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0212 (목) "VIP가 와서 깜짝 놀랐죠"… 종로구 서촌 인왕식당
"처음에는 열댓명 단체 예약이 들어왔길래 그런 줄만 알았는데, VIP(이재명 대통령)가 와서 깜짝 놀랐죠. VIP 오시기 전에 가게에 있던 손님들이 너무 기뻐하면서 추억을 남겼고요." (서울 종로구 서촌 인왕식당 사장) 이재명 대통령이 청와대 집무실로 복귀하면서 서울 종로구 상권의 풍경이 변하고 있다. 2월 11일 오전 '오승혁의 '현장''은 서울 종로구 통인시장에 위치한 소머리국밥집을 찾았다.
이곳에 2월 9일 저녁 이재명 대통령이 강훈식 비서실장과 함께 방문해 소머리국밥에 술 한 잔을 즐겼다. 작년 12월 29일, 이재명 대통령은 문재인 전 대통령이 퇴임한 2022년 5월 9일 후 1330일 만에 용산에서 청와대로 복귀했다. 복귀 다음날인 작년 12월 30일, 청와대 근처에 있는 수제비 집에서 식사한 뒤 두 번째 서울 종로구 나들이 장소로 국밥집을 선택했다.
이재명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수출이 회복되고 주가도 오르고 있지만, 식당에서 밥 한 끼를 먹어보면 국민들이 왜 힘들다고 하는지 느껴진다"며 "정책 성과는 통계가 아니라 국민의 일상에서 확인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날 식당 주인 내외는 "한동안 관광객 손님이 많이 왔는데, 대통령이 청와대로 돌아오면서 확실히 청와대 직원들이 많이 온다"면서 "대통령이 왔다 가셨으니 더 많이들 오지 않을까 싶다"고 기대를 나타냈다.
이어 "대통령이 올 줄은 전혀 몰랐다"고 "그저 단체 예약인 줄 알았는데, 갑자기 이재명 대통령이 우리 가게에 등장해 놀랐다"며 "반찬이나 음식 더 주지 말고 원래하던 그대로 달라고 했다"고 당시 상황을 생생하게 전했다. 그의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점심 시간이 다가오자 청와대의 경호, 경비를 맡고 있는 경비단 직원들이 국밥집에 들어와 소머리국밥, 돼지국밥, 우거지국밥 등의 메뉴를 시켰다.
이재명 대통령의 청와대 복귀 이후, 인근 식당가는 '관광객 맛집'에서 다시 '공무원들의 단골집'으로 그 성격이 변하고 있는 셈이다. 경복궁을 기준으로 서촌과 북촌 등의 오래된 맛집과 한옥, 카페 등이 가진 특유의 매력과 정취가 외국인 관광객들에게 널리 알려지면서 여러 국적의 사람들이 눈에 띄는 청와대 인근에 다시 공무원들의 바람이 불고 있다. 청와대 101경비단에서 근무했던 한 직장인은 "청와대 안에 구내식당도 있지만, 점심이나 저녁 시간에 회사 근처로 나와 종로를 거닐며 여러 맛집과 카페를 가던 것도 일상의 낙"이라며 "아마 많은 직장인들이 공감할 것"이라고 웃으며 말했다.
인근 상인들은 이러한 변화를 반기는 분위기다. 통인시장에서 만난 한 상인은 "한동안 관광객 위주라 경기를 많이 탔는데, 이제는 청와대 직원들이 다시 많이 오기 시작하면서 시장 분위기가 훨씬 안정되고 활기차진 것 같다"고 전했다. 이재명 대통령의 청와대 복귀가 단순한 공간 이동을 넘어, 청와대 앞 효자동과 통인동 일대 상권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는 마중물이 되고 있다.
"합당 추진 어려워"… 정청래 리더십 휘청
‘정청래발’ 더불어민주당과 조국혁신당의 합당 드라이브가 멈춰섰다. 정청래 민주당 대표가 지난달 1월 22일 전격적으로 ‘지방선거 전 합당’을 제안한 지 19일 만이다. 2월 10일 민주당 의원총회에서 6·3 지방선거 전 통합이 어렵다는 데 의견이 모였다. 박수현 수석대변인은 이날 의총 후 브리핑에서 “의원들은 대체로 통합 필요성은 공감했으나, 현 상황에서 합당 추진은 명분은 있더라도 추진이 어렵다고 의견을 모았다”고 밝혔다.
이어 “합당 제안이 ‘지방선거 압승을 통한 국정 성공’이란 진정성에서 비롯됐다 해도, 추진 과정에서의 갈등으로 귀결되고 있다는 상황인식을 공유했다”고 말했다. 의총에선 합당 논의 과정에서 불거진 갈등을 봉합하기 위한 당 지도부의 사과 등의 조치가 있어야 한다는 요구도 나왔다. 박수현 수석대변인은 “합당 제안 형식과 관련해 대표가 이미 사과를 했지만 (거듭) 사과해야 한다는 것과 그 과정에서 일부 최고위원들이 당 내부에서 정리될 수 있는 부분을 기자회견을 통해 외부에 이야기한 것에 대해서도 사과가 있어야 한다(는 의견이 나왔다)”고 덧붙였다.
지난달 1월 22일 정청래 대표가 조국혁신당과의 합당을 급작스럽게 제안하면서, 민주당은 합당 여부와 제안 방식 등을 둘러싸고 당내 갈등에 휩싸였다. 비청(비정청래)계인 이언주·황명선·강득구 최고위원은 다음날 최고위원회의에 불참하고 합당 반대 기자회견을 열었다. 당내에선 찬반이 갈리고, 거센 반발이 나왔다. 지난달 1월 25일 이해찬 전 국무총리 별세로 합당 논의는 잠시 중단됐다.
정청래 대표는 조문 기간에 합당을 위한 설득 시간을 벌었지만, 물밑 조율이나 의견 수렴은 없었다는 게 일부 의원들의 시각이다. 한 재선의원은 “조국 대표나 김민석 국무총리와 기싸움이 있었지만, 의원들을 달래려는 노력은 없었다”고 했다. 오히려 지난달 1월 28일 빈소인 서울대병원에서 비공개 최고위를 열고 지방선거 시·도당 공관위를 외부 인사 중심으로 구성하기로 하는 등 ‘당원 우선, 의원 권한 축소’를 밀어붙인 것은 의원단 내 반발을 확산시키는 촉매가 됐다.
이후 정청래 대표는 2월 4일 최고위원회의에서 “정작 당의 주인인 당원들의 토론은 빠져있다. 국회의원 토론, 당원 토론은 동등한 발언권”이라며 전 당원 투표 가능성을 내비쳤다. 이를 두고 한 초선 의원은 “모든 걸 당원 투표로 밀어붙이는 시도에 답답함을 느꼈다”며 “내부 소통과 설득이 먼저 이뤄졌어야 한다”고 했다. 이날 의총 전 정청래 대표와 재선의원모임(더민재) 간담회 직후 더민재 대표 강준현 의원은 “대체로 의원들 생각은 합당 논의를 당장 중단하고, 국정과제에 집중하면 좋겠다는 것이었다”며 “당원 투표 이야기도 나왔지만, 대체로 내부에서 해결하자고 했다”고 전했다.
그간 합당을 둘러싸고 민주당 지지층 일각에선 ‘밀약설’, ‘김어준 기획설’ 등 의혹을 제기했다. 민주당이 내홍을 겪으며 당내 논의가 지지부진하자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는 지난 2월 8일 “2월 13일까지 결정하지 않으면 합당은 없다”며 최후통첩을 날렸다. 정청래 대표는 2월 5일 초선(더민초), 2월 6일 3선 모임, 2월 10일 재선(더민재)과 간담회를 이어가며 당내 갈등 수습에 나섰지만, 판세를 뒤집기엔 이미 늦었다.
여기에 정청래 지도부의 2차 종합특검 추천 파장이 겹치면서 정청래 대표의 합당 강행 입지는 더욱 좁아졌다. 법사위원 의견 수렴도 없이 친청계인 이성윤 최고위원 추천한 쌍방울 김성태 회장 측 변호인단 출신 전준철 변호사를 특별검사(2차 종합특검) 후보로 올리자, 이재명 대통령이 불쾌감을 표시했기 때문이다. 의원들의 합당 중단 요구는 의총 전까지 확산 일로였다. “공감대를 충분히 이루지 못한 합당은 혼란”(박범계 의원), “지금 필요한 건 결자해지 그리고 리더십 재정비”(한준호 의원)란 목소리가 나왔다.
합당에 원론적 찬성 입장을 낸 의원들도 지선 이후 재추진에 무게를 실었다. 박지원 의원은 “이 진통을 끌고 가면 선거를 앞두고, 집권 여당으로서 국민에 대한 책임이 아니다. 의원총회에서 매듭짓자”고 했다. 박병언 조국혁신당 대변인은 YTN 라디오에서 “민주당 쪽에서 적절한 수준의 사과가 있어야 하지 않나 생각이 든다”며 “저희는 가만히 앉아 있다 맞았으니 민주당이 상처에 어떻게 반창고를 붙여줄 건지 얘기를 좀 해주셔야 될 것 같다”고 했다.
정청래 대표는 이날 의원총회 결과를 반영해 최고위원들과 협의 후 합당에 대한 최종 결론을 내릴 예정이다. 박성민 정치컨설팅 대표는 “선거 목전에서 정청래 리더십에 균열이 발생했다”며 “합당이 대표 연임용이 아나라 지방선거 승리용이었고, 혁신당과 선거 연대는 해야한다는 식으로 진정성을 강조하겠지만 정치적 돌파구 마련이 쉽지 않게 됐다”고 말했다.
'롯데월드타워'보다 높다… 세계에서 가장 높은 다리
625m. 중국 구이저우성 안순시 관링현과 첸시난현 전펑현을 잇는 화장협곡대교 높이다. 정확히는 다리가 가로지르는 화장협곡의 수면에서부터 다리 상판까지의 수직 높이다. 일반적인 건물로 따지면 200층 높이에 달하고, 에펠탑(324m) 2개를 이어붙인 것과 맞먹는다. 한국에서 가장 높은 건물인 잠실 롯데월드타워(555m)보다 높다. 지난해 9월 28일 이 대교가 개통하기 직전까지 '세계에서 가장 높은 다리'라는 타이틀도 중국 '베이판장 대교(565m)'의 몫이었는데, 이 역시 화장협곡대교로부터 불과 200㎞ 떨어진 거리의 구이저우성 내에 있다.
입장료 99위안(약 2만1,000원)을 내면 차가 다니는 대교 상판 아래에 설치된 보행자들을 위한 스카이워크를 걸을 수 있다. 스카이워크에 올라서니 협곡 사이에서 몰아치는 강풍이 세 이따금 몸이 휘청일 정도로 다리 전체에 진동이 일었다. 화장협곡에는 순간 풍속이 초속 41.5~46.1m(나무가 뽑히고 구조물이 훼손될 수 있는 수준)에 이를 정도로 강력한 바람이 분다.
아래로 내려다본 절벽은 높고 가팔라서, 강 아래까지 햇빛이 직접 비치지 않아 그늘이 질 정도였다. 이렇게 험준한 지형에 무려 2만1,000톤에 달하는 구조물을 얹은 것이다. 구이저우성은 대교를 단순한 교통 인프라가 아닌 '랜드마크'로 활용해 관광객을 끌어모은다는 계획이다. 이른바 '교량-관광 융합 중점 프로젝트'다. '세계에서 가장 높은 다리'라는 타이틀을 십분 활용해 전망대·카페·레저 시설을 함께 설치해 관광 자원으로 활용한다는 것이다.
실제로 공중 다리나 번지점프 시설도 마련돼 있다. 다리 곳곳에는 보행객들이 협곡을 수직으로 내려다볼 수 있는 투명한 유리 바닥이 설치돼 있어 많은 관광객이 인증샷을 찍으며 즐거워했다. 카페나 기념품 가게도 다리 한가운데에서 영업 중이다. 한때 세계 교량 건설의 역사를 보려면 1970년대는 유럽과 미국을, 1990년대는 일본을 보라는 말이 있었지만, 2000년 이후로는 중국이 스스로 자신의 기록을 경신하며 역사를 새로 쓰고 있다. 전 세계에 건설된 초장대교량(주경간이 약 1,000m 이상인 교량)은 약 30~35개 수준으로 파악되는데 그중 약 15개가 중국 내에 있거나 중국이 건설한 것이다.
초고강도 소재, 정밀 구조해석, 대형 장비 운용, 디지털 설계 기술이 복합적으로 결합돼야 하는 만큼 '초장대교량 건설 능력'은 한 국가의 재료공학과 구조공학, 산업 생산 체계, 프로젝트 관리 역량이 집약된 결과물로 평가된다. 인공지능(AI)이나 휴머노이드 로봇으로 대표되는 첨단기술 만큼이나 중국의 '기술 굴기'를 보여주는 종합 역량인 셈이다.
중국은 지난해 9월 장쑤성 창타이 창장대교를 개통하면서 주경간(1,208m) 기준 '세계에서 가장 긴 사장교' 기록을 거머쥐었다. 현재 건설 중인 장징가오 창장대교가 2028년에 완공되면 주경간이 2,300m에 달하는 '세계에서 가장 긴 현수교' 기록을 경신하게 된다. 이밖에 '세계 최장 해상대교(강주아오대교·총 연장 55㎞)'와 '기네스북에 오른 세계에서 가장 긴 다리(단쿤터 대교·164.8㎞)' 등 교량과 관련된 세계 기록 중 거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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