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수지에 핀 귀한 가시연꽃, 여기서 보세요
임실 오수면 대말방죽 가시연꽃 군락지 여행
이완우
▲임실 오수면 대말방죽(대촌제)과 생태숲. 이곳 저수지에 가시연꽃 자생 군락지가 있다. ⓒ 이완우관련사진보기
전북 임실 오수면 대말방죽(대촌제)은 생태숲이 조화를 이룬 저수지이다.
이곳에 환경부 지정 멸종위기 야생생물 II급 식물인 가시연꽃이 군락으로 자생한다.
지난 19일, 지인인 대말방죽 인근 용정마을 주민 전숙자씨가 "대말방죽에 가시연꽃 꽃봉오리가 수없이 올라오고,
꽃이 피기 시작했다"라는 연락과 함께 가시연꽃 개화 사진을 보내 왔다.
가시연꽃 소식을 듣다
전숙자씨에게 용정마을에서 17번 국도 아래 암거 통로를 지나 대말방죽까지 이어지는 1.2km의 왕복 길은 일상의 소중한 산책 코스다.
마을 주민들은 봄부터 가을까지 천연기념물인 가시연꽃 지킴이를 자처하며 가시연꽃의 생육 상태를 살펴보고 있다.
해마다 이곳 대말방죽의 가시연꽃 개화를 기다렸던 기자는
전숙자씨에게 '가시연꽃이 피면 꽃 소식을 바로 전해달라'는 당부를 가끔 전한 바 있다.
▲대말방죽 가시연꽃 개화 ⓒ 이상재관련사진보기
기자는 몇 년 만의 제철 꽃 소식을 듣고 곧바로 대말방죽으로 향하였다.
대말방죽의 상류 산책로에서 이상재·전숙자씨 부부를 만났다.
그들은 꽃을 구경하며 기다리고 있었다.
가시연꽃은 작은 꽃봉오리와 줄기에 뾰족한 가시가 촘촘하게 나 있다.
물 위로 올라온 꽃봉오리 끝부분에 선명한 보랏빛 꽃잎이 피어있었다.
물 위에 둥글게 떠 있는 원반형 너른 가시연잎 가까이에 작은 마름모꼴의 마름(물밤) 잎들이 보였다.
이상재씨 부부와 함께 17번 국도와 인접한 대말방죽 생태숲의 왕버들 고목 아래 나무 데크 산책로를 함께 걸었다.
▲가뭄으로 저수지 수위가 낮아진 대말방죽의 상부 퇴적층 ⓒ 이완우관련사진보기
▲대말방죽 가장자리 저수지 수위가 얕아진 곳에 드러난 둥근 가시연꽃 씨앗과 마름모꼴 마름의 씨앗 ⓒ 이완우관련사진보기
저수지로 물이 들어오는 곳에 모래와 진흙이 섞인 퇴적층이 드러나 있었다.
기자가 처음으로 보는 저수지 상부의 모습이었다.
수위가 낮아진 저수지 가장자리에 둥글고 단단해 보이는 검은색의 가시연꽃의 씨앗이 무수히 보였다.
마름모꼴 모양 끝에 뾰족한 돌기가 돋아난 마름 열매(씨앗)도 두 개가 눈에 띄었다.
저수지 제방 앞 나무데크 산책로에서 두 명의 사진작가가 가시연꽃이 핀 수면을 찾고 있었다.
이상재·전숙자 부부가 저수지 풍경을 바라보며 작가들에게 가시연꽃이 핀 곳을 안내했다.
장망원 렌즈가 달린 카메라가 저수지 안쪽을 향하고 셔터가 눌러졌다.
작가들은 가시연꽃의 생생한 개화 자태를 뷰파인더에 담았다.
사진작가들은 전주에서 활동하는 임기옥씨와 노동환씨였다.
이들은 남원 지역 지리산에서 야생화를 탐방 촬영하고, 전주로 돌아가는 길이라고 했다.
대말방죽 생태숲을 자주 찾아 아름다운 풍경을 사진에 담고 있으며, 가시연꽃 개화를 기다려서 이곳을 찾았다.
▲대말방북 가시연꽃을 사진에 담고 있는 사진작가 노동환씨와 임기옥씨 ⓒ 이완우관련사진보기
▲대말방죽 가시연꽃 개화 ⓒ 노동환 사진작가관련사진보기
▲대말방죽 가시연꽃 개화 ⓒ 노동환 사진작가관련사진보기
수생 식물인 가시연꽃은 서식지 수위가 너무 깊으면 일조량이 바닥까지 충분히 전달되지 못하고 생육이 억제된다.
가시연꽃은 환경이 불리할 때 씨앗 상태로 물속 바닥에서 수년, 길게는 수십 년 동안 휴면 상태를 유지한다.
수위가 적당하면 수온이 오르고 수중 바닥까지 빛(일조량)이 풍부하게 도달하게 된다.
이 환경은 가시연꽃의 휴면 종자가 발아하고 왕성하게 성장·개화하는 데 양호한 조건을 제공한다.
▲대말방죽 가시연꽃 개화 ⓒ 노동환 사진작가관련사진보기
저수지 가장자리 가까운 수면에 초록빛 갈대와 둥근 연잎 사이로 가시연꽃 봉오리들이 무수하게 고개를 내밀고 있었다.
가끔 날카로운 가시가 돋아난 초록빛 꽃봉오리 끝에서 선명한 보랏빛 고운 자태의 꽃잎이 얼굴을 살짝 폈다.
대말방죽의 가시연꽃 군락은 곧 이어질 꽃 사태의 예고편이었다.
▲대말방죽 가시연꽃 개화 ⓒ 노동환 사진작가관련사진보기
예년에는 농업용수가 가득 차 깊은 수심과 부족한 일조량으로 인해 가시연꽃이 제대로 개화하지 못했다.
올해는 가뭄으로 저수지 수위가 낮아지면서, 수면에 수없이 많은 가시연꽃 꽃봉오리가 올라왔다.
농업용 저수지는 본래 논밭에 물을 대는 인공 시설이지만,
이곳에서는 멸종위기종인 가시연꽃에 생명의 오아시스 같은 서식지 역할도 해왔다.
이곳 대말방죽은 영농 활동과 자연 생태계가 수자원을 지혜롭게 공유하며 공존해야 할 필요성을 환기하고 있었다.
대말방죽의 생태숲
▲대말방죽 가시연꽃 개화 ⓒ 노동환 사진작가관련사진보기
사진작가의 렌즈에 담긴 대말방죽 가시연꽃의 한여름 제철 개화 장면은 몇 년 만에 찾아온 아름다운 자연의 축제였다.
대말방죽의 생태숲에는 사계절 야생 조류가 저수지 수면에 찾아들고, 숲의 고목에 보금자리를 튼다.
저수지 제방에는 S자 형태로 굽은 노송 한 그루가 독야청청(獨也靑靑)한 기세로 서 있었다.
대말방죽(둘레 약 550m)은 전주 남원 간 17번 국도에 가까이 있으며, 대정교차로에서 진입로는 약 500m로 접근이 용이하다.
▲대말방죽 제방의 명품 소나무 풍경 ⓒ 노동환 사진작가관련사진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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