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방역 보건마스크!? 부족에 웃기는 몸살을
효과적인 대용품은 없을까?
2020년 3월 9일 현재 대한민국은 코로나19 창궐로 방역(防疫)비상사태이고 가장 효과적 방역수단인 마스크 부족 대란(大亂)에 전 국민이 신음 중이다.
현실적으로 수요에 비해 절대적으로 부족한 공급을 어찌 해결할 것인고? 유효기간이 짧은 보건마스크를 재사용하는 것도 한계가 있어, 대용 수단으로 면마스크의 효용론도 나오지만, 길게 늘어선 마스크 구매행렬 만큼이나 국민들의 한숨도 길어지고 있다. 그런 상황에서, 원래 되먹지 못하더라도, 아이디어 내기를 좋아하는 나도, 여기에 애국적으로 고민하면서 한 가지 보건마스크 대용을 궁리해 보았다.
지난해 11월부터 올해 2월까지 입원했다 퇴원해 면역력이 아주 약한 상태의 아내, 오랜 알레르기 기관지천식이 지병인 나, 70대 전후인지라, 딸 아들의 성화가 있기 이전에, 부부는 아예 복잡군중 앞에 나가길 포기하고 있다. 먹거리 장볼 마트 왕래와 최소 운동-아파트 정원 산책 외엔 외부출입을 않고 있다. 천식에 쥐약인 미세먼지 방지용으로 코로나19 사태 이전부터 구해 두었던 보건 마스크가 10개 정도는 남아 있어 그걸 사용했지만 무척 아껴 쓴다. 부부 모두 마스크 1개를 2주일 이상 쓴다, 하루 1시간 정도 바깥출입이라 돌아오면 바로 베란다 바지랑대에 걸어 햇볕에 소독해온 그런 사용법이다. 그래도 이젠 동이 나는데, 그 긴 마스크구매 줄 서기는 엄두가 안나니, 스스로 자구책을 강구해 본다.
그러다 며칠 전부터 궁리하며 상상했던 대용품 제작에 들어가 보고, 오늘 밤에 실천해 보았다. 그건 여성들의 생리대 활용이다.
이미 사용했던 보건 마스크에 생리대를 부착하면 어떨까? 했다.
내 착상은 이랬다. 며칠이고 몇 번이고 사용하고 나서, 방역기능이 사라진 보건마스크를 세탁해 건조시킨 뒤, 그 안쪽에, 팬티에 끈끈이로 접착하도록 하는 여성 생리대를 마스크 크기로 잘라서 붙여본 것이다.
사내가 무슨 여성 생리대를 말하나 하겠지만, 큰 수술을 받은 중 환자들의 경우, 회복기간의 한 동안은 디펜드(기저귀)를 사용하게 되는데, 점차 나아지면서는 더 가볍고 손쉬운, 차는 기저귀가 아닌 입는 기저귀 오버나이트(팬티형 디펜드)를 하게 되고, 더 요령을 피우면 대형생리대를 대용하면 안성맞춤이란 기막힌 간병(看病)의 노하우를 터득하게 된다. 그래서 알게되고 친해진 것이 생리대의 유용성이다.
그를 바탕으로 아래 사진처럼 만들어 보았지만, 다 만들고 나서 생리대의 재질이 과연 방역기능이 있을까 하고, 인터넷 공부를 하고나서는, 헛고생을 하게 된 걸 알게 됐다.
약사법에 따르면 생리대는 의약 외품으로서 생리혈을 위생적으로 처리하는 섬유 지면류이고, 그 재질은 기본적으로 항균기능을 구비하지 못한다는 것이며, 아울러 미세먼지를 걸러내는 분진포집효율이 낮아, 오히려 숨쉬기를 가로막는 안면부흡기저항만 일으킨다는 것이다.
게다가 이런 궁리는 여러 사람이 이미 해보았고, 중국에선 실제 생리대를 마스크에 붙여 사용한 일도 많았으며, 생리대에 항균액을 흡수시킨 패치를 부착하는 항균생리대의 제작 가능성도 연구한 업체와 전문가들이 있었지만, 항균생리대란 적절치 않다는 유권해석도 나온 상태였던 것이다.
(http://onperiod.co.kr/221833847834)
이 모두 그만큼 코로나19 보건마스크의 절량(絶糧) 상태에서 애를 태운 이들이 많았음을 대변해준 현실이라 할 것이다. 그럼에도 나는 보건마스크를 그냥 세탁해 재사용하는 것보다, 내가 이번에 만든 대용제품을 앞으로 애용해보기로?^^ 결심한다. 무지(無知)에서 나온 허망한 착상이었지만, 애국심과 애민(愛民)의 성심(誠心)이 가상하다 하지 않겠는가? 해서 말이다.
이렇게 만드는 과정이 절박했던 것인데, 알고 나니 한 낱 해프닝으로 되고 말았지만, 이 또한 긍정적인 세상살이의 재미가 아니겠는가?
2주 정도 쓰고 세탁한 KF94 방역마스크 0003
20매 들이 수퍼롱생리대, 마트에서 1봉 11,000원에 구입했었지 0005
펼치면 마스크 크기는 2~3부분 정도로 나눌 수 있지 0006 07 08
뒷면은 끈끈이어서 쓰던 마스크에 부착하기도 좋아 0009
이렇게 붙이고 가장자리를 정리하면 0011
훌륭한? 재생 보건마스크 탄생? 0012
한 번 써보니, 호흡이 조금 원활하진 않은 것 같지만 먼지 차단은 괜찮을 것 같아, 과격한 운동을 하지 않는 것이라면, 쓸 만 한 것 같았어^^ 0020
2020년 3월9일 一鼓 김명수
첫댓글 좀 웃픈 얘기지만, 재미 있게 보았네. 다들 고생이 많네만, 이 또한 곧 지나 가겠지. 지난 주일에 한국 성당에 갔더니 미사 참례자가 평소의 1/4 정도였고, 악수도 하지 않기. 커피나 음식 나누지 말기 등이 참 삭막했네. 그 전 주일에 간 동네 미국 성당은 평상시와 전혀 다름이 없어서 비교가 되었다네. 우리가 미국인들에 비해 너무 유난을 떠는 게 아니가 하는 생각도 들었지만, 만사 조심 또 조심하는 게 좋겠지. 여기 동포 사회도 각종 모임을 자제하고, 장보기도 삼가하는 분위기라네.
애고! 한국사람들 어딜 가도 그 찰진 본성 지키기는 여전하구먼!! 고맙네! 이 또한 모두 지나가리라는 기다림, 인고의 아름다움 유지하기에 힘을 주어서! 내 아우들은 이 글을 보고, 그냥 에피소드일 뿐인데, 나도 아직 여분이 4개 있는데, 형님 사정이 짠하다며, 여분의 마스크를 보내주겠다고 난리들이군, 이 맛에 세상을 사는 것이기도 하겠지! 세월이 하수선하니 먼데 있는 친구의 건강 건강이 늘 소중한 바람일세, 조심 조심 유쾌 유쾌하시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