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6년 구월 6일, 구월 첫 주일입니다. '대머리 독수리'라는 제목으로 생각하게 하는 동화 한편을 올려드립니다.
하늘의 제왕하면 금방 떠오르는 새가 있지요. 독수리이지요. 독수리가 두 날개를 펼치면 이불을 펼친듯하죠? 두 눈은 얼마나 매서운지 작은 새들은 독수리 눈매에 오금을 저리고 만다니까요. 부리는 또 어떻고요. 스테인리스 처럼 단단합니다. 튕겨보면 '땡그랑'하고 소리가 날 것 같죠? 두 다리는 사자 다리처럼 우람합니다. 발톱은 놋으로 만든 것처럼 단단합니다. 발톱에 한번 찍혔다 하면 살아나기를 포기해야 한다니까요. 모든 새들은 이런 독수리를 무서워하면서도 부러워했답니다.
그런데 말이죠. 정작 독수리들 중에는 자기들이 불행하다고 생각하는 독수리들이 있었습니다. 이름하여 대머리 독수리였습니다. 왜 이름이 대머리 독수리인지 아시겠습니까? 공짜를 좋아하기 때문에 그렇게 부른다고요? 천부당만부당한 말이에요. 실제로 대머리이기 때문에 대머리 독수리라 부른답니다.
주변머리가 없는 대머리도 있고, 소갈머리가 없는 대머리도 있고, 여불때기 대머리도 있고, 뒷머리 대머리도 있고, 앞머리가 없는 고속도로형 대머리도 있답니다.
오늘 이야기는 대머리 독수리 중에서도 앞머리가 대머리인 고속도로형 대머리입니다.
나이가 들면 세월에 못 이기는 척 듬성듬성 머리카락이 좀 빠져주는 것도 세월에 대한 예의(?) 인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대머리 독수리들은 세월하고는 전혀 상관이 없지 뭡니까! 할아버지도 대머리, 아버지도 대머리, 손자도 대머리입니다.
그건 그렇다 치고 할머니도 대머리, 엄마도 대머리, 여동생도 대머리라니까요! 모두 모두 대머리입니다.
대머리 독수리들의 불만과 불평은 이만 저만한 게 아니었습니다. 대머리 독수리들은 특별히 하나님께 불평과 원망이 많았습니다. 자기들을 대머리로 창조하신 분이 하나님이시니까요. 대머리 독수리들이 하나님을 원망하고 불평할 때면 하나님은 꾹 참으시고 때가 되면 알리라..., 이 말씀 한마디만 늘 하셨지요.
어느 해였습니다. 그 해는 전혀 비가 오지 않았습니다. 비가 오지 않으니까 흉년이 들었습니다. 하늘의 제왕이라는 독수리들이지만 양식 구하기가 너무나 힘들었습니다.
독수리들은 자칫하다가는 모두 굶어죽을지도 모른다는 위기의식에 모두 함께 양식을 찾아다녔습니다. 그러다가 그들의 눈에 타조알이 사막 여기저기에 흩어져 있음을 보았습니다. 독수리들은 그것이라도 먹을 수 있을까 하여 타조알을 살펴보았습니다. 타조알은 축구공 절반쯤 될 정도로 아주 컸습니다. 타조알 하나면 하루 양식으로 배불리 먹을 수 있을 것 같았습니다.
그런대 타조알은 껍질이 얼마나 단단한지 이건 쇠구슬과도 같았습니다. 독수리들이 부리로 쪼아도 보고 발톱으로 할퀴어 봐도 이건 아예 흠집조차도 생기지 않는 것이었습니다. 그러자 성급한 몇몇 독수리들은 구멍을 내지 않고 아예 타조알을 바위 위에서 떨어뜨려 깨뜨려 먹으려 하였습니다. 그러나 바위에 떨어뜨려져 깨어진 타조알 속에서 흘러나온 흰자위, 노른자위가 바위 사이 사이에 쓰며들어가 버리거나 바위에 붙어 부리는 바람에 한 모금도 먹질 못했습니다.
그때 누군가가 돌을 부리로 물고는 그것으로 여러 번 여러 번 두드려보았더니 드디어 구멍이 생기는 것이었습니다. 그러자 다른 독수리들도 따라 했습니다.
독수리들은 돌로 쪼아 너도 나도 타조알에 구멍을 만들었습니다. 그들의 노력은 헛되지 않았습니다. 드디어 타조알에 구멍이 생기고 독수리들은 구멍 안으로 머리를 들이밀고는 맛있는 타조알의 흰자위와 노른자위를 먹어대기 시작했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잠시 후에 일어났습니다. 머리를 빼려니까 머리의 깃털이 걸려서 머리가 빠지질 않는 것입니다. 겨우겨우 머리를 빼내긴 했지만 그 아픔은 말로 할 수 없었습니다. 머리를 빼낸 후에는 또 어땠는지 아십니까? 독수리의 머리 깃털에 타조알의 노른자위와 흰자위가 서로 엉켜 말라붙어 버리는 것이었습니다. 그 꼴이 어땠겠습니까? 상상이 가지 않습니까?
타조알을 한번 먹어본 독수리들은 머리를 절레절레 흔들면서 "타조알 먹기보다는 굶어 죽는 게 더 편해"라고 말할 정도였습니다.
그러나 여기에 타조알을 잘도 먹는 독수리가 있었습니다. 어떤 독수리인지 아십니까? 대머리 독수리였습니다.
대머리 독수리는 머리에 원래 깃털이 없으므로 깨뜨린 타조알 구멍 사이로 머리를 넣는 것도, 그리고 배불리 먹은 뒤에 머리를 빼내는 것도 대머리 독수리에게는 아무 일도 아니었던 것입니다.
그리고 아주 재미있는 것은 대머리 독수리들은 대머리 부분만큼만 타조알에 머리를 넣으면 타조알을 시식하기에도 그 이상 안성맞춤일 수 없었습니다. 대머리 독수리들은 그제야 '때가 되면 너희가 알리라'하시던 하나님의 말씀을 기억했습니다.
지금까지도 타조알을 돌로 쪼아 구멍을 내어 먹을 수 있는 독수리는 대머리 독수리뿐이랍니다.
여러분! 혹시 대머리 독수리를 보시거든 '대머리'라고 놀리지 마시고 '때가 되면 너희가 알리라' 하셨던 하나님의 말씀을 여러분도 기억하시기를 바랍니다. 아멘 감사합니다.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