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없이 계속되는 창궁의 아래,인류에게 있어 최대의 건조물이 르네의 시야에 비치는 지상의 모습을 둘로 가르고 있다.그것은 2000년 이상의 과거로부터 건설과 증축이 되풀이된 문화유산,만리장성이다.
위성궤도상에 존재하는 GGG 오비트 베이스에서도 그 존재를 인식할 수 있다는 만리장성은 동으로는 산해관에서 시작하여,감숙성 북부 가욕관까지 총 길이가 6000km이상이라고 한다.현존하는 것은 그 절반 정도로 추정되고 있으나,어쨌든 간에 지상에서 그 전모를 파악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홍콩에서의 토바 미사오와의 사투로부터 2주 정도 후,르네는 중국 화북성의 내몽골 자치구 가까운 곳에 위치한 장성의 위에 있었다.
에릭이 신경써서 준비해 준 팜플렛은 배 안에 내팽개치고 와버렸다.그래서 장성의 존재의의도,현재 위치가 어떤 정치상황 하에 있는 장소인지도 알지 못한다.
(-별로 상관없어.관광하러 온 것도 아니고)
그레이트 플로어에서의 사건으로,르네와 에릭은 치안당국에 구속되어 버렸다.물론,르네는 실력으로 행동의 자유를 확보하려 했으나,결국은 에릭이 말하는 상식론을 받아들일 수밖에 없었다.
슈바르체 오이레를 태운 채로 출항해버렸다고 생각되는 그레이트 플로어의 추적과 감시는,중국 GGG가 인수받았기 때문이다.
결국,상하이에 입항한 그레이트 플로어를 항공로로 따라붙은 것은 4일전의 일이다.르네와 에릭은 중국 GGG에게도 요청을 받아들이는 형태로 오이레를 추적했다.바이오네트가 노리는 것이 중국의 초 테크놀로지의 총본산인 과학원 항공성제국인 것임에 의심의 여지가 없어졌기 때문이다.
그리고 지금,르네의 시선에는,관광객 틈에 섞여들어간 검은 옷의 체구가 작은 남자가 존재한다.
(바이오네트의 에이전트가,이런 데서 뭘 하고 있는 거야......)
본래라면,힘을 있는 대로 써서 당장에 붙잡아 버릴 터였다.그러나-
「오이레가 누군가와 접촉할지도 몰라,지금은 감시를 계속한다.」
에릭이 그렇게 주장했기 때문에,르네도 부실한 인내력을 풀 가동시키고 있었다.지금쯤,오이레를 포위하기 위해 장성 반대편에 있을 에릭은 임무를 수행함과 동시에,르네가 급하게 행동하지 않도록 열심히 기도하고 있을 것이다.
(나 참,그렇게 파트너를 신뢰할 수 없는 걸까)
에릭이 품고 있는 뿌리 깊은 불신감에 끊임없이 물과 비료를 주는 것이 누구인지,르네에게는 자각이 없다.그렇다고는 해도 그 에릭이 별도 행동을 취하고 있는 것은,르네에게 있어서는 마음이 가벼워지는 상황이었다.
(그때,에릭은 나를 보고 어떻게 생각했을까......)
르네는 토바 미사오의 피로 전신을 물들인 채,언제까지고 서 있던 자신의 모습을 몇번이고 꿈에서 보았다.거울에 비친 모습은 아니다.꿈 속에서는,어째서인지 자신의 처참한 모습을 보고 있는 것이다.객관적으로,에릭의 시점에서-
웃음을 떠올리고 있는 것처럼 생각된다.피에 취해 있는 듯이 보였다.그것은,현재의 자신의 기분이 반영된 모습일 것이다.결코,에릭이 실제로 본 모습은 아니다.
그러나,홍콩에서부터 이동해 오는 동안,그와의 대화는 모두 딱딱한 것이었다.이전과 마찬가지로,자신의 나쁜 짓들을 웃으면서 넘겨 주기는 하였다.그 웃음이 억지로 가져온 것은 아니었는가.자신의 시선으로부터 달아나듯이,고개를 숙이는 일이 많지는 않았는가.
(-나답지 않아.날 누가 어떻게 생각하던 간에 관계없잖아)
르네는 고개를 흔들며 쓸데없는 생각을 날려버리려 했다.지금은 바이오네트의 에이전트를 감시하고 있는 것이다.시시한 생각에 붙들려 해충을 도망치게 만들까 보냐.그렇게 생각하면서,다시금 슈바르체 오이레의 모습을 눈으로 쫓으려 했을 때다.
-대지가 흔들렸다!
만리장성이,격하게 진동하고 있다.
(지진......아냐,틀려! 이건!)
주위의 광광객들의 비명을 압도하듯이,땅속 깊은 곳에서부터 굉음이 울려온다.
그리고,장성의 곁에서 돌연 폭연이 발생했다.아니,폭발을 연상시키는 기세로 흙모래가 분출된 것이다.땅 속에서 거대한 물체가 출현하는 것과 함께!
「뭐야 저건!」
르네의 외침소리에,공포....라기보다도,외경심이 섞여들었다.
그것은,전장 수백m는 될 듯한 인간의 등뼈를 생각나게 하는 물체였다.하얗고 마디진 본체에서 작은 뼈 같은 촉수를 만들어내어 기분 나쁘게 꿈틀대고 있다.너무나도 이형적인 존재에,르네의 전신이 전율의 감각을 느낀다.
「그런가! 저건...원종!」
기계 31원종-그것은,지구방위조직 GGG가 항전하고 있는 지구외 지성체의 본체이다.후에 판명된 사실이나,원종은 각각 3중련 태양계의 지성체의 각 부위를 상징하는 존재로 되어 있다.GGG에 의해 ZX-05로 인정호칭된 눈앞의 원종은,르네가 보는 대로 척추원종이었다.
그러나,현존하는 원종은 전부가 1개월 쯤 전에 위성궤도상에서 있었던 교전으로 그 외각을 잃고 있었다.지구상에 흩어져버린 원종의 코어는,새롭게 자신의 보디를 만들어내기 위해,지구상의 물질을 원하고 있었다.
-라곤 해도,지구를 위협하는 원종 쪽의 사정도,지구를 방위하는 쪽인 GGG의 사정도,르네에게 있어서는 관심에서 한참 떨어진 곳에 존재하는 것이다.
혼란 중에,르네는 슈바르체 오이레의 모습을 찾고 있었다.달려온 GGG의 용자로봇들과 척추원종의 싸움이 시작되어,장성 위에 있던 관광객들은 필사의 형상으로 도망치기 시작한다.노도의 기세로 흘러가는 사람들이 파도를 거슬러 올라가면서,르네는 시선을 움직였다.
「어디냐,검은 올빼미! 어디 있냐!」
오이레의 모습을 찾아내는 것은 불가능했다.설사 바이오네트의 악랄한 에이전트라고는 해도,이 상황에서는 무력한 군중의 일부로 녹아들어가 버린다.작은 몸집의 남자를 시각으로 포착하는 것을 포기하고,르네는 눈꺼풀을 닫았다.
격한 전투의 굉음에다 군중들의 규환,그것들을 필터링하여 기억에 있는 오이레의 성문을 검색한다.사이보그 강화가 된 르네의 청각은 몇 초도 되지 않아 오이레의 비명을 발견해 내었다.
「-그러니까,빨리 구조르을! 제가 죽으면 데이터까지이.」
방위각 7시 30분,거리 200~250m.르네는 그것만을 계산하고서 장성 위로 뛰어올랐다.도중에 한 명이나 두 명의 머리를 도약대로 삼는다면 오이레의 곁에 닿을 수 있다.목뼈를 부러뜨리지 않도록,르네는 공중에서 골격이 튼실해 보이는 인물을 적당히 고르기 시작했다.
「내가 갈 때까지 거기 있으라고!」
그러나,무리한 주문을 외치면서 도약한 르네의 눈 아래에서 사태는 예상치도 못한 전개를 보였다.용자 로봇들의 공격을 받은 척추원종이,장성 위에 쓰러져 버린 것이다.그리고,중량을 견디지 못하고 붕괴하는 구조물이,원종에 융합되어 간다.
(뭐야...이건!)
그 이상한 모습에,르네는 생리적 혐오감을 느꼈다.그것도,원종은 구조물뿐만이 아니라,관광객까지도 그 내부에 흡수하기 시작했다.이대로 낙하하면,르네도 또한 그 이질적인 존재의 일부로 말려들어가 버리리라.
「이-큅!」
사이보그 보디를 전투형태로 바꾼 르네는,방열 코트를 펼쳐서 폭풍을 탔다.폭압이 르네의 신체를 공중에서 몇 m정도 농락한다.그러나,그 얼마 안되는 거리가 무시무시한 사태로부터 르네를 구했다.
르네는 마침 공중에서 이동한 거리만큼 원종에서 떨어진 위치에 착지했다.이 행위를 르네가 의식하고서 행한 것은 아니다.샷셀에 가담한 이래,지각과 행동 사이에 놓인 "사고"라는 방해물을,비상시에는 극력배제하도록 훈련하고 있었다.그것이야말로,척추원종의 내부에 말려드는 최악의 사태로부터 르네를 구하게 된 것이다.
그러나,재빨리 일어선 르네는 임무 실패를 깨닫지 않을 수 없었다.만리장성과 융합한 원종은,땅속으로 잠행을 계속했다.그것도 흙모래를 파내고 있는 것도 아니다.대지와 융합해가면서 침강하고 있는 것이다.
재난을 피한 관광객은,극히 소수에 지나지 않는다.그 속에,슈바르체 오이레의 모습은 찾을 수 없었다.
「큭,타겟이......」
「만리장성에......먹혔어?」
중얼거리는 르네에게,등뒤에서 멍한 목소리가 응답했다.
「아니,원종에게 흡수된 거야!」
돌아보며 정정하는 르네는,생각없이 웃어버리게 되었다.늘 신사다움을 표방하고 있던 에릭이,모래먼지로 범벅이 되어 죽 서 있었던 것이다.뭐랄까 영국의 딜러에게 짓게 한 흰 슈트는,갈기갈기 찢어져,전신을 감싸고 있을 뿐인 다 해어진 천조각이 되어 있다.
「......웃지 말아줘.여기에 거울이 없다는 사실에 감사하고 있던 참이야.」
어쨌든,농담을 할 정도의 여유는 남아 있는 듯하다.르네는 느슨해져 버린 표정을 거두면서 선언했다.
「가겠어,에릭!」
「가다니...어딜 말야?」
말을 들은 다음 순간,에릭의 얼굴에는 후회의 빛이 떠오른다.에릭보다 20세 이상 어린 소녀라고는 해도,르네 또한 명백한 프랑스 소녀이다.기분이 상하면 마치 머신건의 연사마냥 말의 폭풍이 덮쳐 온다.
-에릭의 관찰력 부족을 3분 정도에 걸쳐 매도한 후,르네는 단언했다.
「원종을 쫓는다!」
「쫓아...원종을?」
「이 손으로,기계 31원종을 쓰러뜨리고...타겟을 돌려받겠어!!」
그렇게 단언하는 르네의 전신은,격한 열기를 내뿜고 있다.그리고,높아지는 감정에 맞추어 방사되는 잉여열이,신기루처럼 공기를 진동시킨다.
「내참,사자의 여왕은 상대가 우주인이든 유령이든 상관없다는 거구먼.」
「뭐라고 했어!」
「아니,어디까지고 함께 하겠습니다,레이디.」
언제나처럼,에릭은 르네의 곁에서 어깨를 움츠린다.그런 동작을 곁눈으로 바라보면서,르네는 생각했다.
(뭐야,평소 때의 에릭과 다를 바 없잖아)
-어딘가 인심하고 있음을 깨닫는 자신에게 조금이지만 놀라면서.
2
보통 사람을 훨씬 뛰어넘는 힘을 가진 사이보그 수사관과,풍부한 경험과 부실한 유머 센스를 타고난 베테랑 수사관의 명 콤비(한쪽에 의한 자칭).설사 그들이라 하더라도,물론 땅속으로 도망간 원종을 쫓아가는 것 따위는 불가능했다.
에릭은 화를 내는 르네를 달래고서,휴대단말로 본부에 접속하여,주변정보를 모으는 데 전념했다.
현재,사태의 해결은 GGG와 과학원 항공성제부가 합동으로 맡고 있다.프랑스 GGG와 강한 커넥션을 가진 샷셀이라면,상세한 최신정보를 얻는 것이 가능했다.
지금,황야에 죽 서 있는 르네의 시선 앞에는,거대한 묘표가 서 있었다.아니,묘표처럼 보이는 그것은,척추원종 그 자체이다.대지를 뚫고 나와 서 있는 뼈...라는 영상이,불길한 이미지를 환기시켰으리라.
실제로는,직경 수십m의 탑의 형태를 하고서,원종은 천공을 궤뚫고 있다.지상으로부터 그 끝부분을 눈으로 식별하는 것은 불가능하나,수집한 정보에 의하면 성층권에 도달하고 있는 듯하다.위성궤도상의 GGG 오비트 베이스를 노리고 있다는 것이,관계기관에 의한 일치된 견해이다.
그리고,슈바르체 오이레를 포함한 관광객들의 운명도 또한,판명되어 있었다.
「부의 감정을 가진 자야말로 존다 로보의 소체에 적합하다고 들은 적이 있어.바이오네트의 에이전트 같은 해충이라면,그야말로 맞춘 듯한 소재였다는 거지.」
존다 로보란,유기생명체에 존다 메탈을 파묻는 것으로 탄생하는,기계생명체다.수m에서 수백m까지 사이즈는 다양하나,어느 쪽이건 간에 소체가 된 인간의 욕망이나 충동을 반영하여,파괴행동을 되풀이하게 된다.
원종에는,이 존다 메탈을 체내에서 정제하는 기능이 있어,존다 로보를 양산할 수 있다고 한다.만리장성에서 잡힌 피해자들은,모두 존다로보가 되어 GGG기동부대 앞을 막아선 듯하다.
「어쩌지,르네? GGG에 도움을 청하는 게 좋지 않을까.」
「그들은 지구외 지성체를 상대하는 데도 벅차.바이오네트 같은 송사리 때문에 수고를 끼쳐서야,볼 낯이 없지.」
감정을 완전히 죽인 르네의 말투로부터 보건대,그 말들을 액면 그대로의 의미로 해석해선 안 된다는 것은 명백하다.
오이레는 이미,항공성제부 개발국으로의 잠입을 끝낸 듯하다.이 연구소는 중국 GGG의 중핵이 될 예정이기도 하며,신형 용자 로봇 후류(風龍)와 라이류(雷龍)가 개발된 부서이다.즉,르네와 에릭이 쫓고 있는 사건은,결코 GGG와도 무관하지 않다.르네로서도,그것은 알고 있을 터이다.
(어째,GGG에 대해서 비뚤어지지 않으면 안되는 듯하군......)
르네는 말없이,운반해 온 거대한 트렁크를 연다.그것은 스위스에 입국하기 전부터 가지고 걷던 것이다.
「...이렇게 되었으니,이걸 쓰는 수밖에 없겠군.」
내용물을 보고,에릭은 눈앞이 캄캄해지는 듯한 착각을 느꼈다.기억이 틀림없다면,그것은 휴대식 소형전술핵이었다.
「어디서 가지고 온 거야,그런 걸!」
「작년에,바이오네트의 툴루즈 지부를 괴멸시켰을 때 압수했어.러시아에서 나온 유출품인 듯해.」
무심결에 에릭은 하늘을 올려다보았다.
「압수...라고,태연하게 말하는구나,너는.무단으로 은닉한 건가.」
「바이오네트를 괴멸시키는 데 쓸모가 있지.」
「그거야 뭐 좋아라고 해도...사실은 좋지 않지만...그걸로 뭘 할 작정이야.」
「존다 로보를 파괴할 거야.」
르네로서 보면 당연한 논리였다.오이레가 항공성제부 개발국으로 잠입한 후에,누군가에게 접촉한 사실은 아직 확인되지 않는다.존다 로보로 화한 그의 존재를 말소할 수 있다면,최소한 용자 로보에 관한 중요기밀이 바이오네트 본부에 넘어가는 것만은,미연에 방지할 수 있을 것이다.
(어째서 그렇게 간단한 걸 모르는 거야......)
르네는 익숙한 솜씨로 전술핵의 투사 런처를 조립하면서,그렇게 생각했다.물론,그 정도의 일은 경험이 풍부한 에릭이라면 이해하고 있다.다만,그에게는 바이오네트의 괴멸 외에도,모국과 현지간의 외교문제,인도적 문제 등,여러 가지로 고려해야 할 사정이 존재하고 있을 뿐이다.그러나,극히 간단한 행동원리 외에는 가지고 있지 않은...또는 가지지 않으려 하고 있는 르네에게는,파트너가 단지 핵심을 회피할 뿐인 우유부단한 인물로 보이는 것이다.
(아무래도,ZX-05는 오비트 베이스에 가할 공격에 필요한 에너지를 축적하고 있는 듯해.GGG에 의한 공격이 개시되기까지는,존다 로보도 활동을 멈추고 있을 거야.찬스는 바로 지금......!)
그러나,숱한 사람들에게 다행스럽게도,그 전술핵이 사용될 기회는 찾아오지 않았다.조립하던 손을 멈추고,르네는 외친다.
「......에릭!」
목소리에 깔린 위험신호를 받아들여,에릭은 몸을 움직였다.황야라고는 하나,여기는 GGG가 전투를 행한 곳이다.자갈이나 몸을 숨길 만한 웅덩이 같은 것에 부자유스럽지는 않다.에릭은 어깨에 메고 있던 무기를 고쳐 잡았다.
「뒤!」
에릭의 귀에는 들리지 않는,희미한 소리를 포착했으리라.확실히 모습을 드러내는 것보다도 빨리,르네는 경고했다.
뛰어들어온 그림자를 피하면서,에릭은 대지를 구른다.
「또 바이오네트의 수인인가!」
에릭은 악마의 테크놀로지로 생산된 생체병기를 향하여 대구경 더블 배럴 샷건을 연사했다.에릭의 뇌리에,일순간이나마 토바의 마지막 표정이 스치고 지나간다.
(쓸데없는 걸 생각하고 있을 때가 아냐!)
차례로 나타나는 이형의 실루엣은,20마리를 넘었다.그들 샷셀의 멤버에게 있어서 바이오네트의 수인은 숙적이라고도 할 수 있다.지금까지도,에릭은 숱한 수인들과 싸워 왔다.에릭은 한번에 두 명의 수인을 상대하며,정확한 사격으로 그 전투력을 뺏어갔다.
그러나,사이보그인 르네의 전투력은,샷셀에서도 1,2위를 다투는 에릭의 그것을 능가한다.냉각 코트의 아래에 걸려 있는 우라늄탄 탑재 357 매그넘 스페셜을 오른손에,10mm풀 오토 머신건을 왼손에 잡고서,각각 다른 방향으로 탄환을 뿌려댄다.무조작으로 쏘는 것처럼 보여도,그 1연사마다 확실하게 수인들을 처리하고 있었다.강인한 생명력을 가진 수인을 한 방에 쓰러뜨리려면 정밀하게 급소를 노리지 않으면 안된다.르네에게는 그것이 가능했다.
그러나,절대수에서 우위에 선 수인 중 한 명이 르네에게 육박한다.
「날 건드리지 마!」
곰인간이,거대한 손톱을 내리찍는다.그러나,르네는 한순간 전까지 존재하고 있었을 공간의 훨씬 위의 상공에 그 몸을 도약시키고 있었다.
르네는 중력의 힘을 빌려,오른쪽 주먹을 곰인간의 정수리에 박아 넣는다.그 두개골은 분쇄...라기 보다도,폭발하는 것만 같은 기세로,피보라를 남긴 채로 소실했다.
착지한 르네의 등뒤에서 사마귀 인간이 날카로운 날로 이루어진 앞발을 들고 덮쳐 온다.그러나,후두부에 찔러넣는다고 생각되는 순간,에릭이 샷건 셸이,사마귀의 도끼를 때려부순다.이어서 틈을 주지 않고 르네는 뒷차기를 사마귀 인간의 동체부에,문자 그대로 `쑤셔 넣었다.`
겉보기에 어울리지 않는 거대한 전투력을 남김 없이 사용하는 르네와,정확하게 그 배후를 지키는 에릭,두 사람은 거의 5분도 걸리지 않는 사이에,모든 수인을 쓰러뜨리는 것을 끝냈다.
「나참,무서울 정도의 전투력을 갈고 닦고 있구먼.그치만,한마리 정도는 남겨 둬도 괜찮지 않았을까?」
「어차피 이녀석들로부터는 아무 것도 캐낼 수 없어.살려 둬봤자 헛수고야.」
토바 미사오처럼,지성을 가진 수인은 거의 존재하지 않는다.르네는 그녀의 존재를 뇌리에서 쫓아버리듯이 중얼거렸다.
그러나 다음 순간,두 사람의 귀를 이전에 들은 적도 없는 괴이한 굉음이 흔들어대었다.
(조오오오오오온다아아아아아앗......)
뒤돌아본 르네의 눈앞에,땅 속에서 작은 산이 쑥 하고 모습을 나타낸다.아니,20m에 가까운 거대한 물체가,일어선 것이었다.원종이 만들어낸 악마의 거인,존다 로보!
「지하에서부터 나타난 건가!?」
존다 로보는 G스톤의 에너지를 나누어 받은 물체를 제외하고,어떤 것과도 융합하는 능력을 가지고 있다.실제로,원종이 똑같이 땅속으로 침강해 가는 순간도 본 적이 있다.그런,코 앞 수 m 위치에서 발생한 그 사태는,너무나도 충격적이었다.
르네는 조립 도중에 내던졌던 투사 런처를 주워들었다.
「자고 있는 녀석이라면 모를까,활동하고 있는 녀석은 안돼!」
「해보지 않고선 모르는 거야!」
에릭의 제지에 응답하면서,르네는 런처를 조립해 나갔다.존다 로보가 내뿜는 광선을 피해가면서,말이다.
(엄청난 테크닉이다......)
에릭은 무의식중에 감탄한다.예전에 샷셀에 갓 들어온 르네에게 총기의 취급법이나 전투기술을 가르쳐 준 그의 눈으로 보아도,그것은 훌륭한 솜씨였다.방금 전의 수인과의 싸움에 있어서도,그녀는 이상할 정도의 속도로 숙달되어 가고 있었다.사이보그 보디의 잠재력 만으로 설명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바이오네트를 향한 증오,때문인가......)
그 르네의 마음의 움직임을,에릭은 슬프다고 생각한다.그러나,그 능력에 샬셋이 의존하지 않으면 안될 상황인 것도,확실했다.
「이쪽이다,덩치!」
르네는 런처를 조작하면서,존다 로보를 에릭으로부터 떨어지도록 유도하고 있다.아마도 사격거리를 확보하려 하는 것일 것이다.에릭을 말려들게 하지 않도록.그러나,그 행위는 르네에게 배후에 대한 경계심을 잊게 하였다.또 한 대의 존다 로보가,역시 땅속에서 르네의 뒤쪽에 출현한 것이다.
「르네!」
에릭이 외친 순간,르네가 있던 장소에 거대한 팔이 쳐박혔다.에릭은 등골에 차가운 것이 달리는 것을 자각했다.그러나,다행히도 핵탄두가 폭발하는 사태는 피할 수 있었다.물론,르네가 둔중하게도 눌려 찌부러지는 사태는,상상조차 할 수 없다.그러나,2대의 존다 로보에 포위된 상태에 변화는 없다.
「에릭,당신이 있으면 방해돼! 얼른 사라지라고!」
당장이라도 덮쳐 올 듯한 존다 로보의 앞에 의기양양하게 서는 르네.그 때,존다 로보의 신음소리와는 확연히 다른 중저음이 울려왔다.
「르네,이 소리는!」
「비행물체야.남남서에서 초저공비행으로 접근중...온다!!」
거대한 칠흑의 전익형(全翼型) 스텔스기가 머리 위를 통과하는 순간,르네는 에릭의 신체를 오른팔로 안고서 도약하고 있었다.한 치의 오차도 없이,조종석 옆에 내려선다.폭력적일 정도의 풍압을 견뎌내면서,에릭은 필사적으로 기체표면에 매달렸다.
스텔스기의 파일럿은 2중의 놀라움에 사로잡히게 되었다.인간이 기체 위에 불쑥 나타난(것처럼 밖에 보이지 않았다) 놀라움과,그 인물이 안면이 있는 자라는 놀라움이다.
「너는...르네,르네 아냐!」
황급히 속도를 떨어뜨렸다고는 해도,비행중의 굉음이 조용해질 리는 없다.그러나,강화된 르네의 청각은,그 한마디로 조종석 안쪽에 있는 것이 누구인지를 깨달았다.
「......오랜만이군,완전 사이보그.」
GGG 기동대장 시시오 가이의 귀에도,사촌 자매인 르네의 말은,확실히 닿았다.
3
스텔스 가오를 GGG의 고속전조사출모함 이자나기로 귀환시킨 후,가이는 르네와 에릭을 함교로 데리고 갔다.
「스텔스 가오의 수리가 끝나서 말이에요,테스트 비행을 나간 참이었지만......」
쓴웃음이 섞인 가이의 보고를 듣고 있는 것은,친아버지인 레오 박사이다.즉,르네에게 있어서는 숙부가 되는 것이다.
(흥,아버지한텐 변함없이 솔직하군.애처럼 말야......)
가이는 르네보다도 3살 정도 연상이다.지금까지,몇번 밖에 만난 적은 없었지만,그때마다 르네는 짜증이 나는 것을 느끼고 있었다.가이의 순진한 성격이나 솔직한 언동이 언제나 르네의 신경을 긁어 놓았던 것이다.
(......고생을 모르는 도련님이니 어쩔 수 없나)
똑같은 G스톤의 사이보그가 되고부터의 짦은 만남이었지만,르네는 언제나 가이를 피하고 있었다.그건은 햇빛이 눈부신 것을 싫어하는 듯한 행위였는지도 모르나,르네에게는 그런 자각은 없다.
어쨌든 가이가 말하는 일련의 사정을 듣는 사이에,르네도 에릭도 자신들이 구출된 것이 우연에 의한 것은 아님을 알았다.
존다 로보가 출현할 경우에는,Z센서라는 시스템에 특수소립자가 검출된다.그 반응과,가이만이 느낄 수 있는 G스톤의 공명이,동일지점에서 관측되었다.그 때문에,가이는 테스트 비행중이던 스텔스 가오를 르네들의 전투현장으로 향하게 한 것이다.
「그러니까,르네의 G스톤이 우리들을 구해 준 거로군요.」
「흥......」
에릭의 말에,르네의 눈썹이 찌푸려진다.가이는 그 표정을 놓치지 않았다.
「르네,네가 자신의 사이보그 보디를 싫어하는 기분은,잘 알고 있어.그렇지만,우리들이 본래 잃어버릴 뻔 한 생명은,G스톤 덕으로 유지되고 있는 거야.거기다 나와는 달리,네게는 사람의 신체가 절반 가깝게 남아 있잖아......!」
가이의 말은 지금까지 만났을 때와 마찬가지로,르네의 속에 거슬리는 것이었다.원래가 가이는 큰 사고에 잃어버릴 지경에 처했던 생명을,사이보그화에 의해 건진 것이다.그러나,자신은 바이오네트의 실험에 의해 농락당하듯이 사이보그화된 것이다.동렬에 놓고 말하게 둘까 보냐!
「오히려,가이정도로 완전한 사이보그가 되어 버린다면,난 이제 인간도 아냐.기계인형이라고 단념해 버릴 수 있을지도.」
「르네!」
「뭐-뭐-,가이.그 정도로 해둬라.」
어린 둘 사이를 비집고 들면서,레오는 뭔가 쓴웃음을 참고 있었다.이미 몇 시간 전에도 어떤 중국인의 부당하고 예의없는 숱한 언동 때문에,가이는 분노를 폭발시켰던 참이었다.간신히 그런 자식을 달랜 참이었던 것이다.
(가이의 이런 꾸밈없는 성격은 웃으면서 생각해줄 수 있지만서도,나로서는 좀더 어른스럽게 되었으면 좋겠는데 말이야......)
70세나 되어서 자신을 "나(僕=일어로 주로 젊은이나 어린 소년층에서 1인칭으로 쓰이는 단어)"라고 부르는 레오의 퍼스널리티는,기지가 넘치며 생각이 깊다.화두를 돌리기 위해서도,원호사격을 부탁하기 위해서도,레오는 에릭을 화제에 끌어들인다.
「그런데 에릭씨라고 했던가.내 조카가 늘 신세를 지고 있구먼.」
「아니오,이쪽이야말로 좋은 파트너로서 늘 도움을 받고 있습니다.그건 그렇고,르네의 친척 여러분이 GGG에 있다고는 들었습니다만,이렇게 만날 수 있을 줄은......」
「친척 따위 아냐!」
르네의 격한 말씨가,에릭과 레오의 대화에 비집고 든다.
「나의 육친은 어머니 단지 한명뿐! 시시오라는 이름을 가진 자는...나랑 관계 없어!」
「르네...아직도 형을 용서할 기분이 들지 않는 거냐.네 마음을 알겠지만,어머니와 라이가 형이 서로 사랑한 결과가,너의 생명인 거야.」
레오는 슬픈 듯이 중얼거렸다.다만,르네의 마음에는,그런 레오의 감정은 전해지지 않는다.아니,전해졌다 하더라도,받아들일 여유야말로 존재하지 않을 것이다.
「그리고,그 남자의 악행의 결과가,이 차가운 몸이야!」
외치자마자,르네는 함교를 뛰쳐나갔다.
「르네!」
즉시 사촌 누이의 뒤를 가이가 쫓는다.남겨진 에릭은,두 사람이 나가버린 문 쪽을 바라보면서,레오의 복잡한 표정에 가슴에 와 닿는 것이 있었다.
(어째,직무상의 파트너라곤 해도,타인이 끼어들어선 안될 사정이 존재하는 듯하군.......)
간신히 레오는 무거운 입을 연다.
「에릭씨,르네의 부친에 대한 이야기,들어 줄수 있을까......」
「기다려,르네!」
전력으로 달리는 르네를 뒤쫓기 위해,가이는 이큅에 의한 전투형태를 취하지 않으면 안 되었다.이자나기 상부 갑판에서 겨우 르네를 붙잡은 가이는,내심 안도한다.
(......하이퍼 모드까지 쓰지 않아서 다행이야)
가이에게 팔을 잡힌 르네는 돌아보면서 외친다.
「놔,기계인형!!」
가이가 말없이 손을 떼자,르네는 다시금 가까이 있는 얼굴을 들여다보았다.그리고,단지 순진할 뿐이라고 생각하고 있던 사촌 오빠가 떠올리고 있는 말로 표현하기 힘든 표정을 깨달았다.그리고,중얼거린다.
「......미안했어,가이.」
「르네,너의 신체는 차갑거나 하지 않아.나보다 조금이라도 따뜻하고,눈물을 흘릴 수도 있어.」
「울어본 기억은 없어.」
말한 직후에,르네는 깨달았다.가이의 사이보그 보디에는,눈물을 흘리는 기능이 갖추어져 있지 않은 것이다.
「르네,나는 소중한 것을 지키는 힘이 있는 이 신체를,자랑스럽게 생각하고 있어.그리고,나 자신을 인간이 아니라고 생각해 본 적은 한번도 없어.」
(그런 건 알고 있어,알고 있지만......)
「GGG의 용자 로봇들도,나는 인간이라고 생각하고 있어.그건...마음이 있기 때문이야.인간과 인간 이외의 것을 구별하는 것은,몸이 아니라 마음이야! 나는 그렇게 생각하고 있어.」
따뜻한 말이었다.토바 미사오도,최후까지 이런 말을 원하고 있었던 건지도 모른다.
르네의 마음 속에서,격하게 움직이는 뭔가가 있었다.그런,그녀는 그것을 표현하는 방법을 모른다.그래서,말하지 않아도 좋은 말 쪽이,마음에서부터 넘쳐나와버린다.
「어머니를 버린 사람이 만들어 준 몸으로 살아가지 않으면 안되는 고통을......,넌 알 수 없어.」
「르네......」
최후까지 서로만을 줄곧 사랑했던 양친을 가진 가이로서는,르네의 슬픔을 이해할 수 없다.그 사실을 깨닫게 된 가이는,무심결에 르네에게서 눈동자를 돌렸다.그래서,깨닫지 못했다.르네 또한,자신의 표정을 직시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을......
4
10월 7일 저녁때-ZX-05 척추원종의 에너지 충전이 종료되기 직전을 노려,GGG와 과학원 항공성제부에 의한 공략작전이 개시되었다.
르네와 에릭은,이자나기의 정보분석실에서 그 싸움의 정황을 지켜보고 있었다.에릭과 레오가 서로 대화한 결과,전투종료후에 정해된 슈바르체 오이레를,샷셀이 우선적으로 확보하게된 것이다.
그러나,에릭과 레오는 그 합의를 오비트 베이스에는 보고하지 않았다.친아버지인 라이가 박사에게는 르네의 존재를 비밀로 해 두기로 의견이 일치한 것이다.
에릭은 곁에서 전투의 추이를 지켜보는 르네의 옆얼굴을 보면서,전날의 대화를 떠올렸다.
「형은 우수한 과학자지만,사생활에는 문제가 많아서 말이야.전세계에 28명에 달하는 아이가 있다네.」
「28명!...입니까.」
에릭은 기가 막혀 할 말을 잊었다.애처가로서 알려져 있는 그로서는,라이가의 분방한 사생활은 상상하는 것조차 불가능했다.
「음...당연히,형을 싫어하는 녀석도 많지.이럴 때 무리하게 만나지 않는 편이 좋겠다고,아무래도 경험적으로 알게 되어 버린단 말이야.」
실감이 가지지 않은 채로,에릭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지만,형은 아이들을 전원 사랑하고 있어.물론 르네도 말이지.그건 단언할 수 있다네!」
정직하게 말해서,시시오 라이가라는 인물에 대해서,편견을 가지지 않을 수는 없을 것 같다.그러나,눈 앞에 있는 레오의 말은 믿을 수 있을 거라고,에릭은 생각했다.
「......알겠습니다,레오 박사.지금은 무리라도,반드시 제가 르네를 라이가 박사의 곁으로 데려가겠습니다.맡겨 주십시오.」
에릭은 전투의 추이를 비추어내는 모니터를 바라보는 르네의 옆얼굴에서 시선을 돌려 한숨을 쉬었다.
(혹시 이거,턱도 없이 어려운 사업을 받아들여 버린 건지도 모르겠군......)
후류와 라이류,중국에서 개발된 2대의 빅클 로보가 심메트리컬 도킹하는 것에 의해 탄생한 게키류진(擊龍神).이 새로운 용자 로봇의 활약에 의해,존다 로보의 코어가 되었던 사람들은 구출되었다.
르네와 에릭은 이자나기를 뛰쳐나가,존다화된 사람들이 정해되는 현장으로 달려갔다."정해(淨解)"란,GGG특별대원인 아마미 마모루(天海 護)라는 어린 소년만이 가진 힘이다.소년의 주문에 의해 존다가 인간다운 모습과 마음을 되찾아 간다.
그 불가사의한 광경을 목격하면서,르네는 격하게 마음을 진동시키는 무언가를 느끼고 있었다.그것은,감동이라고 부를 만한 감정의 움직임이었는지도 모른다.그때까지,르네가 모르고 있던 기분이다.
(뭐지,이 기분은......)
르네는 자기 자신에게도 이해가 불가능한 불가사의한 좋은 기분에 마음을 움츠리고 있었다.
정해된 사람들 속에,슈바르체 오이레도 있었다.
그의 신병을 넘겨받은 르네와 에릭은,만리장성을 보러 온 관광객들을 대상으로 하는 호텔의 한 방을 빌리게 되었다.심문을 행하기 위해서이다.그러나,거기에는 강제도 고문도 필요가 없었다.
「어째서 저는 바이오네트 같은 데 가담했던 걸까요오! 뭣이든 협력하게 해 주십시오오!」
돌연 눈물을 흘리기 시작한 오이레의 모습에,르네와 에릭은 당혹해 했다.정해된 인간은,정신의 어두운 면을 잃어버리고,건전한 마음의 소유자가 된다고 한다.지식으로서는 알고 있지만,실제로 눈 앞에서 보고 있으니 너무나도 믿기지 않는 현상이었다.
르네로서 볼 때,강경한 태도를 취할 수 없는 만큼,일을 하기가 어려워서 어쩔 수가 없었다.아예 심문을 내팽개친 르네를 대신하여,에릭은 참회와 후회의 말들의 홍수 속에서 중요한 정보를 캐내고 있었다.그것에 의하면,항공성제부에 잠입한 목적은,후류와 라이류의 기밀정보라고 한다.
「그래서,정보는 어디에 보관했나!」
「원종이란 놈한테 잡히기 직전에,압축한 파일을 전송해 버렸습니다아! 저는 대체 뭔 짓으으을!」
「너,그런 중요한 정보는 처음에 말하라고!」
르네가 오이레의 멱살을 잡아올린다.그러나,작은 체구의 남자는 눈물을 흘리면서 사죄할 뿐이다.
「울지 말고 대답해! 바이오네트는 그런 정보를 손에 넣어서 뭘 할 작정인 거냐!?」
르네가 질문한 다음 순간,실내에 유리의 빗방울이 쏟아져내렸다.몇 개의 그림자가,천장을 깨부수고 나타난 것이다.
「히에에에엣!
유리 파편 위에 착지한 흉악한 수인들을 앞에 두고,오이레는 기절했다.악어인간에게 머리를 먹히려는 순간에 의식을 잃어버린 것은 행운이라 말할 수 있을 것이다.
(입을 막기 위해서,같은 조직의 인간까지......)
르네의 내면에서 무언가가 튕겼다.분노의 충동에 타오르는 르네를 제지하려 하는 자는 정예가 모인 샷셀에조차 없다.
리온 레이느......그 코드 네임에 어울리게,르네의 머리카락에 전율이 일었다.
「이-큅!!」
전투형태가 된 르네는,수인들을 덮치기 시작했다.상시 휴대하고 있던 중화기도 상회하는 파괴력의 주먹이,사람답지 않은 육체를 익숙해진 연계공격으로 사격을 계속하여,르네의 사각에 숨어드는 수인들을 배제해 갔다.그러나,너무나도 수가 많았다.
르네가 피라니아 인간의 예리한 송곳니를 쳐서 부러뜨리며 결정타를 먹였을 때,사마귀인간의 재빠른 칼날이 그 등으로 다가가고 있었다.
(늦겠어......!)
그렇게 느낀 다음 순간,에릭은 자신의 신체를 르네의 등과 칼날 사이에 던져넣고 있었다.
간신히 기척을 느끼고 돌아본 순간의 광경이,시신경 대용인 사이보그 보디의 정보계에 각인된다.
-다가오는 칼날,시계를 가로막는 커다란 등,찢어발겨지면서 날려가는 낯익은 신체.
짐승이 울부짖고 있었다.
「우오오오오!!」
자신의 포효로 고막을 진동시키면서,르네는 미쳐 날뛰는 폭풍이 되어,닿는 것을 모조리 분쇄한다.
쳐부순다.
때린다.때린다.찬다.때린다.쳐부순다.때린다.짓밟아 뭉갠다.
몇 초 사이에,서 있는 자는 르네만 남게 되었다.그리고,누워 있는 에릭의 곁에,무릎을 꿇었다.
「에릭......」
떨리는 목소리로 파트너의 이름을 부르면서,이미 그 상처가 치명상임을,르네는 깨달았다.
「네가 샷셀에 막 들어왔을 무렵에,교관으로서 가르쳐 주었었지......」
평소와 다름없는,온화한 목소리가,차츰 약해져 가고 있다.
「...서로의 등을...지켜 주는 것이...파트너란 거다......」
말을 잇는 것이 끝나고도,에릭의 입은 희미하게나마 계속 움직이고 있다.아니,목소리로서의 형태를 갖추지 않았다고는 해도,말은 아직 끝나지 않는다.
(......그러니까,나는 신경쓰지 마)
입술은 그렇게 말하고 있다.청각에 의존하지 않고서도,르네는 확실히 들었다.에릭의 마지막 말을-
급속히 체온을 잃어 가는 에릭의 유체를 내려다보면서,르네는 중얼거렸다.
「둔하니까...죽는 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