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의 고급 백화점 해러즈(Harrods)가 2011년 원자력 발전소 사고가 발생했던 일본 후쿠시마 지역에서 수확된 복숭아를 판매하기 시작했다고 BBC 방송이 1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가격은 크고 과즙이 풍부한 백도 3개가 든 한 상자가 80파운드(약 15만원)다. 해러즈는 영국 왕실 전용 백화점이라는 별명이 붙을 정도로 고급스러운 소매점 인상을 갖고 있다.
AFP 통신은 "일본 북동부 현인 후쿠시마의 모든 농장 생산품과 어류는 매장으로 보내기 전에 엄격한 방사능 검사를 거친다"고 전했다.
AFP에 따르면 해러즈는 후쿠시마 원전 운영자인 도쿄전력(TEPCO)의 평판 구축 이니셔티브의 일환으로 지난 7일 복숭아 판매를 시작했다. 도쿄전력은 이전에도 미국, 태국 등에서 후쿠시마산 쌀, 농산물 및 해산물을 홍보하기 위한 캠페인을 벌인 적이 있다. 도쿄전력 대변인은 AFP에 "이런 활동의 주요 목적은 해외 시장에서 후쿠시마 농산물에 대한 두려움을 없애는 것"이라고 말했다.
해러즈는 후쿠시마산 샤인 머스캣 등 다양한 포도를 다음달부터 판매하기 시작할 계획이다.
2011년 원전 사고 전에 후쿠시마는 복숭아, 포도, 배, 체리 등 맛있는 과일이 생산되는 '과일 왕국'이라는 자부심을 갖고 있었다. 일본 내 과일 생산량으로 두 번째를 자랑했다. 하지만 사고 이후 과일 매출은 급락했다.
BBC는 후쿠시마 지역에 방사능이 여전히 남아 있어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우려는 여전하다고 전했다. 일본 정부가 지난해 '오염 처리수'(일본 정부가 고집하는 표현)를 태평양 바다에 방류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하자 거센 논란이 일었음은 물론이다. 한국은 윤석열 정부가 일본 정부의 발표를 액면 그대로 믿었지만, 일본산 해산물을 가장 많이 구매했던 중국은 수입을 차단해 버렸다. 러시아도 도쿄가 '오염수' 방류 계획을 투명하게 설명하지 못한다며 수입을 보류하고 있다. 일본 주둔 미군도 한참 뒤에야 해산물 조달을 재개했다.
후쿠시마 제1 원전 시설을 청소하는 노력은 이어지고 있다. 적은 양의 핵 연료 잔해를 제거하기 위한 작업이 이날 재개됐다. 수거된 잔해들은 원자로 안 상태를 평가하는 데 쓰일 것이다. 당초 지난달 잔해 제거를 시도했으나 장비 문제가 제기돼 미뤄졌다.
방사능 물질을 제거하는 노력은 재앙 13년이 지나서야 처음 이뤄지고 있다. 원자로 안의 방사능 누출 수치가 너무 높아 전문 로봇이 제작돼 투입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