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번 음악회때 참석을 하지 못했습니다. KBS국악한마당 5월 27일 방송분을 보고 감상문을 썼습니다. 약간 늦었네요^^;; 죄송합니다.
KBS 국악한마당 5월 27일 방송분(춘향국악대전과 전주대사습놀이 수상자 특별공연)
KBS1TV의 국악한마당을 즐겨 보던 기억이 있다. 특히 판소리 명창들의 공연을 매주 볼 수 있다는 것이 이 프로그램의 장점이다. 그러나 국악한마당 프로그램도 현재 추세를 반영해서인지 점점 퓨전 음악의 비율이 높아지고 있다. 퓨전 음악 보다는 전통 음악의 원형을 좋아하기 때문에 국악한마당을 보지 않게 된 이후, 국악한마당을 본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다. 5월 27일 방송된 국악한마당의 올해 춘향국악대전과 전주대사습놀이 수상자들의 공연은 나의 귀를 즐겁게 해 주기에 충분하였다.
첫 번째 공연은 박복희(제 33회 춘향국악대전 판소리 명창부 대통령상, 고수-임영일)의 판소리 춘향가 中 <박석치 올라서서>였다. 자신이 지금까지 어떻게 소리를 해 왔는지에 대한 소개부터가 재밌었던 이 공연은 젊은 사람들은 나이든 사람만큼 소리를 잘 할 수 없다는 내선입견을 깨뜨려 주었다.
두 번째 무대는 이희문(제 33회 춘향국악대전 민요 일반부 대상)씨가 민속반주단의 장단에 맞춰 부른 <장기타령>으로 어깨를 흔들면서 노래하는 품새가 마치 그 옛날의 한량을 보는 듯한 인상을 풍겨 재미 있었다.
세 번째 무대는 강효주(제 32회 전주대사습 전국대회 민요 부문 장원)의 <긴아리랑> <노랫가락>으로 이어졌다. <긴 아리랑>은 기존에 듣던 아리랑과는 가사나 음률 면에서 상당히 차이가 있었다. 마치 시조를 부르듯이 낮게 깔아주는 목소리가 매우 안정감을 느끼게 하였다.
네 번째로 이어진 무대는 김영아 (제 33회 춘향국악대전 가야금병창 일반부 대상)의 가야금 병창 <흥보가 中 제비노정기>였다. 앞의 세 사람도 잘했지만 툭 터져 나오는 목소리가 정말 폭발적이었다. 능수능란하게 음색을 바꿔 부르는 그 솜씨는 정말로 경탄스러웠다. 노래 부르는 것도 어려운데 가야금 연주까지 하려면 얼마나 많은 수련의 시간이 필요할까? 새삼 국악인들에게 경의를 표하고 싶어진다.
다섯 번째로 최민혁 (제 32회 전주대사습 전국대회 가야금병창 부문 장원)의 판소리 심청가 中 <방아타령>이 이어졌다. 남성 특유의 웅장한 목소리가 그대로 방아타령의 장단에 빠져들게 만들었다.
여섯 번째와 일곱 번째로는 윤세림 (제 33회 춘향국악대전 기악현악 일반부 대상)의 <아쟁산조>와 김용수 (제 32회 전주대사습 전국대회 기악 부문 장원) <서용석류 대금산조>가 이어졌다. 윤세림씨와 김용수씨 모두 자신의 음악에 혼을 다 바쳐 일로매진하고 있다는 것이 눈에 보일 정도로 아주 열정적으로 연주에 임했다. 그리고 그 연주들도 국악에 문외한인 내가 들어도 정말 훌륭하다는 것이 느껴질 만큼 완벽했다.
마지막으로 여덟 번째(뒤에 아홉 번째로 무용 부문의 수상자가 공연을 했으나 이 감상문에서는 빼기로 한다)로는 전주대사습 전국대회 판소리명창 장원인 고향임씨의 판소리 춘향가 中 <어사출두 대목>이 이어졌다. 고향임씨는 24세때부터 소리를 시작했다고 하는데, 늦게 시작한 소리라 지금에 와서 명창 소리를 듣는 것이 쑥스럽다고 밝혔다. 겸손함만큼 그녀의 소리도 세월 속에서 빛이 나는 듯 들려왔다. 곰삭은 젓갈이 맛이 있듯이 세월 속에서 갈고 닦은 그녀의 소리가 더욱 넉넉하고 감칠맛 있게 다가오는 듯했다.
총 8개의 무대가 다채롭게 펼쳐진 5월 27일의 국악한마당은 나에게 국악한마당이라는 프로그램의 의의를 다시 새기게 해 주고 명인명창들의 세계에 대한 탐구심을 증폭시켜 주었다. 전주 대사습놀이와 춘향국악대전이라는 국악계의 양대 등용문을 최고의 성적으로 통과한 국악인들에게 경의와 찬사를 보내며 앞으로도 국악한마당을 자주 지켜보면서 우리 국악에 대한 상식과 감성을 크게 키워 나갈 것을 결심하였다.
첫댓글 20분이나 늦었습니다. ㅡㅡ 쓰다보니까 이렇게 시간이... 죄송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