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방산
찜질방 수면실에서 잠버릇 안좋은 옆사람들때문에 뒤척거리다가 새벽 일찍 일어나 보니 가족들도 많고 젊은이들이 떼로 몰려와 잠도 안자고 있는데 왜 오는지 도통 이해가 안간다.
식당이 문을 안 열어 구운 계란으로 아침을 대신 하고 개 한마리 짖어대는 안심사를 지나 갈림길로 올라 실루엣으로 나타나는 225봉을 바라보며 묵직한 발걸음을 옮긴다.
여기 저기에서 잠 자다 풀섭으로 도망가는 작은새들을 애처럽게 쳐다보며 225봉으로 올라가면 사방산은 어둠속에 마주보이지만 드넓은 억새초원에서 내려가는 길을 찾지 못하고 헤멘다.
목쉰 개처럼 이상하게 울어대는 짐승을 쫓아보내고 방향만 잡아 억새들을 헤치며 돌무더기들이 있는 집터를 지나서 왼쪽으로 좋은 길을 만나 참호가 있는 안부로 내려간다.
일견 길이 없을 것 같은 안부에서 소호제가 있는 왼쪽으로 조금 꺽어져 좋은 등로를 만나고, 꾸불꾸불하게 이어지는 가파른 길 따라 무덤들을 지나서 억새와 울창한 덤불사이로 사방산(253m)에 오르니 바다가 시원하게 펼쳐지고 멀리 고봉산과 봉화산까지 보이는 듯해 가슴이 설레인다.
▲ 사방산에서 바라보는 새벽바다
- 비봉산
삼각김밥으로 요기를 한 후 왼쪽으로 꺽어지는 좋은 길을 버리고 서쪽으로 직진해 쓰러진 억새들을 넘어 바위전망대로 내려가면 앞에 129봉이 모습을 나타내고 안부에 흰색으로 납골당이 내려다 보인다.
길도 없는 숲으로 들어가 너덜지대를 지나고 덤불들을 헤치며 철망을 넘어 내려가니 무덤 6기가 나오며 비로서 시야가 트인다.
넓은 임도를 내려가 시멘트임도로 '숭모당'이라 쓰인 납골당을 지나고 129봉을 넘어 흐릿한 족적 따라 무덤들사이로 내려간다.
비어있는 개막사를 지나고 '창무'정류장이 있는 22번국도로 내려가 비봉산으로 이어지는 마루금을 살펴보다 넓은 밭들을 가로질러 오른쪽에서 오는 시멘트도로와 만난다.
도로를 마냥 올라가 큰 식당을 만나고, 식당 오른쪽 뒤로 이어지는 임도로 들어가 무덤을 지나서 억새밭사이로 뚜렸한 등로를 따라간다.
봄날같은 따가운 햇볕을 받으며 억새길을 올라가면 통나무로 엮어놓은 의자가 있는 전망대가 나오는데 사방산과 안심산쪽으로 조망이 시원하게 터진다.
마루금이 남동쪽으로 갈라지는 헬기장에서 고봉산쪽을 바라보다 바위지대를 넘어 마루금에서 떨어져있는 비봉산(310.7m) 정상으로 올라가니 삼각점은 안 보이고 돌무더기들만 쌓여있다.
▲ 사방산 내려가며 바라본 129봉
▲ 22국도에서 바라본 비봉산
▲ 전망대에서 바라본 안심산
▲ 비봉산 정상
- 안양산
갈림길로 돌아와 너덜사이로 이어지는 좁은 길을 타고 내려가다 능선갈림길에서 왼쪽에 있는 큰 암봉으로 올라서면 거센 바람이 몸을 휘청거리게 하고 역시 고봉산과 봉화산쪽으로 시야가 거침 없이 트인다.
오른쪽으로 꺽어져 산불흔적이 남아있는 흐릿한 능선을 따라가다 남서쪽으로 휘어 내려가니 잠시 길이 없어지지만 곧 좋은 등로와 만난다.
완만하게 이어지는 뚜렸한 등로를 내려가다 산으로 들어 잡목들을 헤치며 낮은 봉들을 넘고 상촌과 웅동을 잇는 2차선도로를 건넌다.
참호 파인 절개지에서 오랫만에 휴식을 갖고 봉우리를 왼쪽으로 우회하는 좋은 길 따라 화양중학교가 내려다 보이는 바위지대를 지나 217봉에 오르면 햇볕만 나른하게 내려오고 누군가 버린 밧줄이 숲에 보인다.
남쪽으로 꺽어 조망이 트이는 암릉들을 지나고 봉우리에서 왼쪽으로 흐릿한 족적을 살피며 내려가 화양중학교와 이어지는 2차선도로를 건넌다.
헝겊이 깔려있는 길을 따라 둔덕을 오르고 임도와 만나 무덤들이 많은 안부를 지나서 무덤뒤로 능선에 올라서면 족적이 흐릿하고 명감넝쿨들만 무성하다.
시야가 트이는 바위지대에서 지나온 지맥을 눈부시게 바라보다 가시덤불을 헤치고 임도를 가로지르니 안양산이 보이며 점차 길이 좋아진다.
능선이 갈라지는 봉우리(약290m)에 올라 무덤에서 남쪽으로 꺽어 사면으로 이어지는 뚜렸한 길을 따라가다 안부로 올라서면 측백나무숲이 빽빽해 어둠침침하다.
앞을 막는 잡목과 가시덤불들을 헤치며 옛 집터처럼 석축들이 남아있는 가파른 능선을 힘겹게 치고 안양산(324m)에 올라가니 넓은 억새밭에 헬기장이 있고 역시 조망이 좋아 229.4봉을 지나 고봉산과 봉화산으로 이어지는 마루금이 한눈에 들어온다.
▲ 암봉에서 바라본, 안양산을 지나 고봉산으로 이어지는 마루금
▲ 217봉에서 바라본 바닷가
▲ 화양중학교와 이어지는 도로
▲ 안양산 오르며 전망대에서 바라본, 지나온 마루금
▲ 안양산 정상
▲ 안양산에서 바라본, 229.4봉을 지나 고봉산으로 이어지는 마루금
- 고봉산
억새밭사이로 이어지는 좋은 길 따라 임도를 가로지르고 경주정씨묘를 지나 명감넝쿨들을 끊어가며 푸른 철망과 함께 229.4봉에 올라가면 무덤 두기옆에 깨진 삼각점이 있고, 화동농공단지가 내려다 보이며, 화양고교너머로 힛도로 향하는 지맥길이 훤하게 펼쳐진다.
기분 좋은 송림을 지나고 공동묘지사이로 밭을 가로질러 화양고교가 있는 2차선도로로 내려가니 고인돌공원이 조성되어 있다.
자장면으로 점심을 때우려 오른쪽 화동마을로 내려가 보지만 마땅한 식당이 없어 음료수를 보충하고 완주를 자축할 캔맥주 하나를 넣는다.
고개에서 밭을 지나 통신탑을 지나고 길도 없는 봉우리를 넘어 시멘트고개로 내려가 오른쪽으로 돌밭길 임도를 올라간다.
사면으로 이어지는 임도를 버리고 따라가기님의 표지기 한장이 걸려있는 숲으로 들어갔다가 가시덤불에 쫓겨 내려온다.
조금 더 올라가다 잡목들이 덜한 곳으로 올라가 보면 집터들이 나오지만 온통 쓰러진 나무들로 덮여있고 잡목과 까시덤불들이 앞을 막는다.
괜한 짓거리를 후회하며 진땀을 흘리고 너덜들을 넘어 바위위로 힘겹게 올라서니 거센 바람이 불어오고 지나온 마루금과 바다가 시원하게 펼쳐진다.
계속 까시덤불을 헤치며 무덤 한기와 석축이 있는 223봉을 넘고 빽빽한 가시잡목들을 피해 길도 없는 왼쪽 사면을 내려가다 오른쪽으로 트레버스하며 파묘터를 지나 집터가 있는 안부로 내려간다.
마른 덤불사이로 흐릿한 족적을 살피며 봉우리를 왼쪽으로 우회하는 길을 따라가면 가끔 시야가 트이는 바위지대들이 나타난다.
재미있는 글이 적혀있는 백계남님의 표지기들을 보며 낮은 포복도 하고 명감넝쿨을 손으로 하나하나 꺽어가며 묵은길을 통과해 봉우리(약270m)를 어렵게 넘는다.
녹슨 철조망이 따라오는 뚜렸한 길을 만나 임도로 내려서고 임도를 따라가다 사거리에서 직진해 역시 넓직한 길을 올라간다.
고봉산을 바라보며 돌담이 있는 시멘트임도를 가로지르고 안부에서 좋은 길을 따라가다 고봉산을 너무 벗어나는 것 같아 돌아와 산으로 붙는다.
까시덤불을 헤치며 길도 없는 능선 따라 봉우리를 넘고 비포장도로를 건너 역시 길도 없는 잡목숲을 이리저리 우회하고 나무가지들을 벌려가며 바위지대를 힘겹게 넘는다.
드디어 고봉산(363.7m)에 올라가니 돌무더기사이에 삼각점(여수301/2002년복구)이 있고 조망이 환상적으로 터져 쪽빛 남해가 시야 가득 펼쳐지며, 마지막 봉화산이 지척으로 보이고, 어렵게 헤쳐온 마루금이 한눈에 들어온다.
▲ 229.4봉 정상
▲ 229.4봉에서 바라본 화동농공단지
▲ 229.4봉에서 바라본 화양고교와 고봉산으로 이어지는 마루금
▲ 화양고교앞 고인돌공원
▲ 223봉 오르며 바라본, 지나온 마루금
▲ 시멘트임도와 고봉산
▲ 고봉산 정상
▲ 남해
▲ 남해
▲ 고봉산에서 바라본, 지나온 마루금
▲ 고봉산에서 바라본 봉화산
- 봉화산
캔맥주를 단숨에 들이키고 정상을 내려가 헤어졌던 임도와 만나서 너른 바다를 바라보며 임도를 따라가다 다시 산으로 들어가면 아기자기한 암릉지대가 나타나고 바람도 산들산들 불어온다.
좌우로 등로가 있고 이정판이 서있는 안부에서 가파르게 이어지는 나무계단 따라 봉화산(371m)에 올라가니 복원된 봉화대와 산불초소가 있고 많은 주민들이 올라와 있다.
이곳 역시 전망이 훤히 트여서 힛도로 이어지는 마루금이 내려다 보이고 백야대교로 이어지는 백야도의 백호산이 바다에 둥실 떠있어 그림처럼 아름다운 풍광이 펼쳐진다.
가슴 시리게 와닿는 바다풍경을 넋을 놓고 바라보다 암릉을 내려가 뚜렸하게 나있는 산길을 타고 시멘트도로를 만나 도로를 따라간다.
다시 흰줄이 쳐져있는 능선으로 붙어 195봉을 넘고 석축 있는 무덤가에서 마루금을 살펴보다 세포마을의 오른쪽으로 방향을 잡아 내려간다.
억새와 잔솔가지들을 헤치며 길이 없는 능선을 치고 내려가 무덤들을 지나 교통안내판이 있는 77번국도를 가로지르고 축사뒤로 봉우리에 오르면 논이 조성되어 있다.
밭으로 이어지는 낮은 능선을 지나 다시 도로와 만나서 마루금을 바짝 끼고가는 도로 따라 백야교를 바라보며 아름다운 해안도로를 터벅터벅 걸어간다.
통신시설을 지나고 왼쪽의 임도로 꺽어져 통신탑을 지나서 넓은 황토길 따라 74봉에 올라 무덤가에서 왼쪽으로 들어가니 가시덤불이 심해 진행할 수가 없다.
무덤들을 밑으로 우회해서 능선으로 붙고 억새밭을 지나 소나무들이 도열해있는 마루금을 끝까지 따라가면 무덤 한기가 나오며 지맥은 바로 앞의 바다로 함몰한다.
▲ 봉화산 가는 암릉길
▲ 봉화산 봉수대
▲ 봉화산에서 바라본 힛도와 백야도
▲ 봉화산에서 바라본 가막만
▲ 석축무덤에서 바라본 세포마을과 백야도
▲ 77국도
▲ 백야대교
▲ 여수지맥의 끝
▲ 힛도 선착장
- 백호산
여수지맥의 종착점을 밟고, 밭으로 내려왔다고 불평 하는 농부를 지나쳐 힛도선착장에서 백호산을 바라보며 77번국도를 따라 바닷바람 불어오는 백야대교를 건넌다.
삼거리에서 왼쪽의 화정면사무소쪽으로 잠시 올라가니 버스승강장과 함께 등산로 안내판이 서있어 서둘러 백호산으로 들어간다.
돌담이 둘러쳐진 등로를 지나고 18시에 있는 버스를 생각하며 가파르게 이어지는 나무계단길을 쉬지않고 올라가면 금방 구슬땀이 뚝뚝 떨어진다.
시야가 트이는 전망대에서 푸른 바다와 함께 펼져지는 고봉산과 봉화산을 바라보고 흰색이 나는 멋진 암릉들을 넘어 노송들이 서있는 암봉으로 올라가니 1봉 표시판이 서있다.
이어지는 암릉 따라 백호산 정상(286.4m)인 2봉을 오르면 발밑으로 가막만과 백야리가 시원하게 펼쳐지고, 뾰족한 3봉이 지척이지만 사유지라 오를 수가 없어 돌아가기로 한다.
온길을 바삐 되돌아 내려가 다리 앞에서 땀을 딱고 몸단장을 하며 버스를 기다리다 여천공단에 근무한다는 분의 승용차를 얻어타고 까시덤불을 헤쳤던 산줄기를 바라보며 여수로 향한다.
첫댓글 참 바쁘게 다니십니다. 머나먼 여수지맥을 마치셨으니 이제는 어느 마루금을 가실런지요. 문수지맥은 계획되어 있고 .. 고흥지맥 가시나요?
까시덤불이 심하지만 바다가 있어 경치가 좋은 곳입니다. ㅎㅎ 고흥지맥할 거는 어떻게 아셨어요?
동네사람들도 안다니는 야산을 헤집고... 남도의 고즈넉한 풍경이 편안합니다... 지맥110개를 다 하실 모양임다^&%
남도의 풍광이 아주 좋습니다. 지맥은 대강 해야지요...^^
마지막 사진 압권입니다.킬문님지맥 축하드리고요 다음 산줄기도 안전하게 이어가세요.
바쁜일 빨리 해치우고 산에서 한번 봅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