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원본 메세지] ---------------------
안녕하세요..서울교대 컴퓨터 교육과 00학번들입니다.
저희는 저희 나름대로 일반 시민들에게 이번 교육부의 졸속정책을 알리고 그 문제점을
인식시키기 위해서 웹상에 띄우는 운동을 하고 있습니다. 이미 신문사나 방송국,
교육부에 글을 올렸으며 pc통신을 통해 계속적으로 글을 올릴 예정입니다.
아직 이번 사태의 절박성이 전혀 시민들에게 알려지지 않고 있다는 것을 전제해
처음부터 알기 쉽도록 나름대로 머리털을 쥐어뜯어가며 글을 작성해 보았습니다.
부족한 부분이나 좀더 첨가할 내용이 있으시다면 더 수정을 하신뒤에
여러분들도 다른 많은 곳에 이 긴박한 상황을 알려주십시오.
많은 참여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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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서울교대에 다니는 한 학생입니다.
저희 교대는 현재 수업거부를 하고 있습니다. 예비교사로서 어떻게 교실을 벗어나 시위를 할 수 있느냐고 비난하시는 분이 많은것도 알고 있습니다.
또한 저희가 집단 이기주의 때문에 ‘밥그릇 싸움’을 하고 있다고 부정적으로 생각을 하고 계실지도 모르겠습니다.
이처럼 저희를 바라보는 사회 일면의 곱지 않은 시선에도 불구하고, 저희들이 왜 학생으로서 교실을 벗어나 있는지, 그리고 부족하지만 현 교육현실 전반, 교육부의 정책과 이에 대한 저희들의 입장을 말하고자 합니다.
먼저 말하고자 하는 것은 “학급당 인원수 35명 조정”에 대한 현실과 문제점입니다.
현재 정부는 일선 교실현장에서 담임교사의 부족을 일례로 들면서 중등교사자격증 소지자의 단기간 연수를 통한 교사 정원의 증원등의 무리한 학급당 인원 감축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정부의 주장과 달리 현재 초등학교의 담임교사는 부족하지 않습니다. 2003년(불과 2년도 남지 않은) 2003년까지 1 학급당 35명으로 갑자기 줄여야 한다는 교육정책 때문에 교사 부족 현상이 예상되는 것입니다. 저희도 효과적인 교육을 위해 학급당 인원을 35명 정도가 아닌 20명 이하로 줄여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저희가 우려하는 것은 정부의 밀어붙이기식 교육정책의 추진에 있습니다.
현정책추진의 이면에는 많은 문제점을 안고 있는 “7차 교육과정”의 정착을 위해 인원수를 너무 급속히 축소한다는데 있습니다.
교실현장에 중요한 것은 적절한 인원과 더불어 제반환경의 조성입니다. 마음껏 뛰어놀 수 있는 운동장, 특기와 적성을 살릴 수 있는 공간, 무엇보다도 초등학교 아이들의 발달단계와 정서를 잘 이해할 수 있는 교사의 3박자가 조화되지 않는다면 겉과 속이 다른 기형적 학교로 전락하고 말것입니다.
교육현장을 무시한 채 무리하게 인원수를 축소하는 것은 수업환경, 교사의 질 등을 무시한 졸속적인 탁상행정이란 것입니다.
장기적 준비와 계획없이 단기적으로 학급당 인원수를 35명으로 줄이려고 하니 특별실이나 과학실, 음악실 등이 사라지게 되는 것입니다.
교실수는 늘어나지만 교육의 질은 오히려 낮아지게 될 것입니다. 아이들에게 필요한 것은 단지 교실뿐만이 아닙니다.
주변 시설의 확충과 장기적으로 학급수를 줄인다면 저희는 찬성입니다.
다음으로 ‘전문성’에 대한 저희들의 의견입니다.
저희들는 교대 입학부터 교사가 전문성에 대한 물음을 서로 하게 됩니다. 국어, 수학, 영어, 사회, 과학, 미술, 음악, 체육, 컴퓨터, 실과의 다양한 교과에 걸쳐 진행되는 수업을 들을때마다 내가 지금 배우고 있는 것이 어떤 의미가 있을까라는 고민을 누구나 하게 됩니다.
하지만 저희들을 곧 알게됩니다. 이 모든 것들이 예비교사로서 초등학교 아이들을 가르치고, 알기 위해서 너무나 필요하다는 것을 말입니다.
교대와 사대는 엄연히 다른 목적을 가지고 예비 교원을 양성하고 있습니다.
사대는 중등교원을 위해 특정 과목의 심화지식을 가르치고 있습니다. 하지만 교대는 초등교원 임용을 위해 특정과목에 집중된 교과과정이 아닌 초등학교 아이들에 필요한 다양한 교과목을 배우고 익히고 있습니다.
4년동안 저희들은 고민합니다.
각 과목을 어떻게 통합시키고 아이들에게는 어떻게 전달하여야 하는지에 대해 서로 토론을 하면서 점차로 아이들에게 다가가도록 노력하고 있습니다.
한 과목에 대한 전문적 지식은 사대보다 부족할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초등학교 학생들에게 필요한 것은 전문적이고 특정한 지식의 암기가 아닙니다.
중,고등학교 때는 기본적 지식이 있다고 생각하고 지도하는 것과는 다릅니다. 간단한 예를 들어보겠습니다.
학부모 여러분은 아주 간단한 수학 문제 +은 단순히 분모를 통분시켜 로 만들 수 있다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 쉽게 생각하고 있는 간단한 수학을 아이들은 왜 그런지 모릅니다. 한번이라도 자녀를 가르쳐보신 분은 참 답답하다고 생각하실 것입니다.
초등학교 교사에게 필요한 것은 ‘개념’에 대한 단순한 암기보다는 원리에 대한 이해입니다.
이를 위해 저희 초등학교 선생님들은 여러 가지 교육자료를 활용하여 아이들 스스로 ‘아 그런거구나’하고 느낄 수 있도록 지도하는 것입니다. 이 과정에서 단순 지식을 암기시킨다면 아이들의 사고는 마비될 수밖에 없습니다. 이를 위해 저희들은 꾸준히 준비하고 서로 공유하면서 4년동안 배우고 익히는 것입니다.
또한 저희들은 2학년때부터 일선 초등학교로 실습을 나가고 있습니다. 강의실에 배운 지식들이 이론적인 것으로 전락시키기 않기 위해 일선 현장에서 아이들을 만나 부딪치고, 뒹굴면서, 지도하면서 저희들은 어느덧 ‘교사’가 되어가는 것을 느낄 수 있습니다.
사대생들의 70학점을 1년동안 배우고 (일반적으로 교대에서는 1학기당 21학점 정도를 이수합니다) 초등교사가 된다는 것을 반대하는 것은 사대생들의 능력이 부족하다고 반대하는 것이 아닙니다.
1년동안 42학점을 이수하는 저희도 벅차하고 있는데 70학점을 좁은 공간에서 교육을 받는다는 것은 날림으로 될 수밖에 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교대에서는 학기중에 일반 학부생들의 수업과 대학원생들의 수업으로 유휴공간이 거의 없습니다.
사대출신들의 보수교육은 불과 5개월동안의 방학을 이용해 단기간에 그치고 말것입니다.
또한 단순히 학점을 이수하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1년동안 날림으로 받는 교육을 하면서 얼마나 아이들에 대해서 고민하고 생각할 시간을 가질 수 있느냐인 것입니다. 물론 2~3년 고생하면 다음부터는 잘 할 수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2~3년동안 교육을 받은 아이들의 미래는 어떻게 되겠습니까. 교실에서 수업을 받는 아이들은 실험대상이 아닙니다.
사대생들은 청소년기의 아이들에 대한 고민을 하고 저희는 초등 아동에 대해서 고민을 하는 것입니다.
각자의 분야가 틀린 것입니다. 외과의사에게 몇 달 교육시켜 내과의사를 하라고 한다면 모든 사람들이 반대할 것입니다. 가시적으로 보이는 사람의 생명이 위급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잠재적으로 갖고 있는 아이들의 미래는 어떻게 될 것인지 고민해보셨는지요. 아이들의 한 과목에 대한 지식만 풍부해진다면 아이들의 미래가 밝게 되는 것일까요? 우리는 눈에 보이지 않는 것에 대해 너무나 소홀히 취급하고 있다고 봅니다.
마지막으로 얘기할 것은 예비교사로 교실붕괴로 대표되고 있는 교육전반에 대한 저희들의 노력입니다.
2001년을 살아가는 저희들을 포함한 대부분의 국민들은 청소년들의 일탈과 범죄들을 보면서, 또한 교실에서
교사의 권위의 붕괴를 지켜보면서 이나라의 미래를 걱정하고 있습니다. 21세기를 맞이하면서 희망보다는 암울한 미래를 예견하는 것도 어쩌면 당연합니다. 촌지와 체벌을 언급하시면서 여러 학부모들은 분노와 실망을 교사들에게 가지고 있습니다.
그러나 예비교사로서 저희들은 이 모든 것에 문제점을 인식하면서 심각한 고민을 하고 있다는 것을 알고 계셨으면 좋겠습니다.
많지 않은 월급에, 더 이상의 존경도 받지 못하는 교사를 택하면서 저희들은 일신상의 이득을 위해 이곳에 서있지 않습니다.
저희들에게 귀한 것은 돈이나 명예가 아닌, 그보다 더욱더 갚진 것은 저희들에게 아이들의 미래와, 이 나라의 미래가 달려있다는 작은 자부심입니다. 이 자부심을 가지고 저희는 공부하고, 아이들을 대하고, 그들과 함께 울고웃고 있을 것입니다.
서울 교대의 경우 보수교육생들을 뽑지 않을 예정이라 합니다.
그런데도 저희가 이렇게 학생의 권리인 수업을 포기하면서 여러분에게 말씀드리는 것은 아이들의 미래가 우리나라의 미래이기 때문입니다.
교육부는 보수교육을 이번만 시킨다면서 저희들을 진정시키고 있습니다. 저희가 진짜 밥그릇 싸움을 하고 있다면 교육부의 이런 말을 듣고 조용히 강의실로 돌아갈 것입니다.
그러나 저희가 진정 지금과 같은 일련의 시위를 하고 있는 것은 초등학교 현장 자체에 대한 교육부의 경시 때문입니다.
초등학교는 오히려 중고등학교보다 정서적 발달에 큰 의미를 가지고 있습니다.
중고등학교에서 인지적 측면의 발들을 주로 한다면 초등학교 아이들은 정서적인 발달을 주로 하는 단계입니다.
아이들의 미래는 곧 우리들의 미래입니다. 아이들을 통해 우리는 희망을 꿈꾸며, 그들의 미소를 통해 가능성을 기약해봅니다.
단기간에 급조된 교사들이 와서 아이들의 하얀 도화지를 상대로 교육을 시험하는 것을 더 이상 관망할 수 없습니다. 그래서 저희들은 분연히 이렇게 강의실 밖으로 나와 저희들의 작지만 소중한 목소리를 내고 있는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