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유치원 보내는 게 전쟁이에요.
현재 저희 아이는 유치원에 입학한 지 얼마되지 않았습니다.
어린이집에 다닐 때도 저랑 헤어질 때 격하게 우는 아이였습니다.
요즘은 더더욱 심해져서 고민입니다.
아침에 잠을 푹 못 자면 칭얼거림이 심하고, 계속 안아 달라고 하고 달래도 울고,
안아줘도 울고, 매를 들어도 울고, 졸졸 따라다니면서 웁니다.
매번 아침마다 헤어질 때 너무 격하게 슬퍼하며 우니까 정신적 심리적으로 뭔가 큰 문제가 있는것 같습니다.
습관성인것같기도 한데 우는 모습을 보면 정말 슬퍼서 우는 듯한 행동을 보여 다른 사람들도 짠하다고 하더라고요.
우는 원인을 해결할 방법을 못 찾고 있는 상태입니다.
이렇게 지내다가 초등학교까지 가서도 울까봐 걱정이 되네요…
A. 안녕하세요. 한국아동청소년심리상담센터입니다.
부모님께서 적어주신 부분으로는 근본적으로 아이가 어떤 이유로 이러한 행동을 보이는지 정확하게 파악하기가 힘든 부분이 있음을 양해 부탁드립니다. 아이의 울음으로 어머님이 많이 힘드신 것 같습니다. 우리 아이들의 유치원 등원에 대해서는 분리불안 혹은 유치원 생활의 적응에 대한 어려움으로 나누어서 생각할 수 있습니다.
분리불안으로 인한 울음이라면 아이와의 안정적인 관계를 먼저 회복하시는 것이 좋을 듯합니다. 아이는 엄마와 떨어지면 관계가 더 멀어진다고 느낄 수 있기 때문에 더욱 아침에 엄마와의 분리시 울음을 보일 수 있습니다. 아이가 눈에 엄마가 보이지 않아도 엄마가 나를 사랑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말해주시면서 이해를 시켜주심이 필요할 수 있습니다.
부모를 찾는 것은 자연스러운 현상일 수 있으나 엄마 아빠가 없는 동안 불안해하고 공포에 떤다면 분리불안인 경우가 많습니다. 엄마를 찾고 분리하는 것이 어렵다면 분명 심리적인 원인이 작용하였을 것으로 보입니다. 부모와 분리하는 것을 어려워한다고 해서 모두 분리불안으로 볼 수는 없지만 그런 상태로 인하여 일상생활이 불가능하거나 집에 같이 있음에도 엄마가 화장실 가는 것조차 불안해하거나 초조해하는 행동이 증가한다면 분리불안을 의심해 볼 수 있습니다.
보통 영유아기 때 애착관계가 불안정했거나, 부모가 아이가 말을 듣지 않아서 혼을 내면서 엄포를 놓는 경우, 엄마 아빠가 없을 때 안 좋은 경험이 있는 경우 등이 이에 해당되기도 합니다. 보통 아이들은 엄마와 떨어졌을 때 자신에게 안 좋은 일이 생긴다고 생각하지 않는데, 분리불안이 있는 경우는 부모에게 안 좋은 일이 생길 것 같다고 방향을 돌리면서 자신의 불안을 견디려고 합니다.
그리고 아직 아이가 어려서 다양한 감정과 생각을 표현하는 방법으로 울음을 선택하여 울음을 먼저 보일 수 있습니다. 아이에게 상황에 따른 다양한 감정 표현을 알려주시는 것도 도움이 되실 수 있습니다.
아동의 만약 심리적인 문제로 인한 것이라면 아이의 발달사, 성장사 및 부모양육 태도, 기질 등을 다양한 관점에서 바라볼 수 있을 때 보다 효율적인 이해와 해결을 위한 방법을 찾을 수 있습니다. 분리불안 문제는 시간이 지난다고 괜찮아지는 부분이 아니기 때문에 전문적인 상담 시 기관에서 도움을 받으시는 것을 권유해드립니다.
부모님들을 위한 Tip
아동의 불안장애에는 여러 유형이 있지만 아동들에게 가장 흔한 것으로 분리불안장애가 있습니다. 초기 증상으로는 학교나 유치원에 관해 막연한 불평을 늘어 놓고 가기를 싫어합니다. 학교에 갈 시간이 다가오면 불안해하거나 심지어는 공포에 질리기도 합니다. 억지로 학교에 등교한 후 에도 중도에 돌아오거나 불안해하기 때문에 양호실을 통해 집으로 돌아옵니다. 그리고 특징적으로 학교에 가지 않고 집안에 머물러 있을 때는 비교적 잘 지냅니다.
어린 아이들은 어느 날 갑자기 이런 반응을 보이는 경우가 많으나 초등학교 고학년 또는 중 · 고등학생은 서서히 이런 모습이 나타납니다. 보통은 사소한 사고나 질병, 수술, 휴일이나 방학, 이사, 전학, 교우의 전학이나 사망과 같은 일을 겪고 난 후 유발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 같은 증상 외에 신체증상으로 위장되어 나타나는 경우가 많습니다. 오심(헛구역)이나 식욕 저 하, 구토, 현기증, 두통, 복통, 전신무력감, 설사, 통증, 빈맥 등이 많고 흔히 주말 저녁이나 월요일 아침과 같이 등교 직전에 심합니다. 그러나 이 같은 신체증상을 병원에서 진찰이나 검사를 받아보면 이상이 발견되지 않습니다.
분리불안을 완화하는 방법으로는 다음과 같은 것들을 제시할 수 있습니다.
① 우선 부모(혹은 양육자)상담이 필요합니다.
② 아이의 불안이 생기는 과정을 이해하고 지나치게 의도적으로 아이를 떼어 놓으려고 하거나 일부 러 아이 혼자 내버려 두고 숨어서 어떻게 하나 지켜보는 등의 행동을 자제해야 합니다. 오히려 집안일을 할 때도, 외출을 할 때도 데리고 갑니다.
③ 엄마가 옆에서 지켜는 보지만 도움 없이 스스로 재미있게 놀아 보도록 격려하며 단계적으로 서서히 엄마에게서 떨어져 지내는 거리와 시간을 늘려 나갑니다. 이와 함께 또래들과 노는 시간, 여럿이 함께 즐기는 기쁨, 집 밖에서 보내는 시간을 경험하도록 기회를 조금씩 늘려 나갑니다.
④ 아이는 엄마를 들볶으면서 집안에서만 심심하게 지내는 것보다는 약간은 두렵고 괴롭지만 관심을 밖으로, 또래로 돌리게 되고 그 곳에서의 즐거움으로 엄마와 떨어져 지내는 고통을 이겨 나갑니다.
⑤ 유치원이나 학교에 가지 않으려 한다면 연령이나 지능이 너무 뒤지지 않는 이상 원칙적으로 가능한 한 빠른 시간 내에 학교를 보내야 하는데 이때 부모는 교사와 충분히 아동에 관해 논의해야 합니다.
⑥ 집에서부터 시작해서 최종적으로는 편안하고 안정된 상태로 교실에 앉아서 수업을 받는 과정까지를 단계적, 점진적으로 극복해 나가도록 계획합니다. 이때 부모와 아동을 열심히 격려해 주고 지속적으로 지지해줍니다. 부모는 우선 아동 곁에서 지켜보고 있다가 아동이 학교에 적응하는 정도에 따라 서서히 함께 있는 시간을 줄여나가고 떨어져 있는 거리를 늘려 나갑니다.
출처: <아동심리치료학개론>, 박랑규 외 9명 공저. 학지사.
사진출처: 구글 재사용 가능 이미지 (Unsplash)
작성자: 한국아동청소년심리상담센터 인턴 박수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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