전의 총설계자인 마카오 박(김윤석)은 과거 동료들을 배신하고 돈을 갖고 튀었던 전적이 있는 의문의 인물이다.
그의 숨은 의도를 의심하는 뽀빠이와 과거의 상처를 간직한 팹시 사이의 묘한 기류 속에, 도둑들이 마주해야 할 진짜 적은 카지노의 철통 보안망이 아니었다.
배후에서 무자비한 권력을 휘두르는 거물 범죄자 웨이홍(기국서)이 등판하면서 판은 아수라장이 된다.
영화 후반부 부산의 한 아파트 외벽에서 펼쳐지는 마카오 박의 처절한 밧줄 와이어 액션과 도심 총격전은 할리우드 대작 부럽지 않은 긴장감을 선사한다.
결국 작전이 끝난 후 10인 도둑들의 운명은 비극적으로 갈린다.
누군가는 사랑하는 동료를 탈출시키기 위해 스스로 경찰에 체포되는 순정을 보여주고, 누군가는 끝까지 현찰을 챙겨 배신을 때리며 뿔뿔이 흩어진다.
홍콩과 한국을 오가는 지독한 추격전 끝에 다이아몬드는 의외의 인물 손에 들어가고, 마카오 박이 새로운 목적지를 향해 또다시 몸을 던지는 열린 결말로 영화는 막을 내린다.
충무로 멀티캐스팅 영화의 교과서가 된 이 작품의 짜릿한 카타르시스는 오직 공식 스트리밍 채널을 통해 날것 그대로 확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