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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탁 치닫는 국힘 전당대회…당대표에 5명 출사표
스카이데일리
극우검증·계엄미화·탄핵음모론 ‘난무’
최고위원 선거도 ‘강성 극우’ 그림자
‘신천지 신도, 당원 가입 논란’ 여전
장혜원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5-07-31 23:22:53
▲ 국민의힘 황우여 선거관리위원회 위원장(가운데)이 14일 국회에서 열린 당 대표 및 최고위원 선출 선거관리위원회 위촉장 수여식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대선 패배 이후 당 수습에 나선 국민의힘이 오는 8월 22일 전당대회를 앞두고 31일 후보 등록을 마치며 본격적인 당권 레이스에 돌입했다. 그러나 ‘혁신 전대’라는 당초 취지와 달리, 출발선부터 극우 유튜버 전한길 씨의 공개질의, ‘탄핵 찬반’ 진영 대립, 그리고 2022년 신천지 집단 당원 가입 논란이 불거지며 전당대회는 사실상 ‘아스팔트 전대’ 양상으로 전개되고 있다.
이날 정치권에 따르면 국민의힘은 전날부터 이날까지 이틀간 당대표 및 최고위원 후보 등록을 마무리하며 전대 국면에 들어섰다. 당 대표 선거에는 김문수 전 고용노동부 장관, 안철수·조경태·주진우·장동혁 의원 등 5명이 출마했다.
당대표 경선 구도는 기존 ‘찬탄(탄핵 찬성)’ 대 ‘반탄(탄핵 반대)’ 구도에 더해, 역사 강사 출신 극우 유튜버 전한길 씨의 ‘공개면접’ 제안으로 분열 양상이 심화되고 있다. 전 씨는 최근 유튜브 채널을 통해 “차기 보수 지도자는 윤석열 전 대통령과 정치적 연을 끊을 수 있는가”라는 질문을 던지며, 당 대표 후보자 전원에게 ‘면접 참여 요청서’를 발송했다.
그는 이번 면접을 ‘극우 커넥션과의 결별 선언의 장’으로 만들겠다고 밝혔으며, 정치권에선 이 질의가 단순한 유튜브 퍼포먼스를 넘어 윤석열 책임론과 보수 노선 재정립의 분기점이 될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에 대해 안철수 의원과 조경태 의원 등 ‘찬탄파’는 강하게 반발했다. 안 의원은 “극우 유튜버에게 당의 노선을 품평받을 이유가 없다”며 면접 제안을 거절했고, 조 의원 역시 “개인의 정치쇼에 당의 미래가 끌려가선 안 된다”고 일축했다.
반면 김문수 전 장관과 장동혁 의원 등 ‘반탄파’는 정면 돌파 입장을 보였다. 김 전 장관은 “윤 전 대통령과의 관계를 포함해 신념과 원칙을 국민 앞에 밝힐 준비가 돼 있다”며 출연 의사를 밝혔고, 장 의원도 “보수의 정체성을 논의할 수 있다면 어떤 장에서도 응하겠다”고 밝혔다.
이 같은 갈등은 단순한 퍼포먼스를 넘어, 보수진영 내부의 정체성 혼란을 여실히 드러낸다. 전한길 씨의 개입으로 경선 초기 ‘탄핵 프레임’은 ‘윤석열 절연 프레임’으로 진화하며, 각 후보는 노선 선택을 강요받는 형국이다.
최고위원 후보군에서도 강경 보수 성향이 짙게 드러난다. 김태우 전 서울 강서구청장은 윤 전 대통령 탄핵 논란 당시 “대통령님을 우리 손으로 지켜야 한다. 지금은 체제 전쟁 중”이라며 결사항전을 밝힌바 있다. 2023년 보궐선거에서는 유죄 확정 이후 재공천 논란의 중심에 섰다.
김재원 전 최고위원은 “전광훈 목사께서 우파 진영을 천하통일하셨다”는 발언으로 종교 편향 및 극우 연계 의혹을 불렀고, 5·18 민주화운동과 제주 4·3 사건 폄훼 발언으로 1년간 당원권 정지 징계를 받았다.
김민수 전 대변인은 12·3 비상계엄 당시 유튜브 방송에서 중앙선관위에 군을 투입한 조치를 “과천상륙작전”이라 칭하며 계엄령을 미화했다. 그는 “국민의힘 내부가 윤 대통령을 탄핵시켰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김소연 변호사는 계엄령을 “구국의 결단”, “비상계엄은 사실상 비상계몽”이라 평가하며, 이번 전대 공약에서도 “사기 탄핵 진상규명”을 핵심 아젠다로 내세우고 있다. 류여해 전 최고위원은 과거 자유한국당 시절 홍준표 전 대표와의 갈등 끝에 제명됐던 전력이 있으며, 이번 전대에선 탄핵 반대를 기조로 보수층 재결집을 시도하고 있다.
이들 중 다수가 전한길 씨의 공개 질의에 호응하거나 관련 유튜브 채널에 출연할 계획을 밝히며, 최고위원 선거 역시 중도 확장보다는 강성 지지층 결집에 초점이 맞춰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여기에 2022년 대선 경선 당시 신천지 신도 10만여 명이 책임당원으로 가입했다는 홍준표 전 대구시장 발언이 재점화되면서 논란이 가중되고 있다. 안철수 의원은 “철저한 진상조사”를 공언했으나, 장동혁 의원은 “어떤 종교든 당원이 될 수 있다”며 논란의 확대를 경계하는 입장을 보였다.
‘혁신 전대’는 어디로… 민주당 닮은꼴 지적도
외연 확장 가능성은?… 결선투표가 관건
정작 이번 전당대회는 ‘혁신’보다 ‘강성화’로 기우는 모습이다. 여권 관계자는 “지지율이 10%대로 추락한 상황에서 콘크리트 보수층에 의존하려는 전략은 예견된 수순”이라며 “외연 확장이 어려운 전대가 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당 대표 본경선은 ‘당원 투표 80% + 여론조사 20%’로 구성되며, 당원 비중이 높은 구조는 강성 주자에게 유리하다는 분석도 있다. 일부 전문가들은 국민의힘 전대가 민주당 전대와 닮아가고 있다고 지적한다. 민주당이 ‘윤석열 45명 제명안’을 앞세운 강성 결집형 전대를 치렀던 것처럼, 국민의힘도 극우 검증, 계엄 미화, 탄핵 음모론 등으로 정당 내 내홍을 증폭시키는 경선을 치르고 있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