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마=연합뉴스) 전성훈 특파원 = 이탈리아 로마의 랜드마크인 콜로세움 인근에서 2천600년 전에 만들어진 것으로 추정되는 석관이 발견돼 고고학계가 주목하고 있다.
ANSA 통신 등에 따르면 콜로세움 고고학 공원은 17일(현지시간) 고대 로마제국의 정치·경제·행정 중심지였던 '포로 로마노' 지하 공간에서 석관을 발굴했다.
1.4m 길이인 이 석관의 제작 시점은 기원전 6세기인 것으로 공원 측은 추정했다.
석관 바로 앞에는 '제단'으로 보이는 원형 석재 구조물도 있었다.
석관과 원형 구조물은 모두 석회암으로 만들어졌다. 로마의 7개 언덕 가운데 하나인 인근 캄피돌리오 언덕의 석회암 재질과 같다고 한다.
고고학계의 특별한 관심을 끄는 것은 발굴 지점이다.
포로 로마노 내 민회 건물(코미티움) 입구로 향하는 계단 아래인데, 고대 로마인들이 로물루스가 묻힌 곳이라고 믿었던 '라피스 니제르'(검은 돌'이라는 뜻의 라틴어)와 가깝다.
로물루스는 기원전 758년으로 거슬러 올라가는 로마 건국 신화의 주인공이자 로마의 초대 왕으로 전해지는 인물이다. 우리나라로 치면 단군과 같은 존재다. 로마라는 명칭도 로물루스에서 유래했다고 알려져 있다.
그가 실존 인물인지에 대해서는 여전히 논쟁이 진행 중이지만 공원 측은 이번에 발굴된 석관과 제단이 로물루스를 숭배 또는 추모하고자 세워졌을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
콜로세움고고학공원 책임자인 알폰시나 루소는 "매우 놀라운 발견"이라며 "발굴된 유적이 로물루스와 관련됐을 가능성이 크다. 라피스 니제르가 가까이 있다는 것은 우연이 아니다"고 의미를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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