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파산하재(國破山河在)
나라 국 · 깨질 파 · 뫼 산 · 강 하 · 있을 재 |
[뜻]
나라는 망했으나 산하는 그대로 남아 있다. 전쟁으로 말미암아 폐허가 되었으나 자연만은 여전히 그대로인 것을 말한다.
[출전]
나라는 깨졌어도 산하는 남아 있어
성안에 봄이 오니 초목이 무성하다
때를 느꼈는지 꽃도 눈물을 뿌리고
이별이 서러운지 새도 놀란 듯 운다
봉홧불 석 달 동안 연이어지니
집안의 편지는 만금에 해당해
흰머리 긁어 대 더욱 짧아지니
아예 비녀조차 이기지 못하는구나
國破山河在
城春草木深
感時花濺淚
恨別鳥驚心
烽火連三月
家書抵萬金
白頭搔更短
渾欲不勝簪
- 두보(杜甫) 〈춘망(春望)〉
당(唐)나라 현종(玄宗) 천보(天寶) 34년(755) 11월, 황제 주변의 간신배들을 토벌한다는 명분(청군측(淸君側), 왕의 주변을 깨끗이 함)으로 안녹산이 난을 일으켰다. 안녹산은 낙양을 점령하고 대연황제(大燕皇帝)를 칭하며, 이듬해 7월 수도 장안을 공격했다. 현종은 제위를 태자 이형(李亨)에게 양위하고 장안을 버리고 촉(蜀, 사천)으로 피신했다. 이형이 현종의 뒤를 이어 즉위하니, 이이가 바로 숙종(肅宗)이다.
두보는 당시 43세의 늦은 나이로 주조참군(胄曹參軍)이란 미관말직에 올라 그럭저럭 안정된 생활을 꾸려 가고 있었다. 그러다가 난을 피해 장안에서 탈주하여 여기저기 피난을 다니던 중 영무(靈武)에서 즉위한 숙종을 배알하기 위해 가다가 반군의 포로가 되고 말았다. 하지만 벼슬이 높지 않았고, 남달리 겉늙어 보이는 외모 때문에 허약한 노인으로 여겨져 별 고충을 겪지 않고 장안에서 비교적 안전하게 머물 수가 있었다. 두보는 장안에 머물면서 전란으로 쑥밭이 되어 버린 황량한 장안 거리 풍경을 직접 목격했다. 한때 아시아 각국은 물론 멀리 페르시아, 사라센 등지에서 온 외교 사절과 상인들로 북적대던 화려하고 웅장했던 수도 장안이 폐허로 변해 버린 것을 보고 마음 아파하며 읊은 시가 바로 〈춘망〉이다.
이 시의 둘째 연 ‘感時花濺淚 恨別鳥驚心’에 대한 해석은 두 가지로 할 수 있다. 하나는 꽃과 새를 의인화하여 ‘때를 느꼈는지 꽃도 눈물을 뿌리고, 이별이 서러운지 새도 놀란 듯 운다.’로 해석할 수 있고, 또 하나는 두보 자신이 꽃과 새를 보고 느낀 감정을 그린 것으로 ‘때를 느끼니 꽃만 보아도 눈물이 흐르고, 이별이 서러워 새만 보아도 놀란 가슴이 된다.’로 해석할 수 있다.
[용례]
“오백 년 도읍지를 필마로 돌아드니 산천은 의구하되 인걸은 간 곳 없네.”라고 옛 시인이 읊었는데, 세월이 흘러 사람은 가도 자연은 그대로 남아 있고, 전쟁으로 폐허가 되어도 산과 강은 그대로 남아있는 법이다. 하지만 난개발로 더 이상 ‘국파산하재’란 말을 쓸 수가 없게 된 요즘에는 ‘국파산하훼(國破山河毁)’라고 표현하는 것이 더 옳을 것 같다.
[글]
김성일
김성일(金聖日)은 문학박사. 전라북도 도청에서 국제정책전문위원으로서 중국과의 국제교류 업무를 담당하는 한편, 단국대학교, 전남대학교, 아세아연합신학대학교, 백석대학교 등에서 중국어문학을 가르쳤다..펼쳐보기
[출처]
고사성어대사전 | 김성일 | 시대의창 전체항목
선인의 경험이 깃들어 있고, 지혜와 지식의 보고인 고사성어. 우리 생활과 밀접한 일상의 언어이기도 하다. 고사성어에 얽힌 역사적 사실과 문화적 배경을 철저한 조사와 고..펼쳐보기
첫댓글 노가리 님 감사합니다 ^*^
감사 합니다 샬롬 !!
즐거운 월요일 맛과 멋 향기로 보람 되시고...
늘 웃는 삶 행복 하시고 편안 하시며 항상 건강 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