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사꽃 피는 내고향 산골에는 금강의 지천인 정안천이 흐른다...
발원지는 알수없지만 이곳에는 다소 수심이 깊고 물이맑아 많은
물고기가살고있다!
친구들과 초등학교를 마치고 돌아오며는 냅따,책가방을 던져놓고는
개울물로 우리들은 달음질 치곤했다.
논에 물을대는 수로를 따라가면...
집에서 가져간 소쿠리에 온갖 물고기,중태기,빠가사리,기름종개,
각시붕어,모래무치,납자루,등 등 1급수에서 사는 물고기가 줄줄이
잡힌다...
재수 좋으면 메기나 뱀장어같은 다소 큰 물고기나,어른들이 보신용 이라고
좋아하는 자라도 종 종 잡히기도한다..
검푸름이 더해가는 여름에 시원한 바람이 불면
논 메는 아낙들...(아니지40년전이니까동네어른들이지..)
일손을 멈추시고 넓은 들판에 뛰어노는 자식들을
흐믓하고 정겨운 눈으로 바라보곤했지.
여자애들은 논 옆,물가에서 우렁과 냇가,돌틈에서
다닥,다닥,붙은 다슬기를 잡고...
일부,여자 아이들은 냇가 옆,공터에서 공기놀이를 하고
물이 무서워 못들어온 어린애들은 땅따먹기 놀이에 시간가는줄도 몰랐고...
어느덧 꾸불꾸불,어둠이 밀려오면 우리들은 농사일을 마치신 부모님의
손을 잡고 석양에 길게 드리워진 그림자를 안고 동네로 돌아오곤 했지,
몇집 안되는 우리 동네는 모두,함께 마을어귀 공터에 솥단지를 걸어놓고
장작 개비를 주어와선 불을 지피고 우리가 천렵한 물고기에
아욱과 호박잎,들깻닢을 듬뿍 넣고 풋고추의 알싸한맛이 나는 매운탕에
여러집에서 다투어 퍼온 인심좋은 보리밥을 말어먹으면 그맛은 지금도
잊지 못하는 아늑한 고향의 그맛 이였다.
땅거미가 밀려오면 동네아줌마 대바늘로 다슬기를 빼먹으며 수다를 떨고...
동네 아저씨들은 농주를 마시며 세상,돌아가는 이야기를 하면....
우리들은 틉틉한 냄새풍기는 모깃불 옆 돋자리에 앉아
덕호네 할머니의 옛날얘기를 초롱,초롱한 눈으로 정신없이 듣곤했지....
마을 집,집마다 호롱불이 하나,둘 켜지면서 각자,집으로 갈때면
나도 모르게 스르르 눈이 감기며 휘파람새 소리를 들으며 엄마품에
안겨 집으로 돌아가는걸 희미한 잠결속에서 느끼곤 했지....
꿈속에선 옛날 얘기의 주인공이 된 내가 있었고....
이제는 갈수없는 그 시절 그 고향에서 세월에 바래어 기억도 희미해져
이름도 기억나지 않는 그 친구들과 동네 아줌마,아저씨들...
그 때의 그 순간들이 너무도 그립습니다!
이제,이런 이야기들을 그 누가 기억할까요...
그 옛날 생각나 몇자 적어봤습니다....
(88번의 두번째 얘깁니다~)
카페 게시글
페◑◑삼◈사◈오◈이
잊혀지는 그 옛날 고향이야기~
일락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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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 33
04.04.24 02:26
댓글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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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그리움이 너무크게 다가오네요.
일락산님의 기억속에 있는 그 고향의 모습 다시 느껴볼수 있는 시간이 돌아왔음 좋겠네요~~
일락산님... 옛날이 좋지요... 그 시절이 그립네요 ...^^
저 역시 그렇습니다. 재민천에서 고기잡던 시절이 그립네요. 손으로 붕어 잡은 경험이 아직도 생각납니다. 우체국 다리밑에서.... ㅠ.ㅠ
일락산님 얘기들으니깐 다시 집으로 다슬기 잡으러 가고 싶네요..근데 잡아도 지금은 오염이 되서 먹지도 못할거예요.. 옛날이 정말 그립네요..동네 남자애들하고 자치기하고 비석치기 하던 생각이 나네요..^^
다슬기 ......바늘끝으로 빼내어 먹던생각이 나네요....ㅡ.ㅡ;;;;
선배님. 옛날이 어디였는데... 정말 눈앞에 아른 거리네여. 밤고기 잡는다고 햇불들고 형님들 졸졸 좇아 다니던... 왕촌 냇가. 토요일 오후 강가에서 조개 잡아 구워 먹고.... 그립습니다.
ㅇ 자연학습날 양동이로 고기 엄청 잡았습니다. 그 어린 나이에도 금강 창벽으로 다이빙해서 자귀 (작은도끼)로 조개따고...! 겁없던 그때가 너무도 그립죠.
ㅋㅋ 위랜트님 우리 친구 녀석들이 (지금 공주터미널에서 렌트카업함) 금강에 건너수영다니다 죽다 살았다는거 아닙니까. 그땐 우지 그런일이 신나던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