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야산-해인사에서

[무중]

2000년 이전에 안내산악회를 쫓아다니신 회원분들은 다 아다시피 주로 동대문 등산연합회에서 일렬로 주차해논
버스앞에 나가서 안가본 산을 보고는 올라타서 다니던 시절이 있었고 합천 가야산역시 무박으로 다니던 때였다.
사통팔달의 고속도로가 확장되여 이제는 무박은 지리산,설악산 빼고는 인원확보가 힘들기 때문에 가야산,주왕산은
추억의 무박산행이 되였다.

8년전의 동일한 코스로 무박을 왔는데 매표소지나 우측 백운교를 지나야 하는데 그냥 직진하여 본의아니게
알바를 시컸는데 늘상 몇분이 뒤에서 수근수근 거리는 소리가 아직도 들리는듯하여 8년전 주안 인천등반클럽
회원분들에게 심심한 사과를 뒤늦게  드리며 그때 그시절 마음을 졸이며 들었던 그말은
" 앗 ,또 최대장이야 오늘 곡소리 나겠구먼 " 그 날은 어김없이 코스와는 동떨어진 곳에서 헤매다 새벽녁에
해가 떠서야 제대로 갔으니 원성을 많이 얻어먹었다.

버스기사도 헤매고 나도 헤맸던 이 코스를 이번에는 새로뚫린 중부내륙을 타니 신기하게 10:50분에 백운동
주차장에 도착했다.새로 지은 식물원 앞으로 가니 옛날 매표소앞 돈 안낼려고 펜스앞 야매길을 지나서
매표소가 아닌 탐방지원센터앞에서 시원한 물소리를 벗삼아 넓은 호박돌을 밞으며 계곡옆 등산로를
따른다.계곡에 설치해논 백운교 다리를 세개쯤 건너니 출입금지팻말이 나온다.동성재오르는 갈림길이고
이곳에서 십분 정도 가니 동성재에 도착한다.칠불봉까지는 3,1키로 란다.

산죽밭사이로 통나무 테크를 따라서 십여분 오르니 암자터가 나오는데 이곳이 백운암자터이다.가운데로
흐르는 물줄기가 너무 시원하다.후미팀은 이슬,다미,유성록씨 일행,그리고 처음으로 서울 오류동에서 온
박사장인데 육수를 뚝뚝 흘리면서 남들 쉬면 이게 웬 껀수야 하고 쉬고 남들이 출발할땐 힘들다고 쉬길래
 구호를 붙여본다.남들쉴때 쉬고 갈때 따라가자라고...

십여분을 산죽사이길로 가니 안부에 도달하는데 이곳이 서성재이다.누가 지였는지는 모르겠으나
몇명이 진짜로 서성대고 있다.후미 기준으로 한시간 이십분정도 걸은것같다,왜냐하면 막걸리를 먹은
인삼사나운 집에서 아마도 산행후기용 기록지가 빠진것같아 정확한 후미시간을 적을수 없다.

좌측은 출입금지구간인데 사실은 우리가 올라온 코스보다 더 좋은코스이다.조금 더 가니 등산로옆 길에
너덜지대가 보이는데  산성터흔적이다.계속 오름길을 이십여분 오르니 거대한 암봉군이 나타나고
철제 사다리가 나타난다.이곳을 가파르게 난간을 잡고 몇개를 올라야 칠불봉이다.30여분 정도의
철계단을 오르내리니 드디어 성주군에서 세운 정상석인 칠불봉에 도착했다.

바람이 안개와함께 세차게 불어와서 간단하게 기념촬영에 임한후 막바로 선두팀들이 자릴잡은 곳인
상왕봉및 헬기장으로 향했다.거대한 바위앞에 명당자리를 잘 잡아서 29명 전원이 모여서 도시락을
맛있게 깐뒤에 소화및 강정효과가 있는 아붓다선배님의 머니머니 해두 복분자를 한컵 받아서 목을 넘기니
이 또한 도보산행의 즐거움 아닌가?
그자리에서 산울림부부의 홍도+흑산도 섬산행 삐끼까지 아울러 하여서 참가 구두 약속까지 받아냈으니
대단한 쾌거가 아닐수없다.이번 어린이날 연휴때 전홍추( 전국 홍도 추진위원회)에 원피디를 추진위원장에 임명
하려고 하나 공사다망하여 고사하려고 해서 환자인 프린세스를 기용해볼까 하는데 회원님들의 의견은?
그때 까지 다리가 낫아야할텐데 ...

삼십여분을 충분히 쉬고 상왕봉으로 가려는 찰나 낯익은 얼굴 한명이 눈에 들어온다.오류동 박사장이다.
느린 충청도 서산 사투리로
"게갈 안나게 걸었슈"
그리고는 "땀으로 팬티까지 젖었슈" "뭔 놈의 사람들이 쉬지도 않고 간담"

그리고보니 그는 내 안사람과 무척 친한 사이라서 언젠가 식사시간에 이런 얘기를 주고 받았다.
"원석 아버지 (웅이 아버지 버전으로),박사장이 늦둥이를 가졌데요"
"먹고 살기도 힘든데 뭔 애는 애야 "
우리 집사람 정색을 하며 그게 아니라 아 글쎄 정관수술을 했는데 안사람이 임신을 해서 두사람이
대판 싸워서 둘이 어느놈 애냐며 서로 싸우다가 이혼하기로 하고 일단 병원에 갔는데 아 글쎄
수술한지가 오래돼서 실이 풀어져서 그만 임신이 됐는데 이것을 알턱이 없는 박사장이 길길이
날뛰다가 친자확인이 돼서 그만 꼬리 내리고 늦동이를 가졌다네요.
잘 듣고 있던 나 이사람
혹시 그 실이 메이드 인 차이나? 여러분 실은 국산으로 씁시다.그리고 이런 경우 누구한테 손해배상
청구해야 하나요? 경험자 분들의 댓글을 기다립니다.

후미가 출발한지 이십여분 뒤에 상왕봉 갈림길에 섰으나 피곤한 박사장은 고개를 절래절래 흔들어서
막바로 하산길은 해인사 3,9키로 이정표를 따른다.
그렇게 오르막을 잘 못올라오는 박사장인데 하산길은 쾌나 빠르다.그래서 닉네임을 물어봤더니
아 글세 도날(도봉산 날다람쥐)이라는데 하산할때만 ㅋㅋㅋ.

자갈밭지대를 지나서 산죽길로 들어선다.40여분 내려오니 마애불상가는길은 통제하고 과거에는
못가게 했던 토신골로 지나가게 한다.계곡길옆 산죽밭을 따라서 내려오니 큰암자가 나온다.
용탑선원이라고 나무판이정표가 안내한다.좌측 오솔길로 들어가면 해인사이다.
시간상으로 여유로워서 일주문맞은편 팔만대장경 이정석밑에서 단체사진을 찍고는
밑으로 내려가서 강원식당으로가서 해단식을 가졌는데 유원지라서 그런지 자꾸 더덕구이(중국산)를
안주로 시키라고 강권을 해서 다음엔 그집 절대로 안가야 하는데  상호가 생각나질 않는다,
그렇다고 다시 가서 눈으로 본뒤에 확인사살후 글 쓸수도 없는 일이고 허~참.
막걸리 오십여분 마시고 일어서니 어느듯 4:50 이여서 후미 4시간 반 넉넉한 산행 마칩니다.

[머루]

오랜만에 가벼운 산행했읍니다...수고하셨읍니다..

[아붓다]

막걸리는 목젓에서 바로 끝으로 가는가 봐.

[소나무향기]

막걸리가 불량인가???ㅎㅎㅎ아붓다님 그렇게 급하셨나요??차가 열받기도 전에 세워버리다니!!!ㅎㅎㅎ

[편한남자]

ㅋㅋㅋㅋㅋㅋㅋ~ 최대장님 산행기는 사실 본문보다 곁다리가 넘 재미 있어요.ㅎㅎ

[아붓다]

유명한 왕년의 개그맨(?)이 나옵니다. 찾아보세요.

[젤코바]

정관수술 하고나서 실 풀어졌다는 소리는 전설로만 들었는데 ... 정말 많이 웃고 갑니다. 안가도 간 것 같은 느낌이 드는 묘한 산행기... 최대장님 홧 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