國債報償運動 發起過程에 대한 考察 舊韓未 大邱의 啓蒙· 自强運動을 中心으로

[sowoo]

   ◎ 본 논문은 國債報償運動을  이해하는 데 도움 되리라 생각하여 옮김니다.◎

國債報償運動 發起過程에 대한 考察

舊韓未 大邱의 啓蒙· 自强運動을 中心으로

朴 英 圭

(전 대구 MBC전무, 전 대구일보사장)

I. 머리말 Ⅱ. 大邱廣文會의 新敎育救國運動의 종말 III. 大邱民議所의 自治權運動 Ⅵ. 국채보상운동의 발기와 실천

V. 2천만의 범국민운동으로 승화 VI. 일제의 탄압과 국채보상운동의 종말 Ⅶ. 國債報償義損金

Ⅰ 머리말

1907년 1월에 대구에서 발기되어 요원의 불길처럼 전국에 확산되어 삽시간에 범국민운동으로 승화되었던 국채보상운동은 일제의 침략에 항거, 민족의 나라사랑정신을 총집결하여 전개한 위대한 민간주도의 호국· 구국운동이었다.

國債報償運動의 짐정란 민족사적 운동이 발기, 실천되던 당시에 이미 「위대한 독립운동」이라 규정되었다. 즉 당시 황성신문은 1907년 2월 25일자 사설 (斷煙報國債)에서 「꿈인가 생시인가, 하늘이 준 소식인가, 이 소식이 어디서 왔소. …… 대한 광무 11년 새봄의 제일좋은 소식이 하늘에서 온 복음을 전하도다 …… 두 손 들어 재배하며 대한제국 만세, 대한제국 동포만세를 소리쳐 선창하고 삼백번을 뛰며 삼백 번을 춤추며 이 만고의 호소식을 우리 이천만 동포에게 봉헌하노니, 이 소식은 다름이 아니라 大邱廣文社부회장 徐相敦씨등 제씨의 斷炯同盟한 호소식이로다. …… 20세기 오늘의 세계에 대한국민 명예로운 이름이 전 지구상에 찬란히 빛나리니 …… 뒷날 대한독립사 제 1 권 제 l 장에 대서특필하여 해와 달같이 게재할 것이 이 단 연동맹회의 徐相敦등 제씨가 아니겠는가.」고 평가했다. 그러나 국채보상운동은 일제의 탄압에 의해 미완성의 운동으로 끝났고 광복 후에 쓰여진 우리 역사에도 소홀히 취급된 것이 사실이다. 다행히 근년에 와서는 학계에서 국채보상운동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면서 여러 편의 귀중한 논문이 발표되었다.

愼鏞廈 교수는

「국채보상운동은 구한말 애국계몽운동의 중심적 위상을 차지하는 매우 중요한 운동이며 일제의 경제침략에 대한 저항운동으로서 이후에 전개된 민족경제운동과 물산장려운동의 효시」 1)라고했다.

 

I) 「애국계몽운동에서 본 국채보상운동」 1993년.

趙恒來 교수는

「국채보상운동은 침략적 성격의 일본차관에 대한 국민들의 위기의식과 더불어 항일의식이 고조된 국민의 저항이었으며 애국계몽단체의 구국운동이나 의병항쟁 과 함께 일제침략에 대항한 민족자주독립운동」 2) 이라했다

鄭晋錫교수는

「민중주체로 자발적으로 일어난 국권회복운동이며 자발적 민중운동이 그처럼 단시일에 전국적으로 확산된 유례는 처음」 3) 이라했다.

여기서는 구한말 대구에서 열성적으로 전개되었던 新敎育救國運動과 자치권운동 등 애국계몽· 자강운동을 살펴본 뒤 그 연장선상에서 국채보상운동을 고찰하고자 한다

II. 大邱廣文會의 新敎育救國運動

국채보상운동이 대구에서 발기된 정신적 토양은 1905년 11월에 일제에 의해 강압적으로 체결된 을사조약 이후 크게 일기 시작한 애국계몽사상이었다.

愼鏞廈교수는 구한말의 애국계몽운동을

「한민족의 국권올 빼앗아간 일본 제국주의의 실력과 국권을 빼앗아간 한국민족의 실력격차를 객관적으로 인식한 개화자강파들이 민족의 실력을 양성하여 궁극 적으로 한국민족의 배양된 실력에 의해서 자기의 힘으로 국권을 회복하려고 전개 한 운동을 포괄적으로 일컫는 용어」4) 라고 정의하고 있다.

1905년 5월에 서울에서는 李傳 梁漢惡 尹孝定 등이 憲政硏究會를 조직하 여 민중계몽과 독립정신을 고취하는 것을 목표로 정치적 계몽활동을 전개하다가 을사조약 후인 1906년 3월에는 大韓自强會로 확대 개편하여 애국계몽 운동을 추진했디. 대한자강회의 계몽운동목표는 「우리도 열강처럼 民智를 일깨우고 산업을 興旺케하여 富國이 되기 위해 서양의 발달한 新敎育 . 新思想을 가르칠 학교를 많이 세워 인재를 양성한다.」는 것이었다.

2) 「국채 보상운동의 발단과 전개과정」 1993년.

3) 「국채 보상운동과 언론의 역할」 1993년.

4) 愼鏞廈 앞의 논문.

대구에서도 이러한 자강사상은 이미 보급되어 있었는데 1906년 1월에는 大邱廣文社 文會(일명 大邱廣文會)가 설립, 조직되어 신교육구국운동의 추진 단체가 되었다. 大邱廣文社와 광문회의 설립은 金光濟의 건의에 의해 대구 의 巨商 徐相敦 등 십수명이 출연하여 이루어진 것이다. 대구광문사는 신교육 계몽운동을 전개하는데 필요한 교과서는 물론 계몽 잡지나 신문· 교양서적 등을 발간· 보급하기 위한 인쇄소이며 광문사안에 경북도내 각군 유지 4~5백 명으로 구성된 文會를 두어 그 公議로 활동방향을 결정하였다.

대구광문사의 사업에 대해서 대한매일신보는 1906년 1월 14일자 신문에서 「교과서는 동 · 서양 서적 가운데서 시대에 맞는 것을 골라 번역 · 출판하고, 또 本道 각 가문의 忠과 烈行의 실적을 수집하여 책으로 발간하며 每月三度 잡지를 발간하여 각군 관리의 치부와 인민선악을 일일이 탑재하여 발행」할 계획이라 보도했다. 그리고 文會의 역할에 대해서는 大邱廣文會長 金光濟 등 10여명이 연서로 정부에 제출한 다음과 같은 「의무교육 실시 건의서」에 잘 나타나 있다.

「……작년(1906년) 봄부터 대구에 廣文會를 특설하고 활판기를 구입, 교과서를 간행하며 광문사 안에 각군 유지 4-5백명을 규합하여 文會를 두었습니다. 時會가 있어 교육을 확장하고 도모할 일을 논의하는데 가장 증오스러운 것은 각 군수 가운데는 시대적 의무를 깨닫지 못하고 교육사업을 열심히 하지 않는 것과 각 촌리 가운데 완고하고 사리에 어두운 사람들이 일을 방해하는 것입니다……」5)

5) 「황성신문」 1907년 2월 22일

대구광문회의 신교육운동은 대구에 중학교과정의 사립보통학교를 설립하고 경북도내 41개군에는 사립소학교를 세운다는 원대한 設校계획이었다. 이 계획에 따라 대구에는 사립협성학교가 먼저 설립되었다. 이들은 그 설립취지문에서 「治國의 요체는 교민에 있고 敎民의 방도는 학교설립에 있다」고 전제하고 「정치는 태만해지고 교육은 해이해져 국가형세가 어려워진 세상 을 개탄하는 마음과 우국의 정성으로 학교를 세울 방책에 망념한다……」고 했다.

대구의 新敎育운동에 고종황제도 기뻐하여 1천원의 특별하사금과 함께 敎育勅諭를 대구광문회에 내렸다. 고종황제는 이 칙유에서 「…… 교남의 一府(대구)가 이미 학교를 진홍할 절목을 들어 시행하니 사랑스럽고 심히 칭찬할 일이라」며 「교남은 예부터 士林의 淵蘇요 人材의 府庫라 칭하였으니 만약에 교육을 흥하게 하고 무성 하게 한다면 비로소 국가의 바탕을 공고케 하여 국가의 비운을 만회하고 治道를 울흥하게 할지니 국민 모두는 짐의 뜻과 같이 학교설립에 진력하라」고 격려했다.

고종황제의 교육칙유와 1천원의 특별하사금은 신교육운동에 열성적이었던 대구광문회 회원들에게 한층 뜨거운 나라사랑의 열정을 갖게 하였다.

당시의 경상북도 관찰사 申泰休 역시 대구광문회의 학교설립운동에 적극적으로 지원하고 나셨기 때문에 그 성과는 자못 컸다. 申泰休 관찰사는 「서문밖 達西橋 부근에 있던 대구광문사 회관을 관찰청 앞 공공건물에 옮기게 하고 인쇄소 기계실을 설치」해주가 하면 「남문 밖 觀德亭을 수리하여 사립사범학교(교장:徐相夏)를 설치」하는 등 열성을 보였다. 대한매일신보는 그 성과에 대해서 「경북관찰사 申泰休씨가 以設校興學 扶植民力할 事로 爲義務하야 實心徹去한다더니 과연 각군· 각면에 학교를 多設하고 실천여부를 관찰할 차로 종종 耳目을 파견하야 學員을 권장하고 인민을 효유하야 각기 自治自强之力을 배양한다고 吳丑不稱道한다더라(1906. 5. 29)」고 보도하였으며, 이 결과 「관하 41개군에 3백 70교’ 학도는 4천 5백 명인데 대구부내 학도가 4백 70여명에 이르렀다(1906. 6. 3.)」고 했다.

그러나 대구의 신교육계몽운동은 申泰休 관찰사가 1906년 6월에 평북관찰사로 체임되면서 좌절되었댜. 申관찰사의 체임은 일제 통감부가 大邱理事廳 개정작업을 위해 계획적으로 단행한 인사 조치였다. 自治自强을 위해 新敎育운동을 열심히 전개하는 申泰休 관찰사를 두고서는 대구 이사청 개청에 협조를 받을 수 없다고 판단한 것이다. 그는 親淸守舊派로 갑신정변 때는 훈련대장으로서 개화당과 일본군올 공격했으며 1905년 1월 警務使 때는 경찰고문 마루야마(丸山重俊)에 반기를 들고 사임함으로써 漢城경찰의 1주일간 파업을 유도한 전력의 소유자였다.

申泰休가 후임 발령없이 떠나자 경북관찰사 서리직을 맡게 된 대구군수 朴重陽은 대구광문사가 사용하던 관찰청 내 공공건물을 회수하는 한편 일체의 지원을 중단, 냉대함으로써 국난의 시기에 열정적으로 전개했던 대구의 신교육구국운동은 위기에 빠졌고 결국 좌절하기에 이르렀다.

III. 大邱民議所의 自治權運動

통감부(동감 : 伊藤博文)가 도단위 하부조직인 大邱理事廳을 개청하기 위해 오까모도(岡本理平)를 단장으로 하는 개청준비단을 대구에 내려 보낸 것은 1906년 7월이었다. 경상북도 관찰사 서리겸 대구군수 朴重陽은 대구이사청 개청준비단에게 경상북도 관찰청의 정청인 宣化堂을 비롯하여 많은 공공건물을 무상으로 대여하는 어처구니없는 선심을 베풀었다. 

이러한 사태가 전개되자 대구광문사 문회원들은 「대한제국은 있으되 국권이 없는 망국현실」에 통분하면서 이해 8월에 自治權 도모를 위한 大邱府民議所를 설립했다.

대한매일신보가 1906년 8월 26일자 신문에서 (慶尙北道 大邱府民議所長 金光濟씨의 警告文) 제하로 게재한 취지문은 다음과 같다.

國權의 확립은 民氣를 진작하는데 있고 國權을 맑게 하는 것은 民智를 계발하는데 있으며 民智를 계발하는 길은 학문을 강구하는데 있고 民氣를 진작하는 책략은 단절에 있는 것이댜 따라서 동서 문명제국의 국민들은 自治自强의 책략을 도모하기 위해 각 村 . 町 . 縣 . 市에도 民議所를 설립하고 役長이나 會頭를 선발 하여 …… 애국정신과 산업진홍사상을 강론하고 토의하는데 그 격렬한 언론은 능히 사람들의 마음을 감동시켜 분발케하며 총명하고 밝은 사리는 사람들의 미혹한 생각들을 밝게 깨닫게 하여 사람마다 각자가 국민된 의무를 중하게 여기니 가히 남의 나라의 압제와 모멸을 스스로 면하여 民力을 심어 國權을 달성하거늘 어찌 하여 우리 대한 동포는 옛 습속에 안주하여 자포자기 하는가. 비록 2천만 국민이라고 하나 개개가 흩어져 이탈하여 국가를 지키고 보존하는데 실책하여 대세가 이러하니 어찌 한심하지 않으랴 대구는 三南의 요충이요 각국과 교제가 있는 곳이 라 민중의 회의소가 없어서는 안 될 것이니 이에 우리가 公認을 이어 받아 民役所를 설치할 취지를 밝히는 것인즉 노소존비를 가리지 말고 一省이 규합하여 모든 백성이 한마음으로 보호하여 自治權울 도모하려 하는 것이다.

여기서 公認이라 함은 경북도내 41개군의 유지로 구성된 대구광문사 문회의 의결을 뜻한다. 대구광문사 사장 金光濟를 비롯한 文會員둘은 이처럼 신교육구국운동이 일제의 간계에 의해 좌절한 시기에 저들의 대구이사청에 대항하는 민간조직으로 대구민의소를 설립하여 一省이 一心相護의 단절로 自治權울 도모하자」고 의치고 나선 것이다. 그러나 대구민의소인들 어찌 망국의 대세를 막을 수 있었겠는가. 일제 통감부의 하부조직인 대구이사청은 이해 9월 15일 경상북도 관찰청의 정청 宣化堂에서 일장기를 휘날리며 개청식을 가졌다.

정부는 대구이사청이 개청된 뒤에야 공석중인 경북 관찰사에 韓鎭昌(전북관찰사)을 임명했다. 정부가 신교육운동에 열심이었던 申泰休 관찰사를 후임발령 없이 체임한 인사나, 대구이사청 개청 후에야 공석중인 관찰사를 발령한 것은 모두가 대구이사청 개청을 무난히 하기 위한 통감부의 간계에서였다. 경북관찰사로 발령받은 韓鎭昌은 「집무할 공당(宣化堂을 뜻함)이 없어 부임할 수 없다」고 버티다가 결국 「수리비 2천원을 대구이사청에 지불」하고서야 선화당을 되돌려 받아 11월 18일 부임했다. 6)

 

6) 대한매일신보의 보도.

일제 침략초기에 나타난 이러한 일련의 사태는 대구의 지도적 계몽운동가 들에게 위기의식을 체감하게 했으며, 국가보존 대응책에 부심하게 하였다.     

Ⅳ. 국채보상운동의 발기와 실천

대구광문사 문회는 1907년 1월 29일(음 12월 16일) 문회의 명칭을 大東廣 文會로 개칭하는 것을 중요안건으로 하는 특별회를 열었다 회원 2백여 명이 참석한 특별회에서는 회명 개칭문제는 원안대로 의결하였는데, 이 자리에서 회원 徐相敦이 「국가의 존망이 달린 국채(외채) 1천 3백만 원을 국민의 단연운동을 통한 의연금으로 보상함으로써 국토와 국민· 국권을 보존하자」는 이른바 국채보상운동을 발의했다. 국가존망이 달린 외채」란 한국정부의 재정고문 메가다(目賀田種太郞)가 화폐정리자금으로 들여온 3백만원과 통감 이또오(伊藤博文)가 1906년 3월에 「한국의 施政改善」 명목으로 들여온 1천만 원을 말한다 일본 제일은행으로부터 차관한 화폐정리자금 3백만 원은 한국의 관세수입을 담보로 한 것이며, 5전짜리 백동화 3백만원을 방출하여 기존에 유통되던 엽전 등 구화를 회수하는 것이었다.

경상북도의 경우 30만원이 배정되었으며 방출권은 경북도 재무감독관 가와가미(川上常郞)에게 있었다. 그는 이 자금 가운데 「20만원을 몇 명의 일본인으로 구성된 익명의 조합에 무이자로 貸下했으며 그들은 이 자금으로 한국인의 전답이나 가옥 심지어 고리대금으로 사용하였다. 요컨대 貸金을 하거나 부동산을 구입하여 백동화를 한국인에게 넘기면 되는 것이다 무이자로 대하된 화폐정리자금은 만 2년 만에 엽전(구화)으로 모두 회수되었다.7)

이와 같은 화폐정리사업은 전국적으로 엄청난 錢荒을 초래하여 경제계는 심각한 위기에 빠졌다. 당시 대한매일신보는 「대구에서는 일본인의 고리채로 저당한 한옥이 부지기수」라고 우려할 정도였다. 게다가 통감부는 1906년 10월에 管稅官관제를 공포하여 종전 군수등· 지방관에 위임되었던 정세권을 폐지하고 13도에 일본인 세무감을 두어 그 밑에 세무관과 세무주사를 두는 등 한국인에 대한 세금정수를 강화했다. 이처럼 통감부 설치이래 들여온 거액의 차관은 결국 한국인의 피를 빨아가는 경제 침략정책으로 가시화 되어갔다. 徐相敦이 「국채를 갚아야 국가가 살고 갚지 못하면 국가가 망한다(報則國存 不報則國亡)」고 의치며 국채보상운동을 받 의한 이유가 바로 거기에 있었던 것이다.

徐相敦의 국채보상운동 발의와 대구광문사 문회 특별회가 이를 즉시 전국 운동으로 전개하기로 결의한데 대해 당시 내빈으로 참석했던 咸南의 朴勝燁 李昌夏는 황성신문(1907. 3. 1.) 기고문에서 다음과 같이 현장 분위기를 묘사했다.

7)「大邱物語」 河井朝雄 1931년

「……이날은 達成廣文社 회원의 특별회가 열리는 날이라 우리도 초청을 받아 참석해 본즉 도내 신사 2백여명의 원만한 모임이요 언동과 동작이 자못 규범이 있었습니다. 본회 회원 徐相敦씨가 건의서를 제출하여 낭독하는 것을 들은즉 이것 이 단연하여 국채를 갚자는 것이었습니다. 참석자들은 정신을 바짝 차려 듣지 않는 자 없었으며 의기 분발하여 즉시 건의를 받아들여 각도에 공함하여 경고하고 권하기로 하였습니다.……」

대구광문회의 국채보상운동 받기에 대해 제국신문은 1월 16일자 신문에서 다음과 같이 보도했다.

대구광문사회 : 회명을 대동광문회라 개칭하는 일로 음력 납월 16일에 특별회를 열고 사무를 필한 후에 회원 서상돈씨가 동의하기를 국채 1천 3백만 원을 갚지 못 하면 장차 토지라도 허급할 것인데 지금 국고금으로는 갚지 못할지라. 우리 2천만 동포가 담배를 석 달만 끊고 그 대금으로 매삭 매명에 20전씩만 수합하면 그 빚을 갚을 터인데 혹 말하기를 우리나라 인종이 강단과 열심히 없어 일제히 담배 끊기 가 극난하다 하나 그렇지 않은 것은 우리가 충의를 숭상하던 바라, 어찌 힘이 안 드는 담배 석달이야 못 끊을 자 어디 있으며 설혹 사람마다 못 끊더라도 1원으로 백원, 천원까지 낼 사람이 많을지니 무엇을 근심하리오. 나부터 8백원을 내노라 한데, 만장이 일치하여 서상돈씨의 동의가 가하다 하는지라. 광문사 김광제씨가 말하기를 개왈 가야라 하니 모론 모사하고 실시함이 귀함인즉 당장에 실시하노라 하고 연주와 초갑을 없애고 3삭 담배값 60전과 돈 1O원을 내니 제인이 다 회장의 결심을 찬성하여 담배 끊은 자 무수하고 각각 출의하여 당장에 2천원에 달하였다.……8)

대구광문회는 이처럼 徐相敦의 국채보상발의를 2백여 회원의 만장일치로 실천하기로 결의하고 「국채 1천 3백만 원 보상취지문」을 작성하여 즉시 전국 각도에 공함하였다 취지문은 다음과 같다.9)

8) 愼鏞廈, 前撮書.

9) 대한매일신보, 1907년 2월 21일자에 보도된 순한문 취지문을 필자가 번역한 것임.

무릇 신민이 忠으로 행하고 義를 숭상하면 이로서 그 나라는 홍하고 백성은 평 안을 누리며, 불충하고 義가 없으면 이로서 그 나라는 망하고 백성은 멸함은 고금의 역사에서 그 근거를 얼마든지 찾을 수 있음이라. 뿐만 아니라 오늘의 歐州에서도 부강한 나라와 멸망한 나라들의 역사는 모두가 忠義를 소중히 하고 숭상하는 지 여하에 기인한 바라. 옛 역사와 멀리 歐洲의 일을 상고하고 동양의 이웃 나라 들을 살펴보건대 우리가 눈으로 확인할 수 있는 나라는 바로 일본이라 지난날 소국으로서 대국을 이긴 것은(청일·노일전쟁) 죽음을 두려워 않는 병사와 결사대가 있어 혈우육풍의 전쟁터를 흡사 樂地에 나가듯 하였기 때문인 것이라. 백성들은 짚신을 삼아 팔고 죽을 먹으면서 또한 여자들은 반지를 팔아 그 돈으로 군비를 마련하였음이라. 동서 역사상 절대한 위공을 세워 무력의 위세와 광영이 천지를 진동시킨 것은 일본국민 5천만이 모두 열심한 공이며 충의정신에서 나온 혈성 때문이니 어찌 흠탄하여 본받을 일이 아니리오.

아, 그러나 우리 2천만 동포는 나라와 백성이 이처럼 위란의 지경인데도 결심하는 이 한 사람 없고 방도를 헤아려 기획하는 일 한 가지 없으며 황제폐하께옵서 정사에 골몰하시며 깊은 근심에 짖어 있음을 보고서도 모두가 수수방관하고 있으니 나라가 멸망해도 괜찮다는 말씀인지. 근세역사를 보건대 나라가 망하고 민족이 진 멸한 埃及·越南·波蘭 등의 국민은 모두가 단지 자기 한 몸과 자기 집 만을 알 뿐 군주나 국가를 돌보지 않았기 때문인즉 이는 자합 자멸한 것이라.

지금이 바로 우리가 정신을 바짝 차려 열심하며 충의를 분발할 때인 것이라. 지금 우리의 국채 1천 3백만원은 대한의 존망이 달린 일이라 할지니, 이를 갚으면 나라는 存하고 갚지 못하면 나라가 망함은 필연의 추세라. 지금 국고로는 갚기가 어려운 형편인즉 장차 삼천리강토는 우리나라의 소유도 우리 국민의 소유도 되지 못할 것이라.

국토란 한 번 잃으면 다시 돌이킬 수 없는 것이니 우리가 어찌 월남등 멸망한 민족의 꼴을 면할 수 있으리오. 일반 국민들은 국채를 국민의무로 갚는 것은 불가능하다며 시대의 추세를 모르는 소이라 말하며 혹은 갚을 책략이 없어 블가능이라 말하고 있음이라. 그러나 국채를 갚을 한 가지 방법이 있으니 그다지 힘들지도 않고 재산을 축내지 않고서도 돈을 모을 수 있는 방도인 것이라. 2천만 동포가 석 달만 담배를 끊어 한 사람이 한 달에 20전씩만 대금을 모은다면 거의 1천 3백만 원이 될 것이니 만약 모자란다면 1원 10원 백원 천원씩 낼 수 있는 사람을 골라 출연시키면 될 일이라. 국민들이 당연한 의무로 여겨서 잠시만 결심하면 될 일이니 이 일을 저들 일본의 결사대나 짚신을 삼아 팔고 반지를 빼 팔아 군비를 조달한 일과 비교하면 어느 것이 더 무겁고 어느 쪽이 더 가벼우며, 어느 것이 더 어렵고 어느 것이 더 쉬운지를 알 수 있을 것이라.    

아, 우리 2천만 가운데 조금이라도 애국사상이 있는 이가 있다면 이를 반대하지 아니할 것이니 우리가 감히 발기하여 그 취지문을 부치면서 피눈물로 엎드려 원 하노니 대한의 신민 제군자는 말로 혹은 글로서 서로 전하여 알려서 모르는 이가 한사람도 없게 하여 기필코 실시함으로써 위로는 聖明에 보답하고 아래로 우리 강토를 유지하심을 千萬幸甚.

이상의 취지문에서 알 수 있듯이 국채보상운동은 거액의 국채로 상정되는 일제의 경제침략으로부터 국가와 국토를 지켜야 한다는 정신으로 시작된 것 이다. 이 운동의 정신적 바탕은 忠義였다. 徐相敦은 이 충의정신의 발현을 침략자 일본국민의 충애사상을 예로 하여 2천만 동포에게 인식시키려 한 것 이다. 그리고 그의 국채보상운동 발의는 신 교육계몽운동의 좌절로 실의에 빠졌던 대구광문회 회원들에게 새로운 구국운동 방향을 제시하여 의기 분발 하는 계기를 이룩한 것이다.

대구광문회가 이 운동을 얼마나 신속하게 실시하였으며 각도에 공함한 취지서가 즉각적으로 어떤 반응을 불러 일으켰는가 하는 것은 황성신문의 기고문(함남의 朴勝燁 李昌夏)보도에서 잘 알 수 있다.

……우리가 21일(양력 2월 3일) 釜山商會에 당도해 본즉 마침 대구광문사의 공함이 광포되어 釜港인사들이 뜻을 맹세하고 실시하고 있었습니다.

금년 정월 초 6일(양력 2월 18일)에 東京에 도착해 본즉 역시 대구에서 취지서를 받은 유학생 1백여명이 회동하여 단연동맹 발기를 의논하는데, 감격한 눈물을 흘리며 설명하기도 하고 혹은 격한 기백으로 토론하고 있었습니다.……

국채보상을 위한 대구군민의 첫 대회는 1907년 2월 21일(음력 정월 초9일) 대구성 밖의 北堠亭에서 열렸다. 張志淵은 이날의 대회광경을 대한자강회 월보 제9호에 「斷炳償債문제」 제하로 다음과 같이 기록했다.

음력 정월 초9일에 달구벌 내외일향 유지신사 徐相敦 제씨등 수백 명이 북후정에서 대회하니 모인 사람이 남녀노소 무릇 수만 명이라. 그 시에 신사 朴晶東씨가 먼저 연단에 올라 국채문제로서 일장 통론하여 말하기를 현재 우리 정부 세입이 단지 1천 4백만원예 블과한데 이 세입으로는 세출에 충용하는 것도 모자라 항상 근심이어든 어찌 남음이 있어 가히 거액의 국채를 상환할 수 있을 것인가. 기한이 지나 채주가 독촉하면 필경 강토를 보존할 수 없을 것이니 우리 백성 장차 어디서 기거하여 생활할 것인가. 그런즉 국채상환은 부득불 우리 백성이 각자 의무로 담임하여 청장함이 가한 것이라. 허나 우리가 무슨 수로 이 거액을 변제할 것인가. …… 우리가 일용에 무익한 연초를 3개월 기한으로 끊고 그 소모비용으로 각자가 1원씩만 모으면 전국 인구에 담배 피지 않는 부녀자를 제하여도 1천 2백만원이 될 것이니 국채를 갚음이 어찌 걱정이랴 하니, 이에 만장일치로 박수갈채하고 각자 주머니를 풀어 의연하니 모두들 의연을 고취하는 소리 분무함이 소나기에 물이 넘쳐흐르듯 함이라·… 의기 분발하여 당일 수합 금이 수백수십원이라 하니 사람의 마음 감발이 이처럼 굳은 것인가(원문은 한문).

국채보상 대구군민대회가 이처럼 애국열기로 가득하자 경상북도 경무부는 「무허가 집회이니 산회하라」고 압력을 가했다.

대한매일신보(1907년 3월 9일)는 당시 상황을 다음과 같이 보도했다

禁煙報償 하자는 일에 민의가 첨동하여 본회를 음력 정월 초9일에 大邱郡下 北堠亭에서 大開하고 취지서를 낭독한 즉 만장만인이 눈물을 흘리면서 가졌던 담배대를 일제히 던지고 다투어 의연금을 내는데 당초 개회규칙에 부녀와 아동의 의연금을 받지 않기로 하였더니 규중 부녀들이 격하게 부인회를 결성하고 패물을 기꺼이 의연하며, 심지어 걸인· 백정· 마부· 채소행상· 주막노파· 여자종· 머슴 까지도 나라가 있은 후에야 백성이 있는 것(有國後有民)이라 말하며 다수 의연하니 가히 人心이 天意임을 볼 수 있으며 생기가 나는 듯 하더라. 이 어찌 2천만 동포가 다시 태어나는 날이 아니겠는가.

금연회란 문명국에서는 위생상의 일이나 우리 백성의 금일 금연회는 즉 전국토지와 민족의 위생에 관한 문제라. 외교상 무슨 관계인지는 몰라도 대회 다음날에 경상북도 경무서는 會民을 불러들여 힐책하기를, 이 회의 목적은 비록 좋으나 지방관의 인허가 없은즉 산회함이 옳다 하오되 민심이 격앙하여 다음 12일(양력 2 월 24일)장날에 북후정에서 다시 대회하고 일장연설을 한즉 의연금이 분분한데 그 때 일본순사가 연설인을 잡아가고 기어이 해산하고자 하니 그 위협이 마치 오랑캐처럼 극심하였고 대구군 4개면민이 모두 공분하여 대표자로 徐相夏 都正浩 李根泳을 별도로 서울로 보내 국채보상취지서와 규칙을 함께 송무하오니 사정을 살펴 교섭하시와 국가를 다 함께 구제할 것을 삼가 바란다고 하였더라.

국채보상 대구군민대회가 처음 열린지 이틀 뒤인 2월 23일(음력 정월 11일) 大邱군 東上면 南一동에서는 鄭雲甲의 모친 徐씨, 徐丙奎의 부인 鄭씨등 7 인의 부인이 모여 국채보상부인회를 조직하고 은장도· 은폐물 등을 의연하고 다음과 같은 순 한글 취지문을 작성, 공포하였다.

경고 아(我) 부인동포라. 우리가 함께 여자의 몸으로 규문에 처하와 삼종지의(三從之義)의에 간섭할 사무가 없사오나 나라 위하는 마음과 백성된 도리에야 어찌 남녀가 다르리오. 듣자오니 국채를 갚으려고 2천만 동포들이 석 달간 연초를 아니 먹고 대전(代錢)을 구취(鳩衆)한다 하오니 족히 사람으로 홍감케 할지요 진정에 아름다움이라 그러하오나 부인은 무론(無論)한다니 대저 여자는 백성이 아니며 화육중(化育中) 일물(一物)이 아니리오. 본인 등은 여자의 소처로 일신소존(一身所存) 이 다만 패물 등속이라, 태산이 흙덩이를 사양치 아니하고 하해(河海)가 가는(細) 물을 가리지 아니 하기로 적음으로 큰 것을 도우나니, 유지하신 부인동포들은 다소를 물구(勿拘)하고 혈심 의연하와 국채를 청장(淸帳)하심이 천만행심(千萬幸甚).

정미(丁未) 정월 십일일 10)

 

10) 「대한매일신보」 1907. 3. 8.

남일동 부인 7인은 즉석에서 은폐물 13냥 8돈쫑을 모아 의연하고 다음날에는 북후정에서 부인대회를 갖고 국채보상참여 취지문을 낭독하는 적극성을 보였다. 황성신문(1907년 3월 29일)은 이에 대해 「청도 사는 朴秉善씨가 대구읍에 와 머물다가 북문 밖 북후정에서 鄭雲甲씨 자친 徐씨와 徐丙奎씨 부인 鄭씨등 일곱 부인이 은폐물을 의연하고 연단에서 게독한 순국문 一本을 본사에 錄送하였더라」고 보도했다.

대구에서의 국채보상운동은 남일동부녀회의 참여로 인하여 凡郡民운동으로 발전하게 되었으며 이후 많은 여성의 의연올 선도하게 되었다.

대구 서문밖 壽昌社에 설치된 대구국채담보회 사무실에는 의연자의 발길이 끊이지 않았는데 의연금 영수증은 大邱民議所 명의로 발급되었다(현재 유일하게 남아 있는 영수증은 1백원을 의연한 전 군수 金允蘭의 것으로 1907년 2월 21일자 대구민의소 발행 제 3 호로 「右는 國債擔保會 領收事」라 적혀 있다.).

이를 미루어 보면 국채보상운동은 대구광문회의 이름을 대동광문회로 바꾸기 위한 특별회에서 발의, 의결되었지만 운동의 실제 추진체는 金光濟 등 이 자치권운동을 위해 1906년 8월에 조직한 大邱民議所였음을 알 수 있다.

「大邱國債擔報會 사무소」 명의로 1907년 3월 12일자 대한매일신보에 광고 한 「제 I 회 持損人명단」에는 1백 34명의 직업과 명단 의연금액이 구체적으로 기록되었으며, 총금액은 直錢(현금) 6백 11원과 銀物 20냥 l돈쯤으로 집 계되었다 특히 이 명단에는 酒商 菜商 笠商, 莘商, 商民, 校奴, 백정, 마부, 심지어 절인 등 하류계층이 30여명(26%)에 이르고 있다.「대구군 국채보상 지원금수합소」는 이후 여성의연자의 수가 늘어나자 대한매일신보(1907년 5 월 14-17일간)에 「大邱郡斷炳償債會 의연한 부인성명」 제하로 특별광고를 하였는데, 그 수는 3백 11명에 달하였다 당시 대구군 인구가 3만여명인데 비하면 결코, 적은 수가 아닌 것이다. 11) 부인 의연자 가운데는 기생 앵무가 l 백원을 출연해 전국의 화제가 되었으며, 이밖에도 대구기생 14명이 50전 ~10원까지 집단의연하는 혈성을 보였다.

이처럼 대구군민 상하가 일치단결하여 국채보상운동에 참여한 것은 운동을 전개한 지도계층의 애국성에 자극 받은바 컸기 때문이었다. 황성신문은 「徐相夏(前侍從)」는 서문시장에서 연설할 때 단연하는 대의를 혈심으로 권고하고 군중을 향해 큰 절을 하니 장꾼이 감탄하여 출연하는데, 宰人(백정) 金時福은 10원을 의연하였다」고 보도했다(1907. 3. I.). 이 신문은 또 「대구단연회에서 前視察 徐相敦 1천원 , 前郡守 鄭在學 4백원을 비롯 前郡守 金炳淳 (允蘭). 前承旨 鄭圭鈺, 前敦寧 鄭桂祥, 前참봉 徐相敦, 前警務使 徐相龍 등 이 각기 1백원을 특별 의연하였고’ 金炳淳 . 鄭圭廷 . 李一雨 등은 각기 1백 원을 출연하여 그 회비(회 운영비)를 분담하기로 하였다」고 보도했다(1907. 4. 30.).

11) 大邱府史에 기록된 1910년 대구군 인구는 31,949명이다.

V. 2천만의 범국민운동으로 승화

대구에서 발의된 국채보상운동이 2천만의 범국민운동으로 발전, 승화할 수 있었던 것은 무엇보다 황성신문 대한매일신보 등 애국신문의 열성적인 지원때문이었다. 이를 처음 보도한 신문은 제국신문(1907. 2. 16)이었지만, 당 시 최대의 부수로 영향력이 가장 컸던 대한매일신보가 1907년 2월 21일자 신문에 대구광문사장 金光濟 徐相敦 등 제씨의 공함을 받아 「국채 1천 3백만원 보상취지」를 전문 보도한 것은 국민적 호응을 받는 결정적인 계기가 되었다. 이 신문이 배달되던 날의 감동적 반응은 평양상업중의소가 대한매일신보에 공함한 다음과 같은 기 사에 잘 나타나 있다.

의원 수십 인이 사무실에 모여 商界의 정황을 토론, 재정융통 방안을 강구하다 배달된 신문에 대구 金光濟 徐相敦씨 등이 단연동맹 국채보상 한다는 구절에 이르러서는 大聲而呼之하여 말하되, 快哉라 斯言이여 壯哉라 斯言이여 …… 회비가 엇갈림에 熱血이 沸中하여 齊聲而讀之하고…… 즉석 출의 2백여환하고…… 다시 특별회를 열고 특설 국채보상회하고 일반 동포에게 성명 광고하여 徐. 金 양씨의 大義에 기어이 지지 않도록 할지니 우리 대한 인민은 이 좋은 시기를 타서 국민의 의무를 잃지 않도록 할지어다. 12)

12) 「대한매일신보」 1907. 3. 6.

대한매일신보는 국채보상취지문을 전문보도 한뒤부터는 의도적으로 의연을 유도하는 기사를 연일 실었다. 2월 21일자 신문에서는 「愛國誠意」 제하의 기사로 「梨峴포목전 朴承稷(필자주: OB그룹 설립자)이 국채보상에 대하여 70여원을 모집하여 廣文社에 기부하였는데, 부객 全安峽은 이를 냉소하여 한푼도 의연치 아니함으로 無不唯篤했다더라」고 보도하였으며, 2월 24일자에서는 忠義所激」 제하로 「국채보상 의연금을 가져오는 사람이 매일 문에 가득하다」면서 「12세 학동이 애국양심이 발하여 세배돈 2원을 가져왔고 相思동의 李召史는 머리장식 은폐물을 팔아 구화 4원을 가져왔다.」고 보도했다. 또한 北美 桑港의 公立協會 제원이 국채보상 의연금으로 금화 35원을 기부하였다고 보도했다.

황성신문은 2월 25일자 사설「斷炯報國債」에서 국채보상운동의 소식을 「하늘에서 온 복음」이라며 국민의무로 참여할 것을 호소했다 당시 국채보 상운동의 소식을 접한 국민들의 심정은 대한매일신보 中署農團洞 지사장 鄭禹澤이 不勝感賀」하여 신보에 보낸 다음과 같은 글에도 잘 나타나 있다.

…… 장하도다 徐相敦 등의 뜻이여 쾌재로다 徐相敦 등의 맹세여. 이 뜻 이 맹세는 가히 만인의 두뇌를 깨우치는 경종이요 大韓을 복구하는 기초로다. I천 3백만 원 국채로 삼천리강토는 거의 물거품처럼 사라져가고, 2천만 민족은 필경 멸망이러니, 이제 다행히 몇몇 義男이 단연국채보상 논의를 선창하여 천하에 울분한 마음을 고동하오니 어리석은 부부인들 어찌 기쁘지 않으며 즐겁게 춤추지 않으리오……

서울에서는 金成喜, 劉文相, 李弼相, 吳榮根 등 24인이 國債報償期成會를 발기하고 보성관등 6개소에 수전소를 설치했다(발기는 2월 22일이며 황성신문에 2월 25일, 대한매일신보에 2월 27일 광고함).

국채보상운동으로 인해 이처럼 국민들의 나라사랑 마음이 고조될 즈음에 고종황제가 단연에 참가함으로써 이 운동은 범국민운동으로 승화되는 계기 를 잡게 되었다 대한매일신보는 2월 27일자 신문에 「大哉皇言」 제하로 「국채보상事로 인민이 단연하여 대금을 모집한다는 事를 自上으로 入聞하시고 大皇帝폐하께옵서 下敎하사 曰 哀我赤子가 국채를 보상하기 위하여 炯價를 모집하니 股不可吸煙이라 하시고 연초를 不御하신다더라」고 보도하여 일대 충격을 주었다. 고종황제의 단연보도는 국채보상운동을 범국가적 범국민적 의거로 공인한 것이나 다름없는 것이었다.

국채보상운동이 황제의 단연참여 등으로 전국운동으로 급격히 발전하자, 대구단연회 관계자들은 국민들에게 확실한 신뢰를 주기 위해서라도 「皇城 내에 總議所」를 설립하는 것이 급무라고 인식하고 이를 추진했다.

이에 대해 대한매일신보는 「단연보상하기로 받기한 金光濟 徐相敦 제씨가 각도 인민에게 확실한 信義를 布示하기 위하여 皇城내에 總議所를 설시하고 평일에 덕망이 유한인을 추천하여 總議長 副議長을 선정하고 각 사회 명예인으로 임원을 조직하여 의무를 영행하기로 작정하였더라」고 보도했다 (1907. 3. 1). 이 문제는 金光濟가 직접 추진하여 3월 27일 대한매일신보에 國 債報償志願金總合所 취지문과 전문 29조로 된 규정을 특별 광고함으로써 결실을 보았다.

당초 국채보상지원금총합소 임원은 소장에 韓圭卨 부소장 金宗漢, 회계 감독 朴容奎 . 徐丙珪, 검사원 安德鎔. 尹致昊 등으로 선임하였으나(1907년 4 월 8일) 韓圭卨이 취임을 고사하는 등 진통을 겪다가 5월에는 다시 소장 尹雄烈, 부소장 金宗漢, 평의장 趙存禹, 검사원 金光濟로 선임하였다.

총합소가 제자리를 잡지 못하고 있을 때 각 지방 報償所에는 국채보상기성회나 대한매일신보, 황성신문, 제국신문 등에 의연금을 송금하고 있었다. 특히 2월 22일에 발기된 국채보상기성회에는 전국 각지의 의연금이 쇄도하 여 발족 15일만에 1천 8백여 명으로부터 1천 5백 원가량이 모금되었다. 국채 보상기성회는 3월 16일자 대한매일신보에 의연자 명단을 광고했는데, 이 가운데에는 부산상무회의소 접수분 36명과 청주진위대 장졸 3백 18명, 평양 진위대 장졸 6백 80명, 충북 음성군, 여수지방 등의 의연자도 있었다.

국채보상기성회는 이때 「忠義所激으로 창졸간에 설치하였기 때문에 그간 임원을 확실히 정하지 못하였고 사무체계도 갖추지 못하였다」고 사정을 밝 히고 기성회 명칭을 국채보상연합회의소로 바꾸고 덕망인으로 임원을 구성 할 계획이라 밝혔다. 이에 따라 처음에는 의장 李儁 부의장 金光濟, 위원장 尹孝定을 영입할 계획이었으나 13) 여의치 않았고’ 다시 소장에 李道宰, 부소장 李容稙으로 영입하려다. 14) 결국 소장 李容稙, 부소장 池錫永 등으로 임원진을 구성하게 되었다. 15)

13) 「황성신문」 1907. 4. 8.

14) 「제국신문」 4. 20.

15) 「대한매일신보」 1907. 4. 30. 「황성신문」 1907. 5. 7.

그러나 국채보상운동을 전개함에 있어 중앙조직이 국채보상연합회의소와 국채보상지원금 총합소로 이원화되는 현상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여론이었댜 이에 두 단체는 역할 분담을 명확히 하기로 합의했으니 대한매일신보는 ' 兩所歸一」 제하로 1907년 5월 28일자 신문에 다음 같이 보도했다.

국채보상연합회의소 총무 金光濟씨와 지원금총합소 李康鎬씨가 兩會의 위임을 대표하여 莫重義務에 不可競爭인 즉 兩所가 합동하여 각 協助之意로 兩所特別會를 開하고 연합회는 償債에 일반동포의 지도방침을 장무하고 총합소는 수금 각처 금액을 총관하기로 兩會회장과 임원제씨가 의결하였다더라.

「莫重義務에 不可競爭」이라는 국민의 대화합정신이야말로 바로 국채보상 운동 추진의 원동력이었던 것이다 이로서 대구에서 발의되어 첫 실천대회 를 가진지 3개월만에 국채보상운동은 당대 명망가들로 구성된 국채보상연 합회의소와 국채보상지원금총합소가 쌍두마차 체제로 이끌어가는 명실상부 한 2천만의 국민운동이 되었댜 전국 각도· 군· 면· 리는 말할 것도 없고 사회단체 · 상인단체 · 학교 · 문중 · 무인단체 심지어 컬인단체(元山항의 19 인)조차도 국채보상회를 조직하고 의연금 모금에 혈성을 보였댜. 해외에서는 뉴욕韓人會 · 北美大韓人大同報國會 . 北美桑港韓人共立會 . 江北蘇王嶺의 한인회· 일본유학생 등이 국채보상회 또는 단연동맹으로 참여하는 감격적인 사태가 잇달았다. 이처럼 국채보상운동은 大韓人이 있는 모든 곳에서 열혈적으로 전개되었다

VI. 일제의 탄압과 국채보상운동의 종말

국채보상운동이 전국으로 확산· 조직화되자 일제 통감부는 당황했다. 이 鬪을 처음부터 「불온한 민족운동」이라고 단정하고 주시해오던 통감부 경시총감 마루야마(丸山重信)는 1907년 3월 2일 통감 이토오(伊藤博文)에게 다음과 같이 보고했다 ·

작금 京城에는 국채보상기성회를 발기한 자들이 있다. 그 배후예는 청년회 · 自强會동 단체가 있고 궁중에서도 암암리에 동정하는 것 같다. 대한매일신보도 크게 고취하고 있어 일반의 인심은 이를 크게 환영하여 의연금을 내는 자가 많다. 그 목적은 한국정부가 부담하고 있는 일본차관 1천 3백만원을 보상하는데 있다고 표방하나 내용은 국권회복을 의미하는 일종의 排日운동임은 말할 나위 없다. 이의 도화선은 이 보다 앞서 대구에서 유지들이 화합하여 어느 기간 금연회를 조직하여 회원 한사람이 1원을 각출하여 2천만 동포에게 이르면 1천 3백반의 국체보상은 어렵지 않다하여 부르짖는 것이 일반의 이목을 움직여 이 운동의 시초가 된 것이다.

 

16) 주한일본공사관 기록 1907. 3. 2.

16)

이상의 보고서와 같이 일제 통감부는 국채보상운동울 국권회복을 위한 배일운동이라 규정하고 탄압에 나셨다. 즉 이해 7월에는 보안법을 공포하여 大韓自强會와 同友會등 사회단체를 해산시켰으며, 신문지법을 공포하여 反日언론에 앞장에 섰던 대한매일신보 죽이기를 시작했다 통감부에 못지않게 국채보상운동을 미워하고 배척한 단체는 一進會였다. 일진회원들은 도처에서 방해공작을 폈으며 충북 관찰사 尹吉昞 같은 자는 국채보상 발기인을 모두 잡아 가두기도 했다.17)

일진회는 국채보상운동이 한창이던 5월 2일에 朴齊純내각을 탄핵하는 전문 11장의 공함을 내고 이 운동을 막지 못한 책임도 다음과 같이 추궁하였다.

국채보상 창설이 嶠南의 한 개인의 업에서 나온 것인바 서로 전하고 알려 물이 짖어드는 것 같아 전국이 소동하고 그침이 없으니 백성의 애국사상적 정을 궁구해보면 가상하여 앞날이 유망하나 사리로 보면 주효하기 어려워 혈성을 낭비하는 것이오. 일을 성취할 수 없는 것이라 하노니······ 슬프다 우리 동포는 만약 만강의 애국혈성으로 국채를 상환한다면 국권을 회복할 것이라 오해하여 이같이 즐겨 의연하는데····· 허수아비처럼 수수방관하여 백성으로 하여금 향배를 모르게 하여 날로 어렵게 만들었으니 제공(朴齊純 내각)들의 잘못이 아닐 수 있는가 18)

일진회는 이 탄핵문에서 국채보상운동 관계자들을 국민을 기만하는 반국가적 집단으로 매도하였다. 일진회는 이 탄핵 문으로 5월 20일 결국 朴齊純 내각을 사되시키는데 성공하여 李完用 내각의 성립을 보게 되었다. 이 신내각에 정3품의 낮은 신분임에도 파격적으로 농상공부대신에 기용된 일진회 원 宋秉竣은 국채보상운동 탄압에 선봉 격이 되었다. (大韓季年史는 丁未 1月 條에 「일진회원 宋秉竣 등이 국채보상운동을 국력 배척했다」고 기록했다.)

李完用 내각이 출범한 시기에 국채보상지원금총합소는 5월 25일 특별회에서 소장에 尹雄烈, 평의장에 趙存禹, 검사원에 李康鎬, 金光濟를 선임하고 활동을 강화했다. 尹雄烈은 전국 주요도시를 순방하면서 국채보상운동을 독려하는 성심을 보였는데 「7월 9일에는 대구 군에 와서 경상북도 41개군 국채 보상수금소장을 회집하여 방침을 전하는 연설」을 하기도 했다. 19)

17) 「대한매일신보」 1907. 3. 19.

18) 「황성신문」 1907. 5. 7.

19) 「황성신문」 1907. 7. 15.

그러나 이완용 내각 출발 두 달 뒤인 7월 19일에는 헤이그 밀사사건의 책임을 묻는 일본의 강압으로 고종황제가 보위를 양위하는 사태가 벌어졌다. 그리고 8월 1일에는 한국군대가 강제 해산되었고’ 울분한 해산병들은 의병진에 가담하여 항일투쟁을 격렬하게 전개했다. 이 난국의 국내정세에서 대한매일신보는 항일언론을 계속하며 「의병소식」을 상세히 보도하였다. 이에 일진회 기관지 국민신보는 '대한매일신보가 선동을 일삼아 지방의 적도들 을 의병이라 칭하니 매일신보는 每日荒報다」라고 공격했다. 대한매일신보는 「국민신보는 대한매일신보를 의병의 주동자라 자칭하지만 의병을 일으키게 한 주동자는 국민이 5적이다 혹은 7적이라 부르는 정부당과 일진회와 매국 창귀의 기관지인 국민신보다」라 통박하고 「국민신보여! 한국인의 얼굴을 하고 일본인의 심장을 가졌으니 교활한 늙은 여우와 다를 바 있는가」고 반박 했다. 20)

9월 18일에는 「지방곤란」 제하의 논설에서 부녀자와 아이들까지 학살하는 일본군의 만행을 규탄하면서 「전투에 관계없는 수천명이 일본군에 의해 가옥을 잃었어니 의병증가는 자연적 질과가 아닌가.」고 비판했다. 그리고 10월 1일자 사설에서는 「대한국민이여, 세계에서 가장 귀한 것은 독립이니 …… 대한인 자력으로 획득하고 자력으로 지켜야 완전한 독립이라……」고 논파 했다.

일제는 드디어 1907년 10월 9일 대한매일신보 발행인 배설을 한국의 공안을 해쳤다는 이유로 제소하여 영사재판에 회무했다. 이 재판에서 배설은 「6개월 근신처벌 및 3백 파운드 공탁」이라는 처벌을 받았으나 대한매일신보의 논조는 한층 반일적으로 일관했다.

1908년 3월 6일에는 친일 李完用 내각의 「官報불게재」를 선언하였는가 하면 24일에는 田明雲 . 張仁煥 의사에 의해 포살된 의교고문 스티븐슨(須知分)사건을 연일 크게 다루면서 「두 분 의혈이 아니었다면 우리의 원통함을 누가 세계 만방에 공포하리요. 아, 한국의 독립 도 오늘부터요 한국의 자유도 오늘부터이나 오늘은 우리의 큰 뜻을 성취한 날이요 우리의 억울함을 재판 한 날」이라고 논평했다 그리고 5월 24-25일에는 「금일 대한국민의 목적지」 제하 연속사설에서 「그 문은 독립이며 그 길은 자유며 국가정신을 발휘하고 만유의 사업을 국가에 바쳐 신성한 국가를 보유함이 대한국민의 목적지」라며 독립정신을 고취하였다.

통감부는 5월 27일 이 일련의 사설들을 문제삼아 대한매일신보 사장 裵說을 「한국치안방해」 협의로 영국고등재판소에 고소했댜 이 재판에서 배설은 「3주간의 금고형과 출소 후 6개월간 근신 및 선행보증금 3백 50파운드」를 선고 받고 6월 20일 복역차 上海로 떠났다. 배설의 「上海수감」은 즉시 국채 보상운동의 탄압으로 이어졌다. 통감부 경시총감 마루야마(丸山中信)는 배설이 복역하는 동안인 7월 12일 밤에 대한매일신보 총무 梁起鐸을 국채보상금 횡령형의로 전격 구속했다. 요지는 「대한매일신보가 접수한 의연금 6만 1천원 가운데 3만원을 인천에 있는 岡豊은행(Hongkong & Shanghai은행)에 예금해 두었다가 裵說과 梁起鐸이 모의하여 인출, 횡령했다.」는 것이었다.21)

20) 「대한매일신보」 1907. 9. 10.

21) 「국채보상운동과 언론의 역할」 鄭晋錫, 주한일본공사관 기록참조.

한편 주한일본군 헌병사령부는 별도의 조사를 통해 대한매일신보가 접수한 의연금은 6만 8천 3백 8원 10전이며 이 가운데 배설등이 유용한 금액은 .. ◀황해도 수안금광 주식=1만 5천원 .. ◀가옥 건축비=5천원 ，◀ 朴容奎 유용 =3백 86원 8전 ..◀ 마르땡 호텔 대여금=1만원(이자 9리) ，.◀ 잔금=3만 7천 9백 21원 2전이라고 보고했다.22)

통감부는 梁起鐸의 구속에 이어 국채보상지원금 총합소 재무감독 朴容奎 23)도 구속하여 7월 18일 경성지방재판소에 송치했다 또한 국채보상운동을 적극적으로 지원해온 황성신문과 제국신문에도 의연금 횡령여부를 조사하는 등 압력을 가했다. 24)

총합소장 尹雄烈 역시 횡령형의로 경시청에 착거되었다가 무협의로 풀려났으나 8월 7일 의연금 보관실태를 신문에 광고한 뒤 소장직을 사임했다.

梁起鐸의 구속과 尹雄烈의 사임은 사실상 국채보상운동의 종말이었다. 대한매일신보와 국채보상지원총합소가 관리하던 의연금은 평의회가 관리하게 되었는데 평의장 趙存禹 역시 손을 뗀 상태에서 평의원 韓錫振 25)이 서리직을 맡아 운영하게 되었다.

일본 언론과 친일신문들은 8월 30일 「배설이 국채의연금을 횡령한 사실이 드러났다」고 보도함으로써 국채 보상운동 말살에 쐐기를 박았다. 국채 보상지원총합소를 장악한 일진회의 韓錫振은 이날 -국채보상금조사회를 9월 5일 하오 2시에 종로 상업회의소에서 개최한다는 광고를 도하 신문에 냄으로써 국채보상운동은 이제 의연금의 조사· 처리로 급선회하고 말았다.

한편 梁起鐸에 대한 재판은 8월 31일부터 9월 25일까지 5차례 열렸는데 그는 무죄로 석방되어 이 사건은 처음부터 국채보상운동의 말살이 목적이었음을 드러냈다

22) 주한일본공사관 기록, 鄭晋錫의 앞논문.

23) 고종황제의 전비서.

24) 「황성 신문」 1908. 7. 25.

25) 일진회 기관지 「국민일보」 사장.

VIl. 國債報償義損金의 처리

일제의 탄압에 의해 국채보상운동이 중단· 두산 되는 사태를 가장 충격적으로 받아들인 곳은 이를 발기한 대구였다.

梁起鐸이 구축된 직후에 大邱償債所의 李玄泊• 徐相敦· 鄭在學. 金炳淳. 崔時敎. 崔大林· 朴昇束· 朴基敦· 崔廷幹. 李宗勉. 徐丙五. 李一雨. 鄭圭鍾 등 13명의 관계자들은 「……국채보상 거사를 발기한지 이미 오래고 시절이 소요스럽다고 묵묵할 수는 없는 것인즉 이 일(國債報償運動)을 계속하느냐 중단하느냐를 결정하는 일은 지체할 수 없는 중대사」라면서 「8월 26일(음 7 월 30일) 京城지원금총합소에서 각도 대표자회의를 갖자」고 대한매일신보 (1908. 7. 25)와 황성신문(1908. 7. 26) 등에 광고했다.

「대구단연상채소」와 「경북 각군 국채의무금 수금소」 공동명의로 제안한 전국 각도 대표자회의 개최공고는 국채보상운동을 발기한 대구유지들의 강 한 책임의식의 발로였댜 그러나 이 회의는 국채보상지원금총합소 평의회가 조사회를 구성할 총회를 8월 30일 종로상업회의소에 소집함에 따라 「그 설행을 기다리 차로」 취소했다. 26)

8월 30일의 총회에서는 의연금 실태를 정확히 조사할 「국채보상조사회」를 조직, 회장에 張博 부회장에 吳世昌을 선임하였으나 이들이 수락하지 않아 부득이 회장에 崔炳憲, 총무에 尹孝定을 재선임하는 진통을 겪었다. 그러나 조사회의 활동은 지지부진 하기만하여 뜻있는 사람들의 불만을 샀다. 前參 判이자 의병장이었던 閔宗植 같은 이는「조사를 하겠다 하여서 귀를 기울였더니 날을 보내고 달만 보내 아직도 착수하지 않으니 동포의 의심만 깊어간 다」며 스스로 「국채보상금 검사소」를 조직하기도 했다.

1909년 9월에는 金淮炳 金相天, 李敏卿, 李圭漢 등이 國債報償金復整統合 會를 조직하여 회장 張博 검정위원장 兪吉濬, 지방위원장 金嘉鎭, 찬성위원장 趙義淵을 선임하고 「愛國之血로 모은 의연금의 철저한 검정」을 선언하고 나셨다.27)

이러한 단체들의 활동 역시 미진하여 세월만 보내게 되자 그동안 침묵을 지켜오던 대구단연상채소는 徐相敦, 徐丙奎, 李宗勉 崔永煥, 蔡斗錫 등의 명 의로 전국대표자회의를 11월 7일(음 9월 25일) 오후 2시에 서울 전동 교남학회회관에서 갖자고 다음같이 제의했다. 28)

26) 「대한매일신보」 1908. 9. 2.

27) 「황성 신문」 1909. 9. 1 에 취지서 공고.

28) 「황성신문」 1909. 10. 15. 「대한매일신보」 1909. 10. 19에 광고.

정미년 1월의 국채보상의연금은 아, 우리 동포의 피와 눈물로 모집한 것이라. 민족감정이 격앙하여 단연의연금이 향응하여 폭주타가 종내 목적에 달치 못하였음은 국민들도 만족치 못한 일이라.

지금 각 신문보도에 경향올 물론하고 의연금의 구취로 인하여 간사한 소인배 의 농간과 횡령의 폐가 있다 하니 듣는자 간담이 서늘해지고 가슴이 찢어짐을 어찌 말로 다 하랴. 이미 국채를 보상치 못할 지경에 이르렀은 즉 의연금의 저금은 도무지 어떻게 되었는지 일반의 의심을 야기할 뿐 아니라 금융이 불통하고 사업을 갈망하는 이 시대에 있어 이런 거액을 방침도 도모하지 못하고 버려두어서야 어찌 될 일이오. 그러나 서울은 서울, 지방은 지방으로 각자 행동한다는 것은 완전한 의무라 하기 어려우니 전국 13도가 일치한 의결로 전국적 공익 에 쓰는 것이 적합할 듯 하와 지난 가을에 우리 대구군 대표 2인을 서울 총합소로 위임· 파송하여 대책을 강구하려 하였으나 이루지 못했음은 지금도 개탄하는 바라. 대구군에서 원래 취합한 의연금은 7천여원인데 그간 이식을 보탠 8천 여원을 농공은행에 예치하는 바 지금 郡會를 일으켜 어디에 어떻게 쓸 것인가를 연구중에 있으나 우리 대구는 전국 국채보상에 대하여서는 다른 지방과는 달리 발기한 책임이 있는 곳이라. 스스로 신의에 입각하여 한 일에 독선적 처리는 어려운 일이옵기 다음 같이 광포하오니 13도 유지하신 첨원은 郡· 道 각 대표 1인 이상을 11월 7일 하오 2시에 서울 典洞 교남학회회관으로 모이시와 국론에 따라 결정하심올 희망하옵니다.

1. 당일에 성원이 되지 않든지 결정이 기약없게 될 때에는 대구군의 저금은 어쩔 수 없이 대구 공익상 필요한 곳에 자유로 조치하기로 하겠음.

2. 道. 郡대표는 각기 수금시 사용하던 인장과 발기인 私章을 날인한 위임장을, 각 단체 대표자는 각기 위임장을 휴대할 사.

이 회의에 대구군은 徐丙奎, 徐興均, 鄭海鎭 3인을 대표로 파견했는데 회의결과 국채보상 처리회를 조직하기로 결정했다 이에 대해 11월 11일자 황성신문은

「대구신사의 방기로 전국대표인회를 지난 7일 하오 2시에 교남학회 회관에서 열고 제반사무를 협의하다. 시간이 부족함으로 8일 상호 12시에 속개하고 처리 회를 조직하였는데 회원은 금액 보관인과 각도 대표인과 京城 각 사회대표로 조직하고 처리방법을 일체 위임하였다」

고 보도했다.

황성신문의 이러한 보도와는 달리 대구군의 徐相敦, 李一雨, 柳尙輔 徐基夏, 李宗勉 崔永煥, 蔡斗錫과 상경대표 3인(徐丙奎, 徐興均, 鄭海鎭)등 10인은 11월 13일자 대한매일신보에

「국채보상금을 전국에 대동처리하기 위해 13도 동포에게 議席을 政請하였삽 더니 會日에 이르러서도 각도· 군 대표가 어찌 되었는지 會席이 未Ill하고 落着 (일이 끝남)이 無期할 경우인 즉 설혹 선량한 방침과 특이한 의무가 있을지라도 人無會同에 장차 어찌 하리오. 事由不得하와 대구군에서 저금한 의연금은 當地 공익상예 取用할 터압기 자에 공고함」 이라 광고했다

대구유지의 이러한 강경한 조치는 이후 국채보상금 처리의 행보에 큰 자극제가 되었다. 즉 이상의 광고문이 나간 즉시 국채보상처리회는 11월 15일 종로상업회의소에서 임원회를 열고 대책을 협의하였으며, 11월 8일에는 처 리회 회장에 尹雄烈을 선임하였고, 19일 속개회의에서는 부회장에 南宮薰, 총무에 金淮周 李敏卿과 평의원 20인을 선출했다.

국채보상금처리회는 11월 27일에는 임원회를 열고 의연금으로 ① 국채를 부분적으로나마 상환할 것인가, ② 은행을 설립할 것인가, ③ 교육사업비로 쓸 것인가, ④ 각 지방에 분급할 것인가를 논의한 결과 은행설립안과 교육비 사용안을 총회에 부의하기로 의결했다.

한편 처리회 회장으로 선임된 尹雄烈은 끝내 수락을 거부하여 兪吉濬이 회장에 선임되었다 국채보상금 처리회(회장 兪吉濬)는 1910년 1월 15일에 사무소를 서울 중무 홍사단회관(전 壽進宮)으로 이전하고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했다. 처리회가 무엇보다 먼저 해야 할 일은 전국에 산재한 수금소의 의연금을 정확히 조사하여 모으는 것이었으나 사실 이는 민간단체로는 불가능한 일이었다. 따라서 처리회는 공기관에 의존하여 조사하기로 하고 1910 년 1월 하순에는 내부대신 한성판윤 경시총감 앞으로 다음과 같은 공한을 보내 협조를 요청했다.29)

 

29) 「황성신문」 1910. 1. 21.

광무 11년 2월에 대구인 徐相敦이 국채보상금 연보하는 論을 발기함에 전국 이 향응하와 사방의 기부금품을 각기 일시의 편의로 인하여 혹은 개인에 위탁 하고 혹은 단체에 위탁하여 그 수취기관으로 하였고 적당한 총합처소가 없은즉 오늘에 이르도록 기부금액이 지리 산란하여 실효가 미행할 뿐더러 중간에 소비할 처가 있는 고로·…. 본인 등이 전국의 公議를 듣사와 국채보상금 처리회를 조직하고 그 조사를 행하여 전후 실액을 자세히 함으로써 총합한 실수금액을 밝혀 처리코자 함이오며 …… 그 보관방법을 처리함에 감독관청의 감시 하에 두어 만일의 費消할 폐를 방지하고 후일 목적상 정당한 사용을 도모함이올세. …… 본회는 현액을 조사하는 대로 통합하여 一團을 만들어 …… 감독관청에 보고하여 그 인허를 기다리겠기로 民論이 있는 바를 들어 이에 청원함.

처리회는 다음 날(1월 22일)에는 이에 따른 국민협조사항을 도하 신문에 광고하였으며 1월 27일에는 「국채보상금 보관에 대한 의견서」를 다음 같이 공포했다.

우리 역사 4천년을 통하여서나 동·서양 7만리를 통하여서도 물건을 지성으로서 모음과 돈올 정의로서 모음은 우리 국채보상금과 같은 것은 없었고 또한 광명한 보배 같이 순결한 품격이 우리 국채보상금 같은 것은 이야기나 전기에 서도 듣지도 보지도 못하였나니 오호라 우리 국채보상금이여, 그 돈은 국민의 열혈로 응결되었고 국민의 의기로 주집하였도다. …… 오늘의 국채가 우리 2천 만 국민의 공동부담인즉 그 보상 목적에 대한 기부는 즉 우리 2천만 동포에 향 한 기부이니 이 보상금은 비록 처음은 그 지방에 출연한 것이라도 그 지방의 전 유물이 아니며 …… 우리 2천만의 공유물인 고로…… 누가 전국민의 동의없이 감히 그 돈을 요동하리오……이 보상금의 적은 금액이 능히 오늘의 국채를 청 장치 못하여도 國富를 증진하는 동기가 이에서 일어나며, 산업을 장려 발달하는 도화선이 이에 있으며, 인심을 단합하는 축이 이에 있으니 지성하도다. 이 국채 보상금이여, 정의롭도다. 이 국채보상금이여, 광명 순결하도다. 이 국채보상금이 여, 슬프다 우리 2천만 동포 국민아, 잊지 말지어다 국채보상을. 30) 

30) 「황성신문」 1910. 1. 27.

국채보상금처리회(회장 兪吉濬)의 이 같은 일련의 대국민 홍보는 상당한 실효를 거두었다. 산발적으로 설립되었던 조사회나 처리소 등은 정리되었고, 각처· 각단체가 보관 중이던 의연금은 속속 처리회로 모아졌다.

국채보상금처리회는 「처리방법 결정」을 위한 전국 각군 대표인 총회를 1910년 4월 16일자로 소집했다. 31) 이날의 전국대표인 총회에는 각군 1백 15 명이 참석하여 국채보상금의 처리를 논의한 결과「토지를 매입하여 殖利를 하되 시기를 보아 교육사업을 펴기로」결정했다. 그리고 이를 실행하기 위해 각도 1인씩의 대표위원을 다음같이 선임하였다.

’서울=崔東鎭, 경북=張吉相, »경남=鄭準民, »충남=洪弼周, »충북=李相稷, » 전남=韓南洙, » 전북극=劉熙烈, » 평남=崔在學, » 평북=金泰淳, » 함남 =崔 麟, » 함북=太明載, » 황해=李達元, » 강원=南宮憶

31) 「황성신문」 1910. 2. 16, 「대한매일신보」 1910. 3. 29에 (特告 전국동포)로 광고.

32) 「대한매일신보」 1910. 8. 16. (처리회의 풍파) 보도.

국채보상금 처리가 이렇게 종결되자 대한매일신보는 4월 21일자 사설을 통해 「…… 오호라 국민의 浪로 集하며 국민의 血로 集한 국채보상금을 수년간 경향 각처에 散置하여 처리를 不見하였더니, 금일 처리회에서 公議를 從하고 良策을 택하여 그 처리방법을 결정하였는데 ① 이용방법은 이식을 취하여 교육비에 용하며, ② 보관방법은 토지를 買置하기로 하였다니, 우리는 이 소식을 得問하고 一賀를 不己하노라」고 찬축했다. 그러나 처리회의 운영에는 많은 잡음이 따르는 등 어려움도 많았다. 특히 「금액 범용자에 대해서 소송을 제기하기로 결의」한 사항을 즉각 시행하지 않은 문제로 처리회가 와해직전의 풍파를 겪기도 하였다. 32)

국채보상금처리회가 풍파와 진통을 극복하고 전국 대표자총회(국민대총회)에서 의결한 대로 토지매수를 시작한 것은 8월 24일부터였다. 처리회는 매수대상을 ① 3백석 이상 추수를 할 수 있고, ② 證明券이 확실한 田地로 하고, 원매자는 3년 이상의 秋收記를 가지고 본회에 來議하라고 신문에 광고했다. 33)

33) 「황성 신문」 1910. 8. 24.

그러나 이 광고가 게재되기 시작한 날은 이미 합방조약이 일본의 강압에 의해 조인(22일)된 후였다 황성신문은 1910년 8월 27일자 신문에 (채무관계소멸) 제하로 다음과 같은 기사를 실어 합방을 예고했다.

일본인이 매수한 한국공채 1천 4백 60만원과 광무 9년 한일협약으로 한국에 대여한 1천 7백만원은 책임변경의 필요가 生하여 공채는 헌법 7조 긴급칙령으로 書煥하고 양국간 채권채무관계는 소멸됨을 ○○(합방)과 동시에 칙령으로 발표하리라더라.

한일합방이라는 청천병력 같은 망국조칙이 도하신문에 보도된 것은 1910 년 8월 28일이었다. 대한매일신보는 합방조칙 비보를 보도한 그날의 신문잡보난 한 귀퉁이에 「처리회求土: 국채보상금처리회에서는 현존 금액으로 우선 田土를 매치할 계획인데 鐵路沿江 부근에 在한 大庄을 목하 구매중이더라」고 보도했다. 처리회의 토지매수 광고는 한일 합방 뒤인 9월 8일까지 계속되었다. 이 기간에 얼마의 국채보상금으로 얼마의 토지를 사들였는지는 유감스럽게도 더 이상 추적하지 못했다.

국채보상금처리회(회장 兪吉濬)는 그 이름마저 1910년 9월 20일에 와서는 교육기본금 관리회로 개칭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