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화 잘되고 칼로리 낮아 웰빙식품으로 인기… 매생이 막걸리, 매생이묵도 나와

[나그네]

소화 잘되고 칼로리 낮아 웰빙식품으로 인기… 매생이 막걸리, 매생이묵도 나와

▲ 매생이 요리 중 가장 보편적인 요리인 매생이국.

날씨가 점차 쌀쌀해지면서 매생이를 먹을 수 있는 제철이 다가오고 있다. 매생이는 12월부터 2월까지 3개월 동안 나기 때문에 겨울철에 제 맛을 즐길 수 있는 해초류다.

매생이는 짙은 녹색으로 머리카락보다 얇다. 맛과 향이 그윽하고, 오염되지 않은 청정지역에서만 자라는 해초이기에 최근 들어 웰빙식품으로 큰 관심을 받고 있다. 매생이는 엽록소와 식이섬유가 풍부해서 소화, 흡수가 쉬울 뿐 아니라 칼로리도 낮아 건강 다이어트 식품으로 안성맞춤이다. 또 각종 무기질과 비타민이 많고 국물이 시원하며 부드러워 숙취 해소용으로 제격이다.

매생이는 전남 특산물로 완도ㆍ강진ㆍ고흥ㆍ장흥 등이 대표적인 산지이다. 예전에는 자연산으로만 구할 수 있었는데, 매생이가 널리 알려지면서 수요가 늘어 최근에는 전남 장흥의 회진ㆍ대덕 갯마을 등에서 양식되고 있다.

매생이는 파래ㆍ김에 비해 냄새와 질감이 섬세하기 때문에 주로 굴과 함께 넣어 시원하게 탕으로 먹는 것이 대표적인 조리법이다. 또 칼국수, 솥밥, 부침개 등에 섞어서 조리하면 색감과 향이 독특해져 최근에는 많은 식당에서 별미 메뉴를 다양하게 개발해내고 있다. 한겨울에만 구할 수 있는 시기적 제한성은 냉동보관으로 해결해 1년 내내 매생이를 이용한 메뉴를 내는 전문점도 생겼다.

▲ 매생이 막걸리

매생이를 주재료로 한 다양한 상품 개발도 잇따르고 있다. 최근 ‘엔존(www. nzoneworld.com)’이라는 벤처기업이 매생이를 이용한 막걸리를 개발해 관심을 끌었고, 소량으로 포장돼 직접 조리할 수 있는 매생이 팩 제품과 매생이묵까지 나왔다.

해조류 중 생육 조건이 가장 까다로운 것으로 알려진 매생이는 한때 김에 붙어 품질을 망치는 골칫거리로 여겨졌으나 지금은 수요를 맞추기 어려울 정도로 각광받는 고급 식재료로 변신했다. 오염되지 않은 건강식품을 찾는 현대인의 관심과 새로운 식재료에 대한 미식가의 호기심을 모두 만족시켜주는 매생이의 인기는 당분간 계속 될 것으로 보인다. 찬바람 부는 겨울철에 적합한 새로운 별미를 찾는 독자를 위해 수도권의 소문난 매생이 맛집을 찾아가봤다.

◆ 가시리

▲ 남도 음식 전문점 가시리의 상차림.

남도 음식을 전문으로 내는 한식 횟집이다. 이 집의 겨울철 별미 중 하나인 매생이국은 생굴로 시원하게 낸 국물에 매생이를 넉넉하게 넣고 끓여낸 것이다. 토하젓ㆍ황석어젓ㆍ묵은지ㆍ나물 등 딸려 나오는 반찬의 맛에도 깊이가 있다. 제철 재료를 사용하기 때문에 매생이국은 겨울철에만 한시적으로 내놓는다. 재료에 많은 신경을 쓰기 때문인지 분위기에 비해 음식의 가격은 다소 높은 편이다.

또 산지에서 매일 공수하는 제철 해산물의 선도가 훌륭하다. 벌교 참꼬막, 부안 백합, 영광 보리굴비, 참게장 등 남도 별미를 모두 먹을 수 있다. 특히 벌교산 참꼬막은 싱싱한 꼬막을 아무 양념 없이 살짝 찐 것으로, 껍질을 까서 먹기 좋게 접시에 담아준다. 메뉴 중에서 삼합이 가장 유명한데, 삭힌 홍어와 함께 내오는 김치는 2년 동안 묵혀 둔 것이라 그 시큼한 맛이 홍어에 뒤지지 않을 정도다.

매생이국 1만2000원, 영광굴비정식 1만3000원, 영광보리굴비 1만5000원, 자반고등어 7000원, 통김치전골 1만6000원, 낙지연포탕 1만5000원, 벌교 참꼬막 2만원, 홍어삼합 3만원, 낙지말이구이 3만원, 육낙무침 5만원. (02)546-0056

◆ 바다애

매생이와 굴을 이용한 다양한 음식이 있는 매생이 굴국밥 전문점이다. 일반 매생이탕에 비해 좀 더 색다른 요리를 먹을 수 있다. 매생이를 넣은 반죽에 생굴을 넣고 튀겨 낸 ‘매생이 굴튀김’은 바삭한 질감이 좋다. 매생이가 튀김옷에 녹색 그물처럼 퍼져 있어 보기에도 좋다. 매생이, 굴, 날치알을 넣어 두꺼운 돌솥에 담아 내오는 매생이굴밥은 삭힌 고추간장으로 간을 맞추어 먹는데, 그 조합이 꽤 잘 어울린다. 맵고 자극적인 일반 돌솥비빔밥에 비해 깔끔하고 고급스러운 맛이 난다.

매생이를 많이 먹고 싶다면 매생이탕이 좋은 선택이다. 평범한 프랜차이즈 식당 같은 분위기에 비해 깔끔한 손맛이 느껴진다. 갓김치, 겉절이 등 김치류의 맛도 수준급이며 양과 질에 비해 가격도 합리적이다. 

매생이 굴국밥 5000원, 매생이탕 6000원, 매생이굴밥 6000원, 매생이 전복탕 7000원, 매생이 굴튀김 8000원, 매생이 굴전 7000원. (031)716-4666

글·사진=서원예 레스토랑가이드 다이어리R 팀장 www.diaryr.com

신안촌

30여년의 전통을 자랑하는 남도 음식점이다. 전직 대통령 등 내로라하는 유명 인사들의 단골집으로도 잘 알려진 곳이다. 굴과 함께 끓이는 매생이탕이 일품이다. 시원하고 부드러워 숙취에 그만이다. 하지만 매생이탕은 좀처럼 김이 나지 않기 때문에 뜨거운지 잘 살펴보고, 천천히 식혀서 먹어야 한다.

또 전남 무안에서 직송한 산낙지에 양념을 발라 대나무 꼬챙이에 끼워 구워내는 ‘낙지꾸리’, 홍합과 멸치로 우린 국물에 낙지를 넣어 끓인 시원한 ‘연포탕’, 홍어회에 돼지 편육을 얹어 묵은 김치에 싸 먹는 ‘삼합’, 혀를 톡 쏘는 맛의 ‘홍어찜’ 등이 대표 메뉴다. 맛깔스러운 반찬이 푸짐하게 딸려 나와 술 한잔을 곁들이기에도 제격이다. 토요일 저녁은 7시까지만 문을 열고, 일요일은 영업을 하지 않는다.

삼합 5만원, 홍어찜 5만원, 낙지구이(산낙지/연포 낙지) 5만원, 매생이탕 1만원, 연포탕 1만원. (02)738-9970

▲ 바다에 설치된 발에 붙어서 자라는 매생이.

◆ 앵콜칼국수

서울에서 매생이라는 재료 자체가 낯설던 시절부터 매생이 칼국수를 내던 집이다. 매생이 칼국수, 팥칼국수 등 지방색이 강한 칼국수로 유명하다. 시원한 국물에 매생이와 굴을 넉넉하게 넣고 도톰한 면을 넣어 끓인 매생이 칼국수는 매우 푸짐하다. 그래도 국수만으로는 뭔가 허전하다고 느껴지면, 매생이 굴전을 곁들이면 좋다. 굴의 감칠맛이 꽤나 입맛을 돋운다.

매생이 굴전은 바로 근처 자매식당인 콩 요리전문점 ‘백년옥’에서도 먹을 수 있다. 이 밖에 녹두칼국수, 들깨칼국수나 호박의 은근한 단맛이 느껴지는 황호박전 등 특색 있는 건강식 메뉴가 많다. 가족끼리 가벼운 주말 점심을 해결 하기에 무난한 곳이다. 

팥칼국수 6500원, 매생이칼국수 6000원, 옛날칼국수 5500원, 매생이 굴전 1만5000원, 왕호박전 1만원. (02)525-8418

◆ 옥매

▲ 조리하기 전의 매생이.

서울 성산동에 있는 아귀 요리전문점이다. 평범한 아귀찜집과 달리 특색 있는 맛과 이름의 해물 메뉴가 많은 곳이다. 도가니와 아귀를 함께 요리한 ‘아도찜’, 매운 삼겹살 아귀찜 ‘돈이’, 자장 소스의 아귀해물찜 ‘블랙이’ ‘왕새우 아귀찜’ ‘새우너’ 등 이름부터 범상치 않다. 그래도 가장 특색 있는 음식은 바로 ‘초록이’라는 이름의 매생이 아귀찜이다.

다른 아귀찜과 달리 매운 양념을 쓰지 않고 아귀ㆍ매생이ㆍ콩나물을 담백하게 요리했다. 그릇이 넘칠 정도로 넉넉하게 담아내는데, 맨 위에는 양념구이 삼겹살을 올려준다. 양념이 진하지 않기 때문에 약간 심심한 편이지만 자극적인 맛을 피하고 싶은 사람에게 권할 만하다. 이 밖에 아귀와 콩나물에 매생이를 듬뿍 넣은 반죽으로 부쳐낸 ‘아귀떡’ ‘아귀매생이탕’ ‘아귀매생이 칼국수’도 먹을 수 있다. 유명세에 비해 깊이 있는 맛은 부족하지만 독특하고 새로운 맛이 궁금한 사람들에게는 적당한 곳이다.

아도찜 (소)3만5000원/(대)4만5000원, 초록이 (소)3만5000원/(대)4만5000원, 돈이 (소)3만5000원/(대)4만5000원, 아귀매생이탕 1만원, 아귀떡 5000원. (02)3142-4748

◆ 일공육라면

▲ 매생이 라면

최근 홍대 입구에서 인기를 얻고 있는 인스턴트 라면집이다. 큰 접시에 담겨 나오는 이 집 라면은 그냥 라면이라고 하기엔 재료가 너무 호사스럽다. 해물이 푸짐하게 들어간 얼큰한 ‘일라면’, 부대찌개를 변형시킨 ‘공라면’, 아귀와 매생이를 넣은 ‘육라면’ 등이 있다. 육라면은 ‘장금이 라면’으로도 불린다. 토스트, 삶은 달걀을 무제한 먹을 수 있으며 문어를 넣은 찰밥과 연어가 한 점 곁들여진 샐러드를 서비스로 주는 등 젊은층을 대상으로 한 마케팅이 특색 있다.

식사 시간에 가면 한참 기다려야 한다.
메뉴 중에서는 아귀와 매생이를 넣고 우려낸 국물에 삶은 라면을 넣고, 돼지고기 편육, 숙주, 순두부, 파까지 듬뿍 올려낸 ‘육라면’의 국물이 개운하고 양도 든든하다. 짜고 매운맛을 쉽게 떠올리게 되는 라면집의 메뉴 치고는 상당히 고급스러운 것이다.

속이 불편하거나 허할 때 먹으면 좋을 듯하다. 또 해장식으로도 어울릴 만하다. 24시간 운영하고 있어서 늦은 시간이라도 출출하거나 해장이 필요할 때 가면 좋다.

일라면 5000원, 공라면 5000원, 육라면 5000원. (02)3142-1241

글·사진=서원예 레스토랑가이드 다이어리R 팀장 www.diary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