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내전이 점입가경이다. 정청래와 이재명, 친청과 친명이 서로의 목을 노리고 있다. 그런데 막상 들여다보면 두 진영 사이에 노선의 차이도, 정책의 대립도 없다. 검찰을 해체하자는 데도, 보완수사권을 없애자는 데도 똑같이 한목소리다. 그렇다면 도대체 무엇을 놓고 이 골육상쟁이 벌어지는가?
그 이유는 '공천권'이다. 오는 8월 민주당 전당대회에서 선출되는 당대표가 2028년 총선의 공천 칼자루를 쥔다. 바로 그 자리 하나에 당 전체가 두 쪽으로 갈라진 것이다. 정청래는 6월 24일 대표직을 스스로 던지고 곧장 연임 도전에 나섰고, 김민석 총리는 내각을 떠나 여의도 복귀를 준비하고 있다. 호남에서는 송영길 출마 준비위까지 결성됐다. 저마다 명분은 개혁과 당심을 내걸지만, 본질은 차기 권력을 차지하려는 이전투구일 뿐이다.
볼썽사나운 것은 그들이 서로를 부르는 호칭이다. 한쪽은 상대를 문조털래유라 조롱하고, 다른 쪽은 한강새똥돼주길이라 받아친다. 집권 여당의 권력 핵심들이 시정잡배의 말장난을 주고받는 꼴이다. 더 기가 막힌 건 이 싸움의 무기가 검찰 보완수사권 폐지 같은 사정권력 해체라는 점이다. 누가 더 강성인지, 누가 당심을 더 자극하는지 경쟁하듯 국가 형사사법 체계를 전당대회 표팔이 카드로 내던지고 있다.
이재명의 속내도 이미 드러났다. 유럽 순방 환송식에 김민석은 부르고, 현직 당대표인 정청래는 부르지 않았다. 명심이 어디로 기우는지 삼척동자도 다알고 있다. 한때 자신을 떠받들던 정청래를 팬카페에서 내치더니, 이제 새 사람으로 갈아끼우려는 토사구팽의 정치다. 충성하던 칼이 어느새 칼끝을 이재명에게 ㅡ들었으니, 정청래가 "국민은 영원하고 정권은 짧다"는 말을 꺼내든 것도 그래서다.
더 주목할 대목은 지지율이다. 이재명 지지율은 빠지는데 당 지지율은 버티는 디커플링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친여 진영의 확성기 김어준조차 이를 위험 신호라 짚고 있다. 코어 지지층이 먼저 등을 돌리기 시작하면 어떤 성과로도 되돌릴 수 없다는 것이다. 노무현 정부가 한미FTA와 이라크 파병으로 핵심 지지층을 잃고 끝내 회복하지 못했던 그 길을, 이재명이 똑같이 밟고 있다. 지지율은 정권의 체온계다. 그 체온이 이토록 가파르게 떨어지는데도, 민주당은 환부를 도려낼 생각 없이 서로의 멱살만 잡고 있다.
그래서 이 내전은 이재명은 코어층이고 당심이고 안중에 없다. 오로지 사법 리스크를 막아줄 검찰 장악과 공소취소만 머릿속에 있을 뿐이다. 정청래는 그 빈틈을 노려 당권을 거머쥐려 하고 있고, 김민석과 송영길은 명심에 올라타려 발악하고 있다. 다른 점이 있다면, 이재명에게는 노무현에게 없던 다섯 개의 재판이 목에 걸려 있다는 사실뿐이다.
환율은 치솟고 장바구니 물가는 살인적인데, 집권당의 시선은 오로지 2028년 자리 나눠먹기에 꽂혀 있다. 휴전선 너머 북한은 다시 고개를 쳐들고 서해엔 중국 군함이 들락거리는데, 여당은 명청 싸움에 모두 함몰되어 있다. 노선도 비전도 없이 공천권 하나를 놓고 골육상쟁을 벌이는 정당은 곧 자멸의 길로 들어설 것이다. 정권은 짧고, 국민은 영원하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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