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명사분들을 인터뷰 하고 있다는 말을 사촌형에게 했었다.
그 말을 들은 사촌형은 내가 꼭 만나봐야 할 분이 있다고 말했다.
형이 나가고 있는 목장(교회 모임)의 목장님 이라고 했다.
전에 한번 신앙심이 깊으신 분을 만나뵌 적이 있는데, 모든 질문에 종교적인 답변을 주셔서
그 의미를 이해하기 어렵고, 가슴에 와닿지 않았던 적이 있었다.
그러나 OO대학교병원 신경정신과 과장님 이라는 말을 듣고 배울점이 있겠다고 생각했다.
첫번째 만남.
안양의 목장에서 이뤄졌다. 그때는 특별히 인터뷰를 할 생각이 없었다.
교수님께 직접 말씀드린것도 아니고 허락을 해 주신것도 아니었기 때문이다.
모임이 진행되면서 느꼈지만 그곳의 어느 누구도 나를 이방인이라고 생각지 않았다.
다만, 숫기없는 나는 스스로 이방인이 되어
괜스레 코를 만지작 거리고 허벅지도 비비고, 핸드폰도 들여다 보고 있었다.
색깔이 예쁜 통나무좌탁에 앉아 있으니 진~짜로 맛있는 음식들이 나왔고, 간만에 정말 맛있게 먹었다.
이 후 목자들이 각자 한 주 동안 있었던 이야기들을 했다.
밝은 표정과 웃음속에 가려져 미쳐 보지 못했던 아픔들을 알게되었다.
웃고 있는 표정뒤에 나타나는 찰나의 그 눈빛은 그사람이 그 문제로 얼마나 힘들어했을지를 보여줬다.
내가 이야기 할 차례가 되었다.
나는 무한능력에서 받은 감명이며, 인터뷰를 하게 된 계기며, 나의 꿈을 이야기 했다.
내 꿈이 나를 가장 잘 표현하는 것이었고, 내 꿈이 바로 나였기 때문이다.
그리고 얼마전에 깨달은 바를 말했다.
"예전엔 실수하고 실패할까봐 너무너무 두려웠는데, 이제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습니다.
내가 만나게 될 사람들에게 긍정의 변화를 일으키려면 내가 그들만큼, 또는 그보다 더
어려운 일을 겪어보는 겄도 괜찮겠다는 생각을 했기 때문입니다.
조금 힘들거 알고 있지만 바닥을 찍어보는 것도 좋은 경험일거 같습니다."
사촌형이 말했다. (사촌형 특유의 유쾌함을 도저히 글로 표현할 수 없다는 것이 너무나 아쉽다.)
"너 진짜 잘왔다. 여기 있는 사람들 다 한 번씩 바닥 쳐봤던 사람들이야."
모두들 웃었다. 나는 그 웃음이 진심으로 좋았다.
여기서는 연기를 할 필요가 없었다.
그냥 있는 그대로를 드러내도 괜찮았다.
쓰고 있던 가면을 다 벗어 던져도 되는 그런 곳,
추운 겨울에 집에 들어와 옷도 벗지 않고 뛰어드는
뜨듯한 아랫목 같은 그런 곳.
사람들이 자신의 아픔을 이야기 할 때 나는 교수님이 과연 어떤 말을 하실까...
궁금해 했다.
그러나 이야기가 다 끝나고 집에 가기까지 교수님은 그저 웃고, 듣고, 웃고, 듣기만 하셨다.
그사람의 변화를 위한 특별한 작업(?)은 전혀 보이지 않았다.
나는 실망했지만...
여기에 대한 깨달음은 두번째 만남에서 얻게 된다.
그렇게 첫번째 만남은 끝났다.
나는 아직 초보자라 진정한 고수를 잘 알아보지 못한다.
교수님께서 형이 말한 만큼 훌륭한 분인지 알지 못했다.
그러나 한가지 힌트는 얻었다.
그것은 모임중 형이 한 말 때문이었다.
대화중 사촌형이 이런말을 했다.
"저희는 목장님이 시키시는 거면 뭐든 하잖아요."
이 말이 얼마나 충격적인 말인지는 이해하려면 몇시간을 이야기 해도 모자라기에
최대한 짧게 설명해 보겠다.
(설명 생각하느라 몇시간이 흘렀다)
내 사촌형은 자신을 지나치게(???) 사랑한다.
자기 스스로가 사랑스러워 못산다.
뭐가 그렇게 사랑스러운지 들여다 보면 별것도 없다.
그래서 더 신기하다.
이것만 보면 곡해될 여지가 있기에 한마디 덧붙이자면 사촌형이랑 있으면
굉장히 유쾌하다.
일례로, 법무사인 형에게 소송상담하러 온 우울증에 걸린 여성이 있었다.
사촌형은 그 고객에게 돈을 얼마 벌었니, 소송은 이겼니... 이런 얘기는 하지 않는다.
형이 한 이야기는...
"저번에 우울증 걸린 여자가 왔는데 형이 네시간만에 드디어 웃겼다는거 아니냐!!! 푸하하~~"
조금 이해가 되실런지...
두번째 만남.
두번째 만남은 여름방학이 다 끝날때쯤, 그러니까 몇개월 후에 기회가 생겼다.
그때 나는 깜깜한 동굴에서, 아~주 미세하지만 한줄기 빛을 따라가고 있었다.
여전히 통나무좌탁엔 맛있는 음식들이 있었고, 교수님의 넉넉한 미소는 뜨듯한 아랫목처럼
사람의 마음을 녹이는 편안함이 있었다.
그리고 바닥을 쳐보신(???) 분들이 새로 들어와 계셨다.
숫기없는 나는 또 허벅지를 비비고 핸드폰도 만지작 거렸다.
모임을 하는 도중 목녀님께서 하신 기도 내용중에 전에 풀지 못했던 의문을 풀었다.
"........상처받고 아픔을 겪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스스로 변화할 수 있도록 하시고 저희에게 그것을 기다릴 수 있는 힘을..... "
나는 사람들을 만나면서 상담을 하고 코칭을 해 나가면서 가끔씩 그들에게 변화를
너무 강요 하지 않았나 하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그사람들은 그저 들어주기를 바랐을 텐데...
때로는 그 사람이 가지고 있는 내적인 자원에 맡기고 기다리는 것도 필요하다.
모임이 끝나고 인터뷰를 했다.
Q. 교수님, 하고 싶은 일은 너무나 많고 할 수 있는 일은 한정되어 있는데
최선의 길을 선택하려면 어떻게 해야 합니까?
- 나도 운이 좋은편이었어. 학부3학년 때 하고 싶은 일을 정했었거든.
그런데 지나고나서 얻은 교훈이 있어.
내가 선택한 산의 산봉우리에 올라서면 다른산의 모습도 보인다는 거야.
윤환이 네가 어느 한 분야에서 일정수준에 오르게되면
다른분야의 그만한 수준에 있는 사람들과 교류를 하게되
그 교류를 통해 얻은 지식들은 네가 공부해서 얻는 것보다 훨씬 빠르고 정확한 것일거야.
(사람들은 어리석게도 눈에 보이는 것만 믿는다.
아니, 어쩌면 눈앞에 보여줘도 믿지 않는다.
교수님께서 해주신 말씀은 익히 알고 있는 내용이었지만,
나는 그걸 확인하고 싶었는지도 모른다.)
Q. 교수님 자신감은 어디서 나오는 것입니까?
- 음... 언제 부터 였는지 모르겠지만 30분정도 나와 대화를 하면
그사람이 나를 다시 만나고 싶어 할거라는 믿음이 생겼어.
Q. 그러면 그 자신감은 어떻게 기를 수 있습니까?
-(질문을 받으시고 바로!) 훈련이지. 그리고 신앙생활도 포함이 되.
사람에게는 변화가 어려운 타고난 부분과 변화될 수 있는 부분이 있어.
변화될 수 있는 부분은 훈련을 통해서 얼마든지 극복할 수 있어.
그리고 나는 신앙생활을 하면서 사랑받고 있는 존재라는 것을 알았고
그것이 많이 도움이 되었지.
더 많은 이야기들이 있지만 여기까지만 글을 쓰는 이유는
지금까지 글에서 나타났던 부분이 내게 준 감동과 교훈이 퇴색되지 않았으면 해서다.
때로는 스스로 변화할 수 있을 때까지 기다려 줄 것!!!
내가 선택한 산의 정상에 갈 것!!!(이산 저산 기웃거리지 말 것!!!)
내 자신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사랑할 것!!!
그리고 그런 믿음으로 어떤 사람이든 30분안에 나에대한 믿음을 줄 것!!!
2019년 9월 3일 무엇을 상상하든 그 이상을 보게 될 것입니다.^^^
첫댓글 style good
멋있는 분들이 너무 많다~~~이것도 역시 감동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