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는 가을을 보낼 준비를 미리 하고 있었다.
물론 벌써? 라고 말할 수 있겠지만 산골의 겨울은 생각보다 빨리 찾아드는 법.
코 앞에 닥쳐 허둥지둥할 일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자 마자 바로 겨울 준비를 시작하였다.
겨울에 집에서 입어야 할 옷들은 죄다 꺼내어 빨래를 하여 간만에 따듯하게 내리쬐는 햇살,
가을 햇볕 양광을 향해 해바라기를 시키기 위해 뒤뜰 빨랫줄에 옷걸이 활용하여 척척 널어놓고
다시금 옷장을 뒤적이며 코로나 사태로 자제 하게 된, 그리하여 외출 할 일도 감소된 일정을 위해
외출복 건사를 하기 시작하니 땀이 어느새 옷자락을 적신다.
그리고 다시금 이불장을 스캔하여 겨울용 이불을 재빠르게 꺼내어 뜨락으로 옮겨 3계절의 묵은 잡내를 말끔히 털어내고
또다시 이불 뺄래를 시작한다....이불 껍데기만 탈착하여 세탁하는 것이다.
그렇게 하루종일 종종 거리다 보니 땀이 옷을 적신다를 넘어 마치 운동 후 탈진된 몸처럼 비오듯 땀이 흐른다.
하여 잠시 쉬어가는 타임에 찾아든 다 늦게 그림에의 길에 들어선 화가 신귀례님과 다담의 시간을 갖는다.
참으로 용감하게 제 인생을 다시 살아가는 분이시다.
그리고 긴 이야기 끝에 그녀의 개인전 초대글을 써주기로 한다.
*********************************아름다운 황혼, 예술에 빠지다. 신귀례 개인전
늘 그랬듯이 결실의 계절에 서 있습니다.
하지만 제게 있어 이번 가을 끝자락의 의미가 남다르다는 생각을 합니다.
이제, 삶의 여정을 돌고 돌아 결국 감출 수밖에 없었던 내 영혼의 자유로움을 화폭에 담아
익숙한 낯설음과 함께 그림이라는 새로운 세상 속으로 걸어들어가려 합니다.
닿지 않을 것 같았던 가을 하늘만큼이나 높고 힘겨운 여정을 돌아온 만큼
이제 손가락을 펴서 가을 하늘에 손짓해보는 그런 마음으로 이 자리에 서 있습니다.
해서 조촐한 자리를 빌어
화폭에의 늦은 발걸음일지라도 기꺼이 격려해주시고 애정어린 축하와
넘치는 사랑의 마음을 건네주시는 소중한 분들의 귀한 마음을 오래도록 기억하려 합니다.
그림을 향한 뜨거운 열정만큼 열심히 하겠습니다.
초대의 날 : 10월 27일 수요일 오후 3시
전시 일정 : 10월 27일 부터 11월 2일까지
전시 장소 : 인사아트센터 3층
***********************************************
삶의 행복을 그림으로 표현한다는 그녀 신귀례 작가는
한국의 그림 잘 그리는 할머니로 묘사되기도 하고 혹은 그림을 향한 열망으로 가득차는 자신을 기꺼이 들여다 보면서
화가의 길로 들어서는 길로 내딛는 발걸음에 대한 개인적인 고민을 수도 없이 하며 자신을 다그치는 중이다.
하지만 그 또한 용기를 내어 걸어가는 길이 될 터.....
아름다운 황혼, 예술에 빠지다 에 걸맞는 그런 화가가 되실 줄 믿는다.
그리고 다시 일을 찾아 마지막 마무리를 하며 하루를 마감하던 중 친구로 부터 연락이 왔다.
개인적으로 속한 단체 카페에 쥔장에 대한 미안한 마음을 전한 글이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일정이 마무리 되지 못한 고로 오늘 아침에서야 찾아들어가 보았더니 이런 글이 올라와 있다.
"내가 얼마나 무지했는지 몰라..." 오늘 아침밥을 먹고난 후 남편과 부엌에서 이일저일을 하면서 내가 꺼낸 말이었다.
내가 남편에게 들려준 얘기는.....
**가 포항에 여러 번 왔었다. 전시회 때도, 딸 결혼식 때도, 내가 초대해서 순희랑 혜란이랑 놀러오기도... 그 중 어느 땐가, 아마 거의 처음 왔을 땐가... **가 화분 한통을 내게 선물하였다.
나는 그게 뭔지 몰랐다. 모르면서 **에게 이게 뭐냐고 물어보지도 않았다. **는 내가 화분에 대해 아는 줄 알고 자세히 설명하지 않았던 것 같다.
친구들이 가고난 다음에 나는 남편에게도 이게 뭔지 모르겠다고 말하지도 보여주지도 않았던 것 같다. 내가 물어봐도 그때는 아마 남편도 잘 몰랐을 거다. 우리 부부 모두, 아직 건강식품에 관심이 없었던 때였나? 아니 건강에 대해 별 신경을 쓰지 않았을 때였나? 하여튼 뭐가 뭔지 모르는 것이 너무나 많고 무식했던 때...
그때의 모든 상황들이 자세히 기억나지 않지만 **가 화분을 갖다 주었다는 것, 나는 그게 뭔지 모르고 오랫동안 놔뒀다가... 곰팡이가 생겨서 그랬을까? 어떤 이유(?) 때문에 버렸다는 것만은 확실하고 그 모든 기억이 묻혀 있었다. 화분이 얼마나 귀한 것이고 몸에 좋은 것이라는 것을 내가 알게 된 건 얼마 되지 않았다. 요즘 나는 남편과 화분을 음료에 타서 매일 마시고 있다. 화분을 먹을 때마다 ** 생각이 난다. 너무나 미안하고 미안한 마음을 품고만 있다가 남편에게 그 때 일을 털어놓았다... |
라고......미안할 일은 그 친구의 마음이었다.
그 일을 몰랐던 쥔장은 말 안했으면 여전히 몰랐을 일 이다.
하지만 용기내어 미안한 마음을 전하는 친구를 보면서 많은 생각이 들었다.
미안한 것을 알고 있지만 진심으로 미안하다고 말할 용기를 갖는다는 것 조차도 어려운 일.
미안했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방치하고 모르쇠인 사람들은 또 얼마나 많은지.
그런 마음을 전달받는 순간, 울컥.....사실 살면서 모든 것을 죄다 알면서 살아가기는 어렵다.
자신의 관심 분야나 그때 그때의 상황에 따라 알게되는 것들이 전부인 그런 세상을 사는 우리들인지라
그저 알고 모르고, 관심 있느냐 없느냐의 차이일 뿐...하지만 웬만하면 상식적으로 알아야 하는 것쯤은
알고 지나가는 것이 좋을 듯 하다가 개인적인 생각이기도 하다.
어쨋거나 어제 오늘, 가을을 지나가는 길목에서 겨울 채비를 하며 슬금슬금 찾아들 겨울을 위한 대비를 하면서
우리 인생의 겨울도 슬그머니 찾아들지 않을까 싶은 생각도 해본다.
더불어 남겨진 시간을 충분히 활용해 쓰면서 미련남지 않을 인생사였다고 말할 용기도 가질 수 있으면 한다.
하지만 오늘은
푸른 가을 하늘과 바람이 그저 마냥 좋은 그런 날이 되길 바랄 뿐이다.
아무런 생각 없이 지내지는 그런 하루....
첫댓글 난 오늘 손주하고 일산에 있는 아쿠아리움으로 나들이를 다녀 왔다오.
다니고 있는 어린이집에 코로나환자가 생겨 전원생을 검사받고 일주일간 등원 하지 말라기에.., 보너스같은 하루 였네요.
ㅎㅎㅎㅎ 신나고 즐거웠을 손주와 그대를 상상해 봅니다.
힘든 와중에도 보너스같은 하루를 선사받는 것,
역시나 멋진 그대 입니다.
요즘은 제가 세탁기로 빨래를하는데 햇볕에 말렸음 하는데.. 그렇게 하지 못해서 늘 불만이네요,,, 집이 단독이라 뒤뜰에 말리려 해도 어머님이 진띳물이 빨래에 옮긴다고 해서 옥상에 말리려해도 불편해서요,,, 짧은 가을 지나고 다음 주 한파가 온다네요..
ㅋㅋ 전 그 햇살이 아까워서 맑은 날엔 무조건 빨래 해서 빨랫줄에 널어요.
빨래하다 너덜거리는 옷들이 생길만큼.
근데 그렇게 빨래해서 햇볕을 쬐고나면 엄청 기분이 좋아지더라구요.
다음주 부터 한파라니 벌써 산책길이 염려스럽네요.
이제 검을 상실했어...라는 단어랑 좀 멀어지는 듯 하더이다.
조심하고 몸 사리고....다들 건강 챙기면서 행복한 날들이시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