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선 오일장
홍 재 석
하늘의 조화이며 조물주의 솜씨라 할지라도, 아름다운 풍치의 높은 산과 맑은 계곡물이 어우러진 곳은 금수강산이 아닐까. 사시사철 뭇사람들에게 즐거움을 주는 풍광은 감탄사를 자아내게 한다. 정선군(旌善郡)은 충북의 제천시와 강원도의 6개 도시(영월시, 평창군, 강릉시, 동해시, 삼척시, 태백시)를 경계로 둘러싸인 곳으로, 우리나라 대표적 산골 오지가 아닐는지.
첩첩산중의 비경과 정겨운 시골 오일장터의 풍성한 먹을거리 현장으로도 유명하다. 사고파는 물건 속에 듬뿍 담겨있는 인정은 요즈음 보기 어려움으로 산골 인심을 보려고, 나는 벗들과 함께 관광을 갔었다.
정선이라는 지명은 옛 신라 경덕왕16년(757)때 지어졌단다. 그 후에 고려 충렬왕17년(1297)에는 아름다운 비경의 고장으로 한 때나마 도원군(桃源郡)이라고도 불리었다. 이 지역은 백두대간 태백준령의 함백산(1573m)을 위시한 고산지역의 산중으로 하늘만 빠끔한 별천지다. 조선조 때 대원군께서 경복궁을 중건할 당시에 이고장의 울창한 아름드리 적송으로 재질이 좋은 목재를 북한강 뗏목으로 한양까지 온반한 곳이기도 하다.
북한강의 지류인 ‘송천’을 양수로 여기고 ‘골 지천’의 물은 음수로 생각하며 합류되는 어우러짐을 “아우라지”로서 음양의 이치로 이름 진 고장이다. 산골 처녀와 당시 전국에서 모여든 뗏목사공 중 총각과의 숱한 애한과 애절한 사랑의 사연이 남아있다. 봄철 진달래꽃이 필 때 뗏목사공으로 떠나간 임을, 강가에서 올동백 꽃이 피기까지 하염없이 가다렸단다. 그때 수줍은 처녀의 애처로운 노래가 그 유명한 민요로 정선아리랑의 발산지가 되였다.
임을 주야장천 그리워하며 바람 따라 둥실둥실 떠오는 흰 구름을 보면서, 애간장을 다 녹이고 속을 태운 구성진 정선아리랑은. 지금도 그 애달픔의 노랫가락은 우리들의 심금과 귓전을 울리고 있다.
한편 여름철이면 높고 수려한 산그늘에 가려진 시원한 물가로, 많은 피서객들이 운집을 한단다. 8월초에 “아우라지 뗏목축제”를 비롯하여 10월 중순에는 “정선아리랑축제”와, 늦가을 억새꽃축제“로 민둥산 등반대회를 개최하여 많은 사람들의 관심 속에서 이어지고 있는 관광명소이다.
산과 산의 협곡 언덕에서 채취되는 다양하고 풍성한 산나물 부식과 약초며, 옥수수, 메밀, 감자의 주산지다. 그 옛날 전하는 말에 의하면 처녀가 출가를 할 때까지 쌀 한말을 못 먹고 시집을 갔었다니 당시 얼마나 어려운 삶을 살았는지 짐작하고도 남으리라.
함께 간 일행과 같이 먹어본 ‘싸리골식당’의 곤드레 밥맛은 일미였다. 곤드레는 ‘고려엉겅퀴과’의 다년생초로 줄기는 1m정도이고 잎은 난상타원형으로 우리나라 각 지역에서 자생한다. 어린잎은 식용으로 영양가가 풍부하며 담백하고 부드러운 독특한 향기가 있다. 7〜10월 사이에 홍자색 꽃이 피고 수과(瘦果)가 달린다.
정선 오일장은 1966년부터 개장되었고 옛 장터의 향수를 느끼며, 2일과 7일로 한 달에 여섯 번 열린다. 때맞춤인지 외지 관광객들이 어찌나 많이 모였는지 좁은 시장골목은 그야말로 인산인해다. 장터 내에는 이고장의 특산물인 온갖 산채와 약초가 주요 상품이었다. 손에는 저마다 두서너 개의 보따리를 들고 다니는 사람들의 얼굴빛은 웃음꽃이 가득한 즐거운 표정들이다.
장터 한곳에서는 떡메치기와 노래자랑의 정겨움이 넘치는 독특한 체험을 실시하고 있다. 즉석의 시상품은 산나물 떡으로 그 맛도 먹음직스러웠다. 이 같은 오일장의 분위기와 매상고는 어느 장터 못잖게 유명하단다. 도농 간에 직거래장터로서 자리매김을 하고 있었다. 얼마나 자랑스럽고 서로에게 믿음과 고마움을 주는 시골 장터인가.
이곳을 가려면 자동차나 기차로도 갈수 있다. 관광열차편은 한 달에 6회 장날만 운행한다. 청주역에서는 서울 청량리에서 오는 객차(10시5분)를 제천역에서 환승하면 갈 수 있다. 또한 유명하고 환상적인 절경의 화암동굴과 정선향토박물관의 관람도 볼만하다. 옛날 산골의 생활상을 엿볼 수 있으며 “아라리촌” 민속마을은 주거문화의 변천사를 한눈에 보여주고 있다.
볏짚이 귀한 곳이라 전통가옥의 이엉대신 소나무판자의 지붕은 ‘너와집’이고, 굴피나무껍질 지붕은 ‘굴 피집’이며, ‘돌집’과 삼베용 삼의 속대를 이용하기도 했단다. 산짐승들의 공격을 피하기 위한 십자형 주택 구조를 보면서 조상들의 지혜로움을 느꼈다.
해학과 풍자가 넘치는 양반전 소설의 배경으로 이용되었다는 ”아라리촌“은 과거로 돌아가는 체험임으로 좋은 추억으로 남는다. 사람들의 삶은 환경의 지배를 받고 살아가고 있지 않는가. 그 옛날 원시적 생활로부터 오늘에 이르기까지, 많은 발전을 거듭하여 변화되어 온 지금의 이세상은 환경의 중요성이 그 어느 때보다 소중하며 강조되리라.
산골의 훈훈한 인심은 만나는 사람마다 진실한 마음으로 대하면 서로는 믿음을 가진다. 누구나 어진 마음을 가진다면 하나의 나눔 문화로서, 온화한 느낌과 성품에서 너그럽고 새로운 삶의 지혜가 생기리라. 주고받는 인정에서 웃음의 즐거움을 얻으며 서로의 가슴속에는 기쁨이 쌓이지 않을는지……
2012.7.7 정선 오일장을 관광하고서
첫댓글 "해학과 풍자가 넘치는 양반전 소설의 배경으로 이용되었다는 ”아라리촌“은 과거로 돌아가는 체험임으로 좋은 추억으로 남는다."~ 구성진 정선아리랑이 오일장의 로그송이 되었지요. 감상 잘 하였습니다. 감사합니다.
5일장에 온듯한 정겹고 순박한 사람들의 행렬에 동참하는 느낌입니다.선생님 오랫만에 뵙는듯 글읽습니다.산골의 훈훈한 인심은 만나는 사람마다 진실한 마음으로 대하면 서로는 믿음을 가진다. 누구나 어진 마음을 가진다면 하나의 나눔 문화로서, 온화한 느낌과 성품에서 너그럽고 새로운 삶의 지혜가 생기리라. 글 너무 좋습니다.
'하늘의 조화이며 조물주의 솜씨라 할지라도, 아름다운 풍치의 높은 산과 맑은 계곡물이 어우러진 곳은 금수강산이 아닐까.
사시사철 뭇사람들에게 즐거움을 주는 풍광은 감탄사를 자아내게 한다....'
아름다운 고장 정선에 다녀오셨군요. 참 잘 하시었습니다.
구절리역에서 승차하여 아우라지강을 가로지르는 레일바이크도 물론 타셨을 테지요? 감상 잘 하고 갑니다.
좋은 곳에 다녀오셨군요. 금수강산 유람하시며 좋은 글 쓰시면 그 보다 더 가치있는 소일은 없지요, 정선을 다녀온 듯 글 잘 읽었습니다.
여러선생님들 여름날씨에 건강하시지요 글소감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