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17일은 제헌절이자 큰놈 생일!
지구 반대편에 가있어 아들의 생일을 챙겨주지 못하는
엄마의 마음이 무척 편하지가 않은가보다.
집에서 오랫동안 하지 못했던 화분정리를 하고나서
집사람을 태우고 야외로 드라이브.
성산대교를 지나 시원한 한강이 바라보이는 자유로를 따라 가면서
서울도심 한 가운데에 이렇게 아름답고 큰 강이 있다는 것에 감사했다.
프랑스 파리 시민들이 자랑하는 세느강이 있지만 규모나 아름다움, 깨끗한 수질면에서 어디 한강에 비할 수가 있으랴...
성산대교를 지나면서 상암 월드컵경기장이 보였다.
얼마전 붉은 물결로 출렁이던 월드컵의 감격이 되살아났다.
쓰레기로 만들어진 난지도가 온통 아름다운 푸른숲으로 뒤덮여 있는 보고 한번 시간을 내어 찾아보기로 마음먹었다.
자유로에 들어서니 꼬리를 물고 달리는 자동차들의 행렬과 차안에서 가족들 모두가 즐거워하는 모습들이 그냥 지나쳐 보이지가 않았다.
벼가 한창 자라고 있는 시골길을 따라 가다가 전원 한가운데에 있는 비닐하우스로 만들어진 황토바닥의 음식점으로 들어가 참숯 유황오리구이를 시켰다.
그곳 가까이 살고 있는 친구가 생각나 핸드폰을 걸었더니
무척 반기면서 그 음식점에서 식사와 반주 한잔씩을 하고 방금 막 나온길이라며 다시 되돌아 온 친구에게 미안하기도하고 고맙기도했다.
술한잔하기위해 일부러 차를두고 택시를 타고 달려 왔단다.
음식점에서 직접 담은 잘 익은 조껍대기술에다, 참숯에 붉그레 구워진 생오리 불고기를 안주로 하여 오랜회포를 푸니 더 이상 바랄것이 무엇이랴.
그동안 살아온 이야기와 다른 친구들 근황이야기를 늘어 놓다보니 시간 가는 줄을 몰랐다.
술맛이 좋은 술을 권하며 마시다보니 술기운이 돌기 시작할 무렵 어둠살이 깔리기 시작했고 주변의 전등불이 켜지기 시작할 무렵, 집사람에게 운전대를 맏기고 일산 호수공원으로 가서 친구와 헤어졌다.
1시간에 6천원하는 2인승 자전거를 빌려타고 호수공원 주위를 돌기로 했다. 집사람을 자전거 뒷자리에 태우고 페달을 밟았다.
그런데 1인승 자전거와는 달리 중심을 잡기가 무척 힘들었다.
앞뒤바퀴의 간격이 멀고, 길이에 비해 핸들길이가 짧고, 두사람이 타고 있어서...
집사람은 치마를 입고 있어 치마에 신경을 쓰느라 연신 뒤에서 잔소리를 하고... 중심이 잡히지 않는 자전거가 뒤퉁거리자 무섭기도하고...
무거워서 자전거의 중심을 잡기가 어렵다는 말에 뚱보 마눌 흉본다고 토라지고...
자전거 도로와 산책로 구분없이 다니는 산책하는 사람들과 운동하는 많은 사람들 틈을 비집고 나가기가 쉽지 않았다.
차선구분없이 반대편에서 무지막지하게 속도를 내어 달려오는 자전거와 충돌직전의 롤라스케이트, 킥보드, 유머차, 세발자전거까지...
옆으로 줄을 지어 길을 가로막고 자전거도로를 따라 걷는 사람들...
뒤에 탄 집사람이 나보다도 앞의 위험상황에 대해 더 안달이다.
아니 안달정도가 아니라 차라리 내려서 걷겠단다.
ㅋㅋㅋ...일산 호수공원 순환도로가 얼마나 먼지도 모르면서...
약 한시간에 걸쳐 자전거로 호수주변을 돌고 났더니 온 몸이 땀에 흠뻑 젖어있었다. 육체적으로 힘든것보다 아슬아슬한 곡예운전에 신경을 쓴 것이 더욱 진땀을 흘리게 했다. 자전거를 반납하고 냉수 한병을 혼자 다 마셔버렸을 정도니...
그래도 남편이 탄 자전거뒤에 함께 타고 아슬아슬한 곡예운전을 하는 것이 무섭기도하고 즐거웠나 보다.
한대의 자전거를 함께 타고가는 것이, 부부가 함께 세상을 살아가는 것도 이와 비슷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자유로를 따로 서울로 돌아오는 길은 자유로와 올림픽대로의 노란 가로등이 한강물결에 드리워져 더욱 환상적인 분위기를 자아내어 저절로 콧노래가 흘러 나왔다.
성산대교의 화려한 조명은 더욱 아름다움을 더하여 극치를 더했고...
성산대교를 지나오면서 바라다보이는 서울시내와 한강의 야경은 더욱 아름답게 느껴졌다.
집에 도착하여 이멜을 확인하니 아침에 보낸 생일축하 이메일에 대한 답멜이 왔는데 ㅋㅋㅋ... 모두가 영어로...
도서관에서 멜을 쓰는데 ㅉㅉㅉ...
그곳에는 한글자판이 없어서란다.
근디, 그곳에서 속어만 배웠는지 원... 속어로 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