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이들이 가끔 소확행이란 말을 사용하여 말 뜻이 궁금했다.
일본에서 만들어낸 단어로 小確幸이란 "소소하지만 확실한 행복"의 줄임말로,
일본의 소설가 무라카미 하루키가 미국문학을 대표하는 소설가이자 시인으로
1980년대를 풍미했던 레이먼드 카버(Raymond Carver)의 단편소설 《A Small,
Good Thing》의 제목에서 따와 만든 신조어란다.
하루키는 그의 수필에서 행복을 ‘갓 구운 빵을 손으로 찢어 먹는 것, 서랍 안에
반듯하게 접어 넣은 속옷이 잘 정리되어 있는 것, 새로 산 정결한 면 냄새가 풍기는
하얀 셔츠를 입을 때의 기분…’라고 설명하며 소확행이란 표현을 인용했던 것이다.
참으로 일본사람답게 세밀하고 감성적인 표현이다.
그러고 보면 사소하고 단순함이 행복에 이르는 길이라는 쇼펜하우어의 논리와도
일맥상통하는 의미이다.
그럼 우리들 처럼 평범한 사람들에게 소확행이란 어떤 것일까?
그리고 나에겐 소확행이 무엇을 의미하는 것일까?
젊은 시절 행복은 욕망 분의 소유라는 방정식으로 자신을 합리화 시켰던 시절이 생각난다.
끝없는 욕망을 추구하던 청춘의 혈기는 나이가 들수록 점점 사그러 들고 현실의 벽 앞에서
점점 왜소해지는 자신을 발견하곤 했었다.
이런 편협한 잣대로 내가 살아오면서 느꼈던 소소한 행복의 순간들은 어떤 것이였을까
하고 생각해 본다. 뒤돌아 보는 인생의 뒤안길에서 나에게 행복이란 어떤 의미로 풀어낼
수 있을까?
종심의 나이가 되고 보니 내게도 소확행은 수도 없이 많을 듯 하다.
초등학교 시절 학교 파하고 집에 돌아와 소 풀 뜯기며 개울가 돌 무더기 뒤지며
운 좋게 잡았던 메기 몇 마리, 어린 아들이 자기는 다른 친구를 찍었는데 반장에
뽑혔다고 이야기할 때, 자식들이 재수하지 않고 원하는 대학에 합격했을 때,
첫 손자가 태어났을 때, 테니스를 끝내고 벗들과 생맥주 한잔 마실 때,
가끔 집에서 김치 찌개 끓여놓고 편하게 술 한잔 할 때....
이런 아련하고도 행복했던 순간들이 주마등처럼 스쳐 지나간다.
요즘처럼 코로나로 온 세상이 시끄러운 시절. 그래도 코로나를 피해가며 건강하게
사회생활 하고 있다는 것도 작은 행복일 것이다.
욕심이 배제된 일상에서 마주치는 소소한 생활의 즐거움이 바로 소확행이 아닐까?
주변에서 만나는 수많은 이웃들도 각자 다른 기준의 행복을 추구하고 누리며 살고
있지 않던가?
욕심을 조금 절제하며 현실에 만족하며 살아가는 것이 작은 행복이라면 결국
소확행도 스스로 만드는 마음속의 행복이란 생각을 해본다.
행복은 마음 먹기 달렸다는 이야기가 아니겠는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