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울산공장 앞 아산로로 연결되는 동구 염포산터널 구간이 심각한 차량정체로 몸살을 앓고 있다고 한다. 염포산터널 무료화가 빚어낸 역설이다. 터널 이용료를 없애면 차량들이 동구와 중ㆍ남ㆍ북구를 자유자재로 오갈 것으로 생각했다. 그래서 특히 동구 지역 주민단체와 정치권이 염포산터널 무료화를 강력히 주장했다. 일부 정치권은 통행료 무료화를 정치적 영향력 확장에 이용하려 했던 것도 사실이다. 그런데 무료화가 오히려 차량정체의 주요 요소로 둔갑하고 말았다.
염포산터널은 태생적 한계를 지니고 있다. 무료화 이후 1년간 터널 통행량이 무려 1천200만대에 달한다. 그런데 터널 내부 도로는 왕복 1차선이다. 이런 도로에 매달 약 100만대 이상이 오가니 차가 막히지 않을 수 없다. 터널과 아산로를 잇는 연결도로도 1차선이다. 무료화로 인해 다른 곳으로 통행하던 차량들이 이곳으로 대거 몰려든 것도 정체 요인 가운데 하나다. 하지만 염포산터널 구조에 내재 된 한계점이 차량정체의 근본적 원인이다. 약 1천억원을 투입해 터널을 뚫으면서 내부 도로를 왕복 1차선으로 조성했으니 당시 민간사업자의 상술에 울산시와 시민들이 놀아났다는 비난을 들어도 뭐라 할말이 없게 됐다.
염포산터널 차량정체는 출퇴근 시간에 한정되지 않는다. 거의 하루 종일 이런 현상이 이어지고 있다. 더 이상 방치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일부에서 해결방안으로 아산로 신호체계 개선을 제시하고 있다. 현재 현대차 해안문 앞에 설치된 신호등을 전기차 신설공장 진입로 쪽으로 옮겨 터널에 진출입하는 차량의 신호등 대기 시간을 좀 더 길게 연장하자는 것이다. 하지만 이런 방법은 그야말로 눈감고 아웅에 불과하다. 한 달에 100만대 이상이 오가는 아산로 구간에 신호 체계 한두 곳을 개선한다고 해서 터널 정체현상이 개선될 것으러 생각하면 큰 오산이다.
이미 건설된 터널 내부 도로를 왕복 2차선으로 확장할 수도 없는 일이다. 하지만 아산로 교통체계 개선도 이에 못지않게 비효율적이다. 울산시가 용역을 통해 염포산터널 차량정체 해소 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한다. 한쪽에만 몰입해 개선 방안을 찾을 게 아니라 다각적으로 살필 필요가 있다. 최근 울산시의회 쪽에서 제시된 동구 남목 일반산단 배후도로 건설도 그중 하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