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6일 프랑스 일주팀 벤투어로.리크비르의 골목
비에 젖은 리크비르의 골목은
걷는 속도까지 천천히 바꾸어 놓았습니다.
돌길 위로 얇게 번진 빗물은
오래된 목조 건물의 색을 더 짙게 만들었고
창가에 걸린 작은 꽃들은
마치 오늘 하루를 위해 준비된 장식처럼 선명하게 흔들리고 있었습니다.
골목 안으로 한 걸음 들어갈수록
사람의 마음은 이상하게 조용해졌습니다.
급하게 지나가는 사람도 없고
큰 목소리도 없고
누구나 잠시 시간을 내려놓은 얼굴로
천천히 마을을 바라보고 있었습니다.
젖은 운동화 끝으로 전해지는 차가운 감촉과
빗소리를 머금은 돌벽의 냄새
오래된 나무문 틈 사이로 스며 나오던 따뜻한 조명의 색까지.
리크비르는 눈으로만 보는 마을이 아니라
몸으로 천천히 스며드는 곳 같았습니다.
창문마다 달린 꽃장식과
수백 년은 되었을 듯한 목조 건물의 균열들
비를 머금은 간판 하나까지도
오랜 시간을 조용히 견디고 살아낸 흔적처럼 느껴졌습니다.
시계탑 아래를 지나며 올려다본 흐린 하늘은
맑은 날보다 오히려 더 깊었습니다.
사람들은 우산을 들고 골목을 천천히 걸었고
누군가는 가게 앞 의자에 잠시 앉아 있었고
누군가는 창문 장식을 바라보다 사진 한 장 남기고 다시 걸었습니다.
그 풍경 안에서는
굳이 무언가를 많이 하지 않아도 충분했습니다.
그냥 걷고
잠시 멈추고
다시 걷고.
여행이라는 것이 원래 그런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무언가를 많이 보는 여행보다
한 장소의 공기와 냄새와 빗소리까지 기억하게 되는 여행.
리크비르의 골목은
예쁘다는 말로는 부족한 곳이었습니다.
그곳에는 오래된 시간들이 아직 살아 있었고
여행자들은 그 시간 사이를 천천히 걸으며
잠시 자기 삶의 속도도 늦추게 되는 듯했습니다.
비 내리던 알자스의 오후.
젖은 돌길 위를 걷던 그 시간은
사진보다 오래 마음속에 남아
가끔 조용히 꺼내보게 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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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길] 카페여행 후기
5월 6일 프랑스 일주팀 리크비르의 골목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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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05.19 2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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