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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지만 큰 그림
그림이 주는 감동은 여러 가지다.
선과 색채에서 비롯되는 황홀함도 있고,형상이 던지는 놀라움도 있다.
잃어버린 젊은 날의 꿈을 되찾거나 가슴 깊이 묻어뒀던 옛 상처와 마주 서게 만들기도 한다.
보이는 것에 상관 없이 자신만의 세계에 빠지게 하는 것도 그림의 힘이다.
그림은 우리를 자연과 동심의 세상으로 초대한다.
작품에 따라 형상은 조금씩 다르지만 하나같이 꽉 찬 것,
뭔가에 쫓기거나 정신 없이 바쁜 것, 완벽하려 애쓴 것과는 거리가 멀다.
자신도 모르는 새 웃게 만드는 그림들이 있다.
구체적이고 사실적인 묘사 대신 사물의 본질만 담아 단순화시킨 형상과
여기저기 비어있는 화면,
사람이건 동물이건 무심한 듯 마냥 자유로운 모습은
가슴을 짓누르는 현실의 온갖 속박과 두려움,
집착에서 잠시나마 벗어나게 해주는 화가가 있다…..
바로 장욱진 화백
작지만 큰 그림
미술시장에서 최고의 ‘블루칩 작가’로 꼽히는
박수근 김환기 이중섭과 함께 반열에 올라있는 장욱진 화가는
삭막하고 고단했던 시절을 따뜻하게 감싸는 그림들로
오늘날까지 사랑 받는 화가로서 한국적 추상화를 확립한
거장 중 한 명으로 동화(童畵)같은 천진함 속에
진중한 사회의식을 펼쳐온 화가로 평가 받고 있다
'미술은 어렵다'는 단편적 생각 대신 '바라보는 즐거움'으로 어린아이의 그림 같기도 한
소, 강아지, 까치, 나무, 구름, 해, 달, 그리고 사랑하는 가족과 초가집….
대부분 정겨운 시골 풍경을 담고 있다 장욱진 화가의 그림에 등장하는 친숙한 소재들이다.
‘동심의 숲을 거닐다’
화백의 화풍은 처음부터 끝까지 동심을 빼놓고 이야기할 수 없다.
나무 위에 집을 짓고 오순도순 살아가는 가족(‘나무 위의 집’),
동그란 나무(‘동산’), 빨간 해(‘나들이’), 나무에서 지저귀는 까치(‘나무와 까치’) 등
향토적 소재와 파격적 구도로 배치된 단순한 그림은
서양화답지 않게 토속적이고 동화적이기 때문이다.
특히 간략한 색과 선으로 형체를 간소하게 드러낸 그림은 자못 선미(仙味)마저 느끼게 한다.
그림과 주도(酒道) 사이를 오가는 자유로운 풍류와 여유,
선비 정신 역시 그의 작품에서 만나는 단골 화제다.
정자와 원두막에 앉아 있는 남정네들과 나무에 걸려 있는 마을,
나무 아래 어슬렁거리는 개가 나오는 풍경은 단순한 일상의 풍경이 아니다
인간과 가축과 새가 하나로 어우러져 있는 천진무구한 풍경의 설정은
풍류적 심성에서만 가능한 것 일테다.
작업실이 좁았던 탓인지 그의 작품은 10호 이하의 소품이 많다.
그래서 2010년 서울대 미술관에서 장욱진 특별전을 했을 때는
가방을 전시장 안으로 들고 들어가지 못하게 했었고,
2011년에는 아크릴로 작품을 보호하고는 했다.
그렇게 보호하지 않으면 누가 손으로 슬쩍 하고 싶을 만큼
아기자기하고 예쁜 작품들이 많았다는 증거.
그 작은 작품들 속에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것은 그가 사랑했던 가족
그리고 스스로를 그림 속에 표현하는 것도 좋아했는데 콧수염을 그려서 자신임을 암시했다.
주변 사람에게 싫은 소리 한 번 안 하고 평생을 선비처럼 유유자적하며 살았던 장 화백은
자신의 삶을 통해 궁핍한 시대의 인간상을 깊이 있게 그려냈습니다.
장욱진의 그림은 '미술은 어렵다'는 보편적 생각 대신 '바라보는 즐거움'으로
어린아이의 그림 같기도 한 정겨운 시골 풍경을 담고 있습니다.
“산다는 것은 소모한다는 것, 나는 내 몸과 마음과 모든 것을 죽는 날까지
그림을 위해 다 써버려야겠다.
남는 시간은 술로 휴식하면서“
“고생을 사서 한다는 모던한 말이 있다. 꼭 들어맞는다.
그림과 술로 고생하는 나나 그런 나의 뒤치다꺼리를 하는 내 처나
모두 고생을 사서 하는 것이리라.
그래도 좋은데 어떡하나. 평생 자기 몸 돌보다간 아무 일도 못 한다.”
“나는 깨끗이 살려고 고집하고 있다.“
I’m simple~이 말은 장 화백이 평새을 외쳐온 말입니다 .
아이의 눈으로 세상을 보고 아이의 마음으로 세상을 어루만진 사람.
그의 삶은 그렇게 천진했고 그만큼 간결했습니다.
그의 묘비에는 이런 글귀가 적혀있습니다. '심플한 그림을 찾아나선 구도의 긴 여로'.“
어쩌면 그는 세속도시에서 신선으로 살다간 화가일지도 모릅니다 .
화가, 아버지 그리고 남편
장 화백의 부인 이순경 여사는 혜화동에 동양서림이라는 책방을 30년 정도 운영하셨는데,
어머니는 항상 24시간 중 20시간은 어떻게 이 집에서 도망갈 수 있을까..
그만큼 힘들게 사셨지만 돌아가신 후 어느날 5남매를 불러놓고
"니 아버지는 내게 해줄 것 다 해주고 돌아가셨다.
그러니 더 이상 아버지에 대해 안 좋은(평생 술과 그림으로 보낸) 얘기는 하지 마라" 라고
말씀하실 정도로 아버지에 대한 애정과 신의가 깊으셨다.
세상은 그를 미술시장의 최고가의 그림을 그린 화가로 기억한다.
그러나 그는 자녀를 사랑한 1남4녀의 아버지이며,
장욱진이 사랑한 한 여인의 남편으로 살다간 인간이었다.
그는 세상에 동심을 일으키고 유쾌한 웃음을 주는 예술과 놀다간 자유인이고 고승이다.
1978년 가을날 걸레 스님 중광(1935∼2002)과 길가에서 우연히 마주쳤다.
화승의 승적이 통도사요, 선화에 입문할 적에 심산 노수현을 따랐다는 전력에 솔깃했다.
심산은 장 화백의 선배 교수였다.
통도사의 얼굴인 경봉 스님과 선문답을 나눈 인연이 있었다.
“뭘 하는 사람이냐”는 물음에 “까치를 잘 그리는 사람”이라고 대답하자
경봉은 “입산을 했더라면 진짜 도꾼이 됐을 것인데…”라고 화답했다.
장 화백이 다시 “그림 그리는 것도 같은 길”이라 선답 했다.
이에 경봉은 “쾌(快)하다”면서 법명을 내렸다.
중광과 장 화백은 만나자마자 의기투합했고 ‘먹 장난’ 위주의 그림 문답을 주고받는다.
장 화백의 ‘먹 그림’이 탄생한 것이다. 그의 해맑은 유화는 먹그림 기법을 적용한 결과다.
‘예술에서 놀자, 논다는 유어예(游於藝)다 “
이 말은 논어에 나오는 공자님 말씀으로 본래의 의미는 ‘예를 체득하자’란 뜻이나 ,
"예술의 바다에서 헤엄치며 놀자" 라고 현대적 의미를 부여 할 수가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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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틀스의 ‘화이트 앨범’(1968)에 수록된 곡중에 『오블라디 오블라다』 노래가 있습니다.
자메이카 말로, “뭐 어때” “다 괜찮아~”란 뜻인데요 ,
“삶이란 멋진 거예요 인생은 그렇게 흘러 가는 거죠” 라고 노래 합니다 .
세상은 불공평해도 세월은 공평합니다.
삶의 고난이 크다면 그건 기적이 일어날 수 있는 최고의 조건을 갖춘 것이겠죠
외형의 늙음을 막을 수 없으니,
젊음이 도망가지 못하게 마음의 철사 줄로 꽁꽁 묶어놔야 합니다.
귀여움의 요체는 동안이 아니라 동심입니다.
동안은 영원할 수 없지만 동심은 무덤까지 가져갈 수 있다 합니다.
이 시대 최고의 화가는 대지를 색칠하는 농부의 손길이란 말이 있듯이 ,
장욱진은 그림은 그리는 것이 아니라 예술의 바다에서 헤엄치듯 노는 거라고 했습니다.
좋은 노래는 시간이 흘러도 늙지 않는다고 합니다 .
여러분도 ‘이 나이에 무슨’의 관성이 아니라 ‘이 나이가 어때서’라는 탄성을 발하며,
동심의 마법으로 예쁜 마음풍경화를 그리는 인생길이었으면 좋겠습니다 .
첫댓글 카메라를 안가져가서 스마트 폰으로^^ . 오늘까지 개관기념 무료 입장이라고 ^ . 다음에 사람들과 찾아 가겟습니다^^ .
담백하면서도 색감은 화사한...
가보고싶은 , 그림을 대하고싶은분인데.. 시간을 내야겠습니다,
맛있는 식당에서 주변 산책하기좋은곳까지 알려드릴게요^^
기회가 되면 한 번 관람하고 싶습니다.
좋은 정보, 감사드립니다.
늘 목마른 마음에 안식처를 찾아주셔 감사드려요~~
일정맞춰 함께 하겠습니다~~
시간의 기억은 이기적이여서 내 편한 기준으로 편가르기를 했다.
구겨진 마음을 숨기고 호기롭게 굴었던 청춘이 보기좋게 물러가고 있다.
무슨 말을 하든 어떤 행동을 하든 자꾸 뒤를 돌아보게 하는 중년에 접어들고.
복잡하게 주절거리는 것 보다 한 폭의 그림이 가끔...큰 위로....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