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선 8기 후반기 울산시의회 정상화를 위해 울산시가 고위직 공무원을 파견하기로 했다. 물론 관련법에 따라 양측은 공무원들을 서로 교환할 수 있다. 하지만 이번엔 경우가 다르다. 시의회가 자체적으로 문제를 해결할 수 없어 외부에서 고급인력을 `초빙`하는 형식이다. 지난 2022년 1월 시의회 인사권이 울산시로부터 독립됐다. 그동안 시의회는 독립기관으로서의 위상 제고를 위해 인사ㆍ재정 독립을 줄기차게 요구해 왔다. 그런데 인사권 독립 2년7개월 만에 자체적으로 문제를 해결하지 못해 울산시로부터 고급인력을 지원받는다고 한다.
민선 8기 울산시의회 후반기 의장선출 파행은 일부 시의원의 자리 욕심이 근원이디. 이성룡, 안수일 시의원이 의장선거를 앞두고 진행한 `각개전투`는 더 이상 비밀이 아니다. 이성룡 당시 부의장이 선거에 앞서 짠 의장단ㆍ상임위원장 구성은 지역 언론에 그대로 드러났다. 그 내용은 앞서 당시 이 부의장을 중심으로 떠돌던 그대로다. 안수일 시의원의 이어진 행동도 적절치 않았다. 시의장 자리가 뭐 그리 대단하길래 법적 소송까지 진행해야 했는가. 시의회 사무처의 행정 처리 미숙으로 무효표가 유효표로 둔갑한 건 사실이다. 안 의원이 제기한 이의를 법원이 받아들인 게 이를 증명한다. 하지만 잘잘못을 가린 뒤 안 의원은 훌훌털었어야 옳았다. 하지만 안 의원은 지금도 끝까지 가보자는 자세다.
울산시가 올해 2차 추경안을 편성해 20일 의회에 제출한다. 지난주 시의회 운영위가 꾸려져 임시회를 진행할 수 있다. 물론 김종섭 제1 부의장이 의장을 대행해 회의를 진행하고 추경을 처리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2천억원 이상의 울산광역시 추경예산을 의장 대행 체제로 처리한다는 게 정상적인가. 시의회의 역할은 무엇보다 울산시의 예산 편성ㆍ집행을 갈무리하는 것이다. 그러자면 시의회의 기능과 위상이 정상적이어야 한다. 그런데 오히려 집행부 쪽에서 사람을 `모셔 와` 문제를 해결하고 있으니 비정상 아닌가.
물은 이미 엎질러졌다. 더 이상 다시 퍼 담을 수 없다. 울산시의회가 민의의 대변 기관으로 자처하려면 지금이라도 당사자들이 자리 욕심에서 벗어나야 한다. 그 방법은 당사자들이 용단을 내리는 것이다. 한두 사람의 감투싸움으로 인해 울산광역시의회가 전국적 웃음거리가 더 이상 돼선 안 되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