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해]
여기에서는 일심의 종본을 표시하고 일심을 통해서 나타난 네 가지 법, 즉 실상과 법성과 성공과 연회를 간별함으로써 네 논문의 근본을 삼았다.
'본무'란 번뇌가 고요히 사라진 일심엔 끝내 하나의 법도 없어 일체 육진(六塵)의 경계로 나타나는 차별적인 모습을 떠나서 범부, 성인이라 하는 상대적인 경지가 까마득하게 단절되었음을 지적하였다. 그 때문에 본래 차별적인 법의 모습이 없는 '본무'라고 말한 것이지 의식적인 사변으로 추리하여 모든 법을 없게 한 것은 아니다. 왜냐하면 육진의 경계로 나타난 일체의 모든 차별적인 법은 모두가 일심이 인연을 따라 변화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일심의 자체는 본래 나옴이 없고, 인연이 회합하여 나왔을 뿐이다. 그 때문에 본무의 일심이 인연으로 회합하여 나왔다 하여 연회 (緣會)라고 말하였다.
인연으로 회합하여 나온 현상의 모든 법은 본래 (실제의 자체는 없고) 실체가 없고, 인연으로 나왔기 때문에 공(空)이다. 그 때문에 자체는 '성공'이라고 말하였다. (전체 성공의 진여로 변화한 제법이다.) 제법 전체가 성공인 진여가 변화한 것이다. 그 때문에 이를 제법의 성품이라 하여 법성(法性)이라 말하였다.
진여성공의 법성으로 이룩된 모든 (법은) 법에서, 진여에는 현상의 차별적인 모습이 없다. 그러므로 모든 법의 본체인 (진여성공은)진여성공에는 번뇌가 고요히 소멸하였다. 때문에 이를 제법의 실제 모습인 실상 (實相)이라 말하였다.
이는 본무로써 일심의 자체를 삼고 연회로써 일심의 현상적인 작용을 삼았으며, 실상. 법성. 성공은 모두가 일심의 진여로 이룩된 현상 만법의 의미인 것이다. 그 때문에 이 다섯은 '하나의 의미일 뿐이다.'라고 말하였다.
본무의 일심과 그 법에 의지하여 네 논문을 수립하였는데, 이 가운데서 [물불천론 (物不遷論) 은 연회의 속제에 해당하고, 부진공론 (不眞空論) 은 성공인 진제에 해당한다. 이러한 진 . 속의 이제가 관찰할 (대상으로서의 세계 (境)이고) 대상이고, 반야무지론 般若無知論 은 진 . 속 이제의 세계를 관찰하는 주관적인 일심이다.
이상의 세 논문은 수행의 인지(因地)가 되고, 열반무명론 涅槃無名論 은 그 결과론이다. 그 때문에 제일 먼저 본무의 일심을 종지의 자체로 삼은 것이다.
첫댓글 본 글 주해 부분.... 바뀐 구판의 자구는 푸른색 괄호안에 넣었습니다. 괄호속의 푸른색 자구가 잊지않기님이 올려주신 구판의 내용입니다. 신판에서 자구만 아주 조금 바뀌어서요. 뜻에는 변함이 없는 것 같아요... 읽고 싶으신 분은 여기에 올려진 것 한번씩 읽어보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읽어보시면 아마도 저처럼 이 책 사지 않고는 못배길거예요. 강추입니다.
전 이거 읽다가 ...<본무本無>라는 그 하나의 이름에 걸려서 한동안 혼란이 있었어요. 당연히 저의 이해가 짧은 탓이지만... 위와 같이 표현하면 <본무라는 어떤 실체>를 상정한 것이 아니겠느냐 하는 의심이 들었었거든요. 물론 그 의문은 한참 뒤에 풀렸구요...
이뭣꼬님과 함께 조론을 읽게 되어 기뻐요. 좋은 말씀 많이 들려주세요. 반갑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