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읽은 날 : 2023년 10월 18일 10시 30분~11시 40분
* 읽은 곳 : 월곡초등학교 5-1
* 들은 이 : 독서반 고학년 9명
* 읽은 이 : 우윤희
마지막 시간이다. 동아리는 1학기 10시간 2학기 10시간인데
내가 책을 읽어주는 시간은 총 7번 14시간이었다.
그런데 지난 주 둘째 아들 군 훈련소 수료식이라 선생님이 진행해 주시기로 했다.
선생님은 아이들이 독서토론을 왜 하지 않냐고 한다면서
내가 못 오는 날은 독서토론을 해야겠다고 하셨다.
그래서 <금이 간 거울>을 읽었으니 그 책으로 하면 어떻겠냐고 했다. 좋은 생각이라고 하겠다고 하셔서 책을 두고 왔다.
정말 열띤 독서토론이 있었단다.
나는 끝까지 말하지 않겠다는 아이가 2명, 솔직하게 털어놓겠다는 아이가 나머지였단다.
발달장애가 있는 친구도 2명 있는데 그 친구들도 적극적으로 참여했단다.
토론하기에 정말 좋은 재료였단다. 다행이다.
오늘이 마지막이다.
그래서 뭘 읽을까 생각하다가 그림책도 몇 권 들고 갔다.
<돌 씹어 먹는 아이> 중에서 뭘 읽을까 물었다.
'혀를 사 왔지'랑 '돌 씹어 먹는 아이'
제목만 듣고 '혀를 사 왔지'를 읽자고 한다.
아무거나 시장에서 뭘 사고 싶은지 물었다.
멀리서 나는 소리도 듣고 싶은 귀, 심장, 멀리 볼 수 있는 눈같은 초능력에 가까운 것들이 대부분이었다.
아이가 산 혀가 해 대는 말을 들으면 카타르시스를 느끼면서도
과하다는 생각도 했다.
팔겠다는 아이를 보며
왜 팔까했더니 할 말을 다 했기 때문이란다.
<꽃을 선물할게>에서 무당벌레를 구해줄까 물었다.
의견은 분분했다. 불쌍하다고 구해주자는 친구들이 많았다.
<그래봤자 개구리>는 아무 말 없이 골똘이 봤다.
<왼손에게>는 지난 번 1학기 마지막 시간에 읽어줬단다. 그랬나? ㅎㅎㅎ
마지막 시간이라고 선생님이 1년 동아리 활동을 정리하는 의견을 물었다.
모두들 재미있었다고 했다. ㅎㅎㅎ 의례적인 감사표현.
듣기만 하면 재미가 있을까? 생각했는데 생각했던 것 보다 재미있어서 놀랐다는 친구도 있었다. 1년 동안 말 한마디 안했던 친구인데 본인 목소리 중에서 가장 큰 목소리로 말한 거란다.
게임은 내가 만들어가는 작업인데 책을 듣는 건 정해진 길을 따라가는 거라서 다르다고 하는 친구도 있었다. 작년에도 독서반을 했다는데. 작년에는 밀려서 왔는데 올해는 자진해서 왔단다. 뭔지모를 재미가 있단다.
재미있는 책을 골라서 읽어줘서 감사하다는 인사도 잊지 않았다.
매번 엎드려 듣던 친구들이 오늘은 바로 앉아 들었다. 아무래도 송미경 동화가 가진 엽기적인 재미가 아이를 일으켜세운 듯.
올해 월곡초 읽어주기가 끝났다.
코로나로 책읽어주기 활동을 못하게 되었다가, 학교 일도 많고 해서 계속 못하는 상태였다.
이사를 가는 바람에 집이랑 더 멀어지긴 했지만 오랜만에 아이들과 만나 동화를 읽으니 예전에 느끼던 재미를 다시 맛보게 되어 나도 좋았다.
첫댓글 고생하셨어요. 책읽어주기의 힘을 다시 느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