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해 첫눈
정세훈
펄― 펄―
초겨울 잿빛 하늘 아래
그해 첫눈이
내리고 있었다
처음으로
내 집을 장만하는 매매계약서에
서명날인하는 부동산 중개업소
창밖에 땅거미가 깔리고
“첫눈치고 많이도 오네”
“포근하구먼!”
“함박눈이네요”
“아름다워요”
중개업자 박씨가
집을 파는 사내가
그의 아내가
첫눈에 마냥 들떠 있었다
그 첫눈 속에,
어느 해 맑은 이른 봄날
햇빛이
너무 밝고 따스하여
문간 셋방 쪽문 앞에 나앉아
속절없이
남몰래 울었던 눈물이
수북수북 묻히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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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해 첫눈 / 정세훈
함종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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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 12
23.11.09 14:18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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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좋다.. 글에 욕심도 없고.. 편안하다....한쪽 마음은 미어져도
남 시인님의 댓글에 저도 공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