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취 깨기 직전 뭔가 꿈을 꾼 것 같은데 정확히 기억 나진 않음. 기분 나쁜 꿈은 아니었던 듯. 깨세요, 일어나세요! 뭐 이런 말 듣고 눈 뜬 듯. 회복실로 옮겨진 것이었음. 의료진들이 환자 깨우느라 바쁜 것 같고, 진통제 놓을까요?라는 질문에 예스로 반응했던듯. 말을 했는지 끄덕였는지는 기억안남.
주워들은건 있어 폐렴 방지차 없는 정신에도 나름 열심히 심호흡하려고 노력함. 내가 호흡을 잘하고 있어선지 다른 환자들 보느라 뒷전이 된건지 너무 방치한단 느낌을 받았었음. 심호흡하란 얘기도 없고(했는데 내가 기억을 못하는건지-_-;). 그들만의 사정이 있긴 하겠지만 너무 혼자 두는 것 아닌가란 생각이 들어 건의하고픈 마음까지 들었다는ㅋ
호흡하기가 너무 답답하고 괴로운 정도에 이르러 발을 최대한 움직이며 소음을 좀 내니 누군가 반응하며 호흡기를 빼줌. 한결 살만했음.
이후로도 어딘지모르게 답답하고 괴로워 빨리 입원실로 갔음하는 마음이 컸음. 목 뒤 뻐근함도 상당해 누군가 베개로 받쳐줬음하는 마음이 간절함(마취 후 수술을 위해 최대한 목을 젖힌다함).
좀 지나니 의료진 한 명이 이 사람들만 남았어? 어쩌고하는데 이 사람들이란 단어 사용이 상당히 불쾌하게 들렸음. 뭔가 함부로 취급당하는 느낌. 회복실 인상 0.
그런 채로 얼마나 있었는지 나로선 가늠하기 어려웠지만 어느 시점에서 드디어 병실로 이동되고 있었음.
뒷목은 엄청 뻐근, 앞목 내부엔 막대가 세워져있는 것 같은 매우 괴상한 통증, 정말 괴로웠던 기억이남.
그리고 드디어 병실로 입성.
병실 입성 후, 뒷목은 심하게 뻐근하고 앞목은 막대기가 박혀있는 느낌이 들며 당기고 수술부위는 따끔따끔하고 통증이 느껴질 때마다 인상이 절로 찡그려졌음. 침대에 눕혀졌을 때 목소리가 안 나와 베개 좀 받쳐달라는 말을 할 수 없었음. 다행히 내가 뭔가 의사 표현을 하려한다는 것을 알고 메모지와 볼펜을 전달받음. 오른쪽 팔엔 수액이 꽂아 있어서 왼손으로 대략 글씨씀. 베개 좀 받쳐 달라고ㅠㅠ 아아, 소리 내어 의사전달도 할 수 없음이 얼마나 통재할 일인가. 수술부위와 배액관 꽂은 부위가 너무 따끔해 진통제 투여. 이후 좀 숨쉴만해짐.
이 수술의 치명적 단점은 의사표현 하기가 너무 어렵다는 거. 물론 수술 직후에도 말 잘하는 사람이 있다함. 수술 부위에 따라 후두신경을 건드리면 소리가 일시 혹은 영구 마비되는 증상이 온다함. 목소리는 언제 돌아올지 누구도 장담할 수 없고, 6개월~1년 걸렸다하는 사람있고 천차만별. 어느날 갑자기 돌아온다함. 현재 나만의 독특한 하이소프라노 톤은 온데간데 없고, 고음불가, 탁한 쉰 소리 내는 중, 흑- 그래도 날이 지날수록 조금씩 사람들이 알아들을만한 톤으로 변경 중인 듯.
수술 후 2시간은 전신마취 후유증으로 폐렴이 걸릴 수 있어 자지말고 심호흡을 해야 한다는데 다행히 졸음이 심하게 쏟아지진 않았음(졸음 참는 것이 정말 어려울거라 생각했는데). 이전에 위 내시경 할 때도 마취 후 30분도 안 되어 깨어나도 졸음이 심하진 않았는데, 마취 후 졸음은 상대적으로 덜 느끼는 체질인듯.
수술 후 4시간 또한 물 한모금 못대며 금식해야 함. 입이 마르니 거즈에 찬물을 적셔 입 위에 얹어주심. 덕분에 극도로 심한 갈증은 면한듯함. 꽤 오랜 시간 반복되었던 것 같은데, 빨리 물 먹고 싶단 생각에 시간이 가기만을 기다림.
몸을 일으키거나 움직일 때 누군가의 도움이 절대적으로 필요함. 아, 이런 무력한 상황이란... 정말 세상은 혼자 살 수 없구나를 극도로 실감.
식사로 미음을 주문. 감자도 스프처럼 나오고 푸딩도 나왔는데 먹을만했음. 보통 수술 당일엔 입맛도 없고 거의 못 먹는다는데 나도 다 먹진 못했지만 입맛이 아주 없진 않았음. 게다가 동생이 사온 아이스크림은 술술 넘어가서 다 먹음ㅎ목붓기를 빼는덴 아이스크림이 탁월하다해서 이튿날도 친구들이 사준 아이스크림 두 차례 먹었는데 배탈 좀 남ㅎㅎ 3일째부턴 나아짐. 그래도 아이스크림을 잘 먹어줘 붓기가 상대적으로 빨리 가라앉은 듯.
이날 밤엔 한 쪽엔 수액, 한 쪽엔 배액관 연결된 부위가 너무 아픈데다 수술부위도 따끔따끔. 목도 꼼짝할 수 없고 거동을 전혀 할 수 없어 수면제를 먹었음에도 잠 한 숨 못잤음. 정말 미저러블한 밤.
수술 후 첫날부터 차츰차츰 나아지긴 합니다. 걸어다닐만 하고. 그러나 목은 움직이기 정말 힘들다는 거. 목 일으키기도 힘들고.
3.15 처음 만난 신지 복용. 칼슘부족으로 칼슘주사 맞고, 3.17 퇴원 때까지 비타민 D와 함께 칼슘약 매끼니 두 알씩 복용. 퇴원 후 3일까지 근육이완제, 진통제도 함께 복용했었음. 칼슘은 집에와서 3.27 외래 전날까진 끼니 1개씩 복용.
1주 이상 서 있거나 앉아 있을 땐 괜찮은데 누울 때가 정말 불편하더군요. 쇠줄로 목을 콱 조이는 느낌도 들고(끔찍하지만 정말 이런 느낌)... 자고 일어나선 어깨 부위가 결리고 뻐근했어요. 목소린 옆 사람이 알아들을 정도이긴 한데 쉬고 탁한 소리. 음료 마실 때 사레도 좀 들림.
3.27 진단 경과
<이비인후과>
수술 후유증: 오른쪽 성대 마비, 3~6개월 후 자연히 풀리기도 하나 1년 이상 최악의 경우 영구마비 되는 경우도 있으며, 오랜 방치시 성대가 퇴화되어 치료가 어려워지니 조속한 주사수술 권유(비급여, 외과수술 비용 뺨침, 고민중ㄷㄷㄷ)
<외과 최종 조직검사 진단>
1. 기존 초음파는 1.4~1.8cm로 보였으나 조직검사하니 2.3cm로 상당히 큰 크기였음(조속히 수술한 것이 현명했음), 전절제, 임파선 부분 절제, 전이는 없음(천만 다행).
2. 유두암이긴 하지만 대장에서 발견되기 쉬운 암종으로 대장내시경이 요구됨(4/26 검사, 5/3 결과), 종합검진시 대장내시경 제외하고 다 해봤는데 처음 해 보는... 깨끗하게 아무것도 없길 바랄 뿐이에요.
3. 5월7일부터 방사선 요오드 치료준비(5주 소요)- 21일부터 저요오드 식단 시작 - 6월 4, 5일 방사선 치료 전 검사 - 17일 입원(100 mCi 고용량 투하, 2박3일 격리 독방신세) - 22일 전신스캔(이후 6개월이나 1년 후 한 번 더 할 수도 있음)
저의 경우 갑상선암 하나가 이래저래 후처리할 것이 많네요. 성대야 그러려니 하지만 대장은 뭔지 싶더라구요. 무튼 6월까지 빡세게 갑니다. 생일에 맛난 것도 못 먹겠네요 흑흑
그래도 올 상반기에 많은걸 끝낸다는걸 감사해야겠지요. 5월에 했다면 많이 미뤄지고 상처는 2~3개월 직사광선 받으면 안 된다는데 머플러하고다님 여름에 땀나고 힘들었을거예요. 미리 하길 잘 했단 생각이 들며...
그동안 미루다 한꺼번에 올리니 너무 기네요. 끝까지 다 읽으신 분 계신지 모르겠어요ㅎ 보시는 분들껜 도움이 되길 바라며... 목소리 잘 돌아오고 대장에 별 이상 없고 요오드치료 1번에 끝내게 기도 부탁드려요! *.*
첫댓글 정말 고생많으셨어요~~후기가 넘 생생해요...글솜씨도 좋으시고요~~전 글솜씨가 없어서 글쓰기가 참 거시기한데.ㅋㅋㅋ
몸관리 잘하시고~~행복한 생각만 하시는거 알죠?ㅋㅋㅋ
방사선 치료 남았으니 기초체력 튼튼하게 해서 잘 받으세요~~
감사해욤ㅎㅎ 수술 후에도 뭐가 많아 유감이긴한데, 최대한 긍정적으로 생각하려고 노력중이예요. 방사선 치료까지 정말 체력단련 해야겠네요 *.*
ㅋㅋㅋ 전 일년동안 3번의 수술을 했네요...자꾸 몸에 뭐가 많이 남아서....ㅋㅋㅋ 우리 힘내고 건강하게 살아요
어휴, 정말 고생 많으셨겠네요. 이런 게 참 몰릴 땐 몰리더라구요. 전 어머니까지 유방암으로 지금 항암치료 받으셔서 난리도 아니지만 뭐 어떻게든 살아지더라구요. 함께 힘내요. 화이팅!
정말 수고하셨습니다... 앞으로 건강생활 기원합니다...
감사합니다. 석송님도 늘 건강하세요^^
저도 배자성교수님께 4월1일수술해요
추천받고 오시는 분들이 많으시더라구요. 목소리는 잘 안 나오지만 상처부위도 흉하진않고 잘 해주시는 것 같아요. 수술 잘 받으세요^^
고생많으셨어요~ 체력떨어지지 않게 영양가 있는거 많이 드시고 건강회복하시길 진심 기원합니다~^^
감사합니다. 해피코코님도 건강하시길^^
수술 잘 마치셔서 다행이구요- 남은 치료 잘 받으시고 완쾌하시기 바랍니다.
예~ 격려 감사해요, 황매산님^^
저보다 1주일 앞서 수술하셨네요. 고생하셨고 어서 회복되시길 빌어요. 비용은 얼마나 나오셨나요?
277만원 정도 나왔습니다
저도 같은 처지라서 이해가갑니다...
전 한달넘엇는데 아직 쉰소리 그대로입니다...
저도 아직은 좀 기다려볼려구요~ 국립의료원에서 수술하고
15일 입원하고 있다가 대전대한방병원에 서 15일 입원하고 퇴원햇습니다
빨리 회복되시길 빕니다.
보통 3개월 정도에 많이 돌아온다고해요. 빨리 돌아오면 좋겠습니다^^
고생하셨고, 앞으로 잘 치료가 진행되어 좋으지시길 빌께요.
전이가 없으셨다니.. 정말 다행이네요.. 담주에 아내의 수술결과 기다리는데.. 걱정...
수술경과는 좋으실거예요. 후속 치료와 관리도 잘 받으시길^^
고생하셨습니다 .. 빠른쾌유기도합니다
저도 2.8일날 배자성 교수님께 반절제 수술받고 회복중입니다. 쾌차 바랍니다.
혜초님, 주리공주님 감사합니다. 건강 잘 챙기며 살아요~^^
좋겠죠.. 감사해요
전 아직 수술전이에요..
힘드셨지만 무사히 마치셔서 다행이네요..
나머지검사때도 아무이상 없길 바랍니다...
성모병원 세침검사는 왜그렇게 아푸게했을까요, 성모병원에서는 원래 모든사람에게 아프게 하는걸가요
윌슨님, 재민엄마님, 감사합니다. 재민엄마님, 수술 잘 되시고 좋은 결과 있기 바랍니다^^ 페라님, 전 어설프게 하던 곳에서 판독불가 판정 받아서 성모병원에서 재검사했는데, 좀 더 확실한 진단을 위해 그렇게 아프게 쑤셔대는게 아닐까 싶습니다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