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원본 메세지] ---------------------
어제 토요일은 시간이 너무 많이 남아서 뭘할까 영활 볼까
에네미 라인즈나 보려 했더니 안양에선 안하네...
그래서 그냥 아무대나 가자 충주나 한번 여행가볼까 해서 충주가는
고속버스표를 사려는데 이런 충주가는 길에 제가 태어나서 9년간
살았던 경기도 여주군 태평리를 거치지 않겠어요.
그래서 태평리행표를 끊어서 버스타고 가는데 눈이 엄청나게 내려서
고속도로가 엄청나게 막혔어요.
그래서 버스 안에서 이생각 저생각을 하고 있었죠.
거길 떠나서 지금껏 그 동넬 가보질 못했거든요.
아직도 전투기들이 저공비행을 할까? 내가 다녔던 언덕위의 조그마한 교회,
엄청난 경사길을 가진 면사무소, 여름때마다 수영하던 냇가,
내 친구네 아버지가 운영하던 목공소, 재미없는 만화나 상영했던
면내 극장, 무지하게 조그만 초등학교(한 학년당 4개 반)
편도 1차로의 좁은 도로, 내 친구네 엄청나게 큰 논밭
집에서 나오자마자 눈에 들어오는 저 멀리 보이는 마을 등등을 회상하며
가는데 "태평리! 태평리!"라고 기사 아저씨가 그러시길래 저는
아 예!하고 얼른 후다닥 뛰어 내렸죠.
근데 전 엄청 놀랬습니다. 잘못 내렸거든요. 어느 번화가에 내리고
만거였죠. 전 억! 이런 내가 이런 실수를 하다니 다시 버스를 타려고
표를 끊으려 가는데 그 터미널 내에 있는 한의원이 이상하게 끌리더군요.
전 표를 안끊고 터미널 밖으로 나갔죠.
전 여기가 내가 살던 동네가 맞나 했죠.
제가 다녔던 저 멀리 보이던 조그마한 교회는 없어지고
중세시대에 지었음직한 엄청나게 큰 교회가 있고 또 거길 지나가는
길에 있는 면사무소는 이상하게 경사가 낮아졌고 또 건물도 높아져있었고
면사무소 쪽에서 금방 보였던 냇가는 높은 건물에 가려 보이지 않아
건물을 지나 냇가를 보니 냇가는 폭이 엄청 좁아져있고 또 그 위엔
다리가 놓여져 있었고 그 근처 친구네 목공소는 어딘지 도저히 못 찾겠고
면내극장도 어디 갔는지 거긴 큰 식당이 들어서 있었고 또 초등학교도
2층짜리 건물처럼 안보이고 터미널에 나오자마자 보였던 친구네 논밭엔
건물이 엄청나게 들어서있었고 또 무엇보다 예전에 살던 집이 어디
갔는지 거기엔 대형 체인점이 들어서 있어서 아니 아니 이게 내가
살던 조그맣고 아담한 동네였던가하는 생각에 얼이 빠져 그나마 아직도
남아있는 태평약국 앞에서 한참 서 있었습니다.
이런 정말 충격이었습니다. 물론 옛날 향수는 조금도 찾아볼수도
없었구요.
전 하도 실망해서 두시간만에 다시 버스를 탔습니다.
하~ 무지하게 즐거웠던 부천에 살던 시절을 회상하면서
시험보러가는 길에 우리 동네를 지나길래 거길 들러봤을땐 거긴
발전이 적어 옛날 엄청나게 뛰어놀았던 향수를 찾을수가 있었는데....
윽~ 내가 태어나 9년간 살았던 태평리...... 지금보다 많은 발전이
있길
정말 오랜만이군여. 죄송합니다. 자주 못들어와서요.
현구, 내일 군입대 잘하시고 오늘도 잘해주지 못해서 미안했다.
휴가때 나와라. 니가 한턱 쏠께 알았지?
카페 게시글
써클 글방
Re:형 오랜만이네여....자주좀 와요...(냉 無)
충남경찰™
추천 0
조회 0
02.01.28 10:38
댓글 0
다음검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