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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작가 이유경 - 차 문화공간 스페이스 무제(無題) | |||||||||||||||
차(茶)와 예술을 즐기며 마음속 찌꺼기를 털어버려요 | |||||||||||||||
그녀도 금광면 저수지 뒷자락에 둥지를 튼 지 얼마 되지 않았을 때다. 그녀는 안성에는 어떤 여자들이 사는지, 그녀들을 만나봐야겠다고 생각했단다. 그러더니, 인터넷 카페 검색을 통해, 나를 찾아내었다. 그리고는 금광면 사흥리 자락에 자리한 무설재로 초대했다. 그곳 2층에 꾸며진 수많은 책을 보며, 책 욕심이 많던 나도 상당히 부러워했던 기억이 난다. # 활달하고 거침없는, 마당발 5년 만에 그녀를 만났다. 다시 안성에 돌아왔을 때, 내 카페에 들러 어김없이 꼬리말과 전화번호를 남겨두었다. 어찌 알았을까. 그녀 안테나는 눈에 보이는 망원렌즈를 달았나? 이유경 씨는 아주 적극적이고 활달한 성격의 소유자였다. 오랫동안 사진작가와 기자 생활, 출판 관련 일을 하면서 쌓아둔 폭넓은 인간관계로도 부족해 새로운 인물을 찾아내고 관계를 엮을 줄 알았다. 한마디로 마당발이었다. 끊임없이 새로운 이벤트와 문화행사로 일을 벌이는 사람이었던 것이다. 그러니 시골에 있어도 은자처럼 조용히 사는 게 아니었다. 오히려 외지 사람들을 불러들였다.
이렇게 세상을 휘젓고 다니던 그녀도 몇 년 전 크게 아픈 적이 있었다. 그러나 몸져 누워 있으면서도 머릿속은 바쁘게 움직였다. '내가 있기에 세상이 존재하는 것이다. 내가 살아 있다는 존재가치를 느껴야 한다'는 생각이 떠오른 거다. 그녀는 다시 기운을 차린다. 확실하게 안성댁으로 살아야겠다고 다짐한다. 그리고 많은 일들을 정리하고 자신이 살고 있는 '무설재'로 사람들을 불러들였다. 인터넷 카페(無題 in 무설재 cafe.daum.net/mooseoljae)를 중심으로 세상 사람들과 소통하며 무설재를 특별한 공간으로 부각시킨다. # 차를 마시며 상념을 걷어버리죠 "보이차는 벗는 차예요." "벗는 차라니요?" "마음의 찌꺼기를 걷어내고, 쌓아둔 상념을 풀어내니 벗는 차지요." 그렇지 않아도 보이차는 소화를 도와주고 장 기능을 원활하게 해주는 차로 알고 있었다. 그런데 몸의 기능만 풀어주는 게 아니라, 마음의 찌꺼기까지 벗어버리게 하다니. 이런 차는 무설재 쥔장이 따라주는 다관에서 흘러나와야 제 맛인가 보다. "요즘 보이차가 좋다고 해서 중국에서 많이들 가지고 들어오는데, 실제로는 제대로 먹지 못할 차들이 많아요. 저는 숨쉬는 항아리에 10여 년간 숙성시켰다가 꺼내 마셔요." 그 맛을 보았다. 아주 작은 다기에 또르르 내려온 차 빛깔이 제법 진했다. 목젖을 넘어갈 때 뜨거운 기운이 몸을 달이며 마음의 긴장을 풀어주었다.
# 문화 예술을 즐기며 사람과 소통해요 "저희 무설재에 오셔서 하루 내내 마음 풀고 몸도 풀고 가신 분들도 있어요. 저는 사람들을 아주 좋아해요. 이제는 제가 가지 않아도 사람들이 저를 찾아와 줘서 고마워요. 주말마다 손님 접대로 바빴을 정도지요." "왜 굳이 차(茶)를 선택하셨나요?" "술 문화보다는 차 문화가 좋아요. 왜냐하면 마음속 얘기를 꺼내고 풀어낼 수 있거든요. 저는 차(茶)를 매개로 사람들을 만나고 싶어요. 차와 더불어 다른 사람들과 공유하고, 음악과 미술과 연극과 책이 어울렸으면 좋겠어요." 그렇지 않아도 그녀는 4월 28일(토)에 <차(茶)를 매개로 한 복합문화 어울림 터-무제(無題)>를 열고 있었다. 스페이스 무제(無題)의 오프닝 행사를 위해 사람들이 모여들었다. 멀리 구미에서도 사람들이 찾아왔다. 그녀는 무설재로 모여드는 손님들을 맞으러 바삐 일어섰다. 나랑 한적하게 마음을 풀고 이야기 나눌 시간이 모자랐다. 그동안 카페에서 소통하고 있었던 지인들이 속속들이 찾아왔다. 또 금광면 자락에 자리한 예술가 몇몇이 찾아왔다.
스페이스 무제(無題) 오프닝은 지신밟기부터 시작됐다. 새로 시작하는 무제를 한 바퀴 밟아주며, 지신에게 예를 표하고 서로 약간 낯선 사람들 마음을 풀어주었다. 그리고는 기타리스트 김윤배, 한일수 씨의 연주와 김미애 씨의 시낭송이 있었다. 이어서 이상헌 씨의 7080 통기타 연주가 이어졌다. 밤늦게 모닥불을 피워 올리며 삼삼오오 이야기꽃을 피우기도 했다. 차는 혼자 마시는 것은 신령스런 경지이고, 대여섯 명이 마시면, 구속받지 않는 경지이고, 예닐곱 명이 마시면 음식을 나누어 먹는 박애정신이 깃들어 있다고 하지 않던가. 그날 밤, 여럿이 어울려 차를 마시니, 오장육부 뼛속에 숨어 있던 삿된 기운이 저절로 물러나는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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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마음의 황금정원^* 소상하게 잘 쓰셨네요~
신령님의 모든 도끼를 다 갖게 되신 분이군요? 부러울 따름 입니다~! ^ ^ 기사도 조근 조근 짜임새까지 치밀 하군요~!^ ^
이렇게 근사하고 멋있게 소개를 해주신 금은돌님께 고맙다는 말을 전합니다. 그리고 좀 더 나은 스페이스 무제를 꾸려가기 위해 애쓰지 않으면 뭇 시선에 함락당할 것 같은 예감입니다. 암튼 땡큐...
금은돌 기자, 그야 말로 심층취재 하셨는데요.
ㅎㅎㅎ 그날 완전히 이리뛰고 저리 뛰느라 제대로 이야기도 못햇는데 잘 읽어낸 금은돌님의 탁월한 기사 정신 덕분에 부끄럽기만 합니다.
멋~~~~지십니다^^ 잘 읽고 갑니다~~~
ㅎㅎㅎㅎ 에궁
사진 보니 반갑네, 얼굴 본 지 진짜 오래 된 것 같아~ 무제 기사 잘 읽구 가, 근데 금은돌 기자님 본명이야? 필명이야? 이름 독특하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