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을 죄를 지었습니다. 입이 열 개라도 할 말이 없습니다. 아마 그때 귀신이 씌었나 봅니다.” 대한불교 조계종 총무원장을 역임한 자승스님의 재임시절 발언이다.
대한불교조계종 자승 전 총무원장은 재임시절인 2010년 3월 종회에서 봉은사를 직영사찰로 전환을 하였다. 직영사찰은 총무원장이 당연직 주지를 하는 사찰이며, 총무원장을 대신하여 재산관리인을 파견하는 사찰이다. 당시만 하더라도 재산관리인은 임기가 없고 총무원장이 나가라고 하면 바로 짐을 싸야 하는 사찰이다.
자승 전 원장이 봉은사를 직영사찰로 전환을 하기 4개월전에 당시 한나라당 원내대표인 안상수는 자승 전 원장을 만나는 자리에서 강남의 좌파주지를 언제까지 그냥 둘 것이냐는 발언을 하였다. 이때 자승 전 원장은 봉은사 주지는 4년 임기가 있어서 사표를 받을 수가 없다고 하였다. 그리고 나서 4개월이 지난 뒤 자승 전 원장은 봉은사를 임기가 없는 직영사찰로 전환을 한 것이다.
직영사찰 전환 후에 당시 봉은사 주지였던 명진스님이 자승 전 원장에게 왜 이런 결정을 했느냐고 물어보니까 한 이야기가 귀신에 씌운 모양이라고 대답을 한 것이다. 도대체 어떤 귀신이 자승 전 원장에게 붙어서 봉은사를 직영사찰로 전환하게 한 것일까? 용한 스님을 모시고 구병시식 기도라도 해서 선량한 자승 전 원장으로 하여금 죽을 죄를 지게 한 귀신을 쫓아내야 할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그 귀신의 정체가 서서히 드러나고 있다. 2018년 5월 18일 연합뉴스 보도에 의하면 서울중앙지검 국정원 수사팀은 2010년부터 청와대 민정수석·홍보수석실 등이 명진 스님 동향을 파악했고, 이명박대통령 당시 원세훈이가 원장이었던 국정원은 명진스님이 정권에 비판적이라는 이유로 ‘3단계 아웃 공작’을 한 정황을 조사하였다고 한다.
특히 원세훈 전 국정원장은 회의석상에서 “종북좌파 세력 명진이 서울 한복판에서 요설을 설파하도록 두느냐. 이런 사람을 아웃시키지 못하면 국정원의 직무유기”라며 불법 사찰을 지시한 것으로 조사됐다.
국정원 문건에 의하면 명진 주변 인물 중 국정원 협조자를 포섭한다는 내용이 나오는데 그 협조자, 국정원 입장에서는 협조자이지만 시민입장에서는 부역자인 그는 과연 누구일까?
2009년 10월 22일 조계종 총무원장에 당선된 자승 전 원장은 11월 2일 취임하자마자 총무원으로 찾아온 박형준 수석으로 부터 이명박의 축하 난을 전달받았다. 박형준은 "대통령께서 각별히 인사전하라는 말씀이 있었다"고 전한다. 각별한 인사를 전달 받은 자승은 2007년 대선에서 이명박캠프 상임고문을 역임했다. 11월 13일에는 안상수원내대표를 호텔에서 만나서 좌파주지를 왜 그냥 두고 있느냐는 힐난을 받기도 했다.
이어서 12월 15일에는 이명박대통령과 청와대에서 조찬회동을 한다. 조찬에서 이명박은 2010년에 열리는 G20 정상회의에 불교계 대비를 요청한다. G20정상회의가 열리는 장소 옆에는 봉은사가 있고, 당시 주지스님은 이명박을 비판하는 명진스님이었다. 명진스님은 결국 2010년에 봉은사에서 쫓겨난다.
자승원장은 이어서 12월 23일 박형준수석을 데리고 천안으로 가서 충청지역 사찰주지를 모아놓고 "대통령께서 하시는 일이 편하게 풀려나가고 지역의 불만도 해소되는 방향으로 함께 노력하자"고 발언을 했다고 연합뉴스는 12월 24일 보도했다. 세종시 행정수도를 백지화하려는 이명박을 돕자는 이야기다. 권력과 결탁을 하지 않으면 있을 수 없는 일인 것이다.
그런데 귀신에 씌어서 입이 열 개라도 할 말이 없고 죽을 죄를 지었다는 자승 전 원장을 괴롭힌 귀신의 정체가 차라리 국정원 하나라면 좋겠다. 이미 사정당국에 의해서 전 정권 당시 국정원이 어떻게 국정을 농단했는지가 드러나고 있으니 그 귀신은 촛불시민의 구병시식 기도에 의해 쫓겨 날 것이기 때문이다.
자승 전 원장이 봉은사 직영이후 8년 동안 어떻게 조계종을 나락으로 떨어뜨렸는지 이제는 불교계에 문외한인 사람도 다 알고 있다. 8년 임기가 끝나갈 무렵에는 설정 전 원장을 허수아비로 내세워 스스로 상왕이 되고자 했던 음모도 MBC 피디수첩을 비롯한 수많은 언론 방송사에 의해 드러났다. 그러던 자승 전 원장은 자파세력을 앞세워 설정 전 원장을 내쫓더니 또 다시 제2기 허수아비 종권을 창출하고자 암행을 하고 있다는 이야기가 들린다. 아직도 귀신이 물러가지 않은 모양이다.
자승 전 원장에게 씌워진 것으로 보이는 귀신이 작년 총무원장 선거 당시 한 행위다. 설정 전 총무원장 선거 당시인 2017년 9월 19일 신라호텔에서는 일면 스님과 전 포교원장 지원 스님을 만나서 한 스님에게는 설정스님의 선거대책본부장직을 제안했다고 하며, 이후 그 자리에 참석한 총무원장 후보로 거론되던 두 분 스님은 20일 최종적으로 후보 등록을 하지 않았다.
또 2017년 7월 27일에는 봉은사에서 10개 교구본사주지와 직접 회동하여 총무원장 후보로 설정 스님을 추대하기로 비공개 합의했다는 보도가 있었고, 7월 28일에는 인사동 한정식집에서 중앙종회의장 원행 스님, 교육원장 현응 스님, 포교원장 지홍 스님, 월정사주지 정념 스님, 대흥사주지 월우 스님등과 만찬을 하며 설정 스님 추대에 관한 동의를 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러한 행위는 모두 조계종 선거법 위반행위이다.
당시 현직 총무원장으로 총무원장 선거에 개입한 자승 전 원장에게 왜 이렇게 했느냐고 물으면 또 귀신에 씌웠다고 할까? 그런 자승 전 원장이 또 이번 총무원장 선거에 개입하고 있다는 이야기가 들리는 데 그 이야기는 총무원장 선거가 끝나고 나서 자세히 언급을 하고자 한다.
자승 전 원장에게 씌워진 귀신이 아직도 물러가지 않고 그로 하여금 끝없이 종권과 이권에 탐욕하게 만들고 있는 모양이다. 탐욕은 악도에 들어가는 지름길이고 그래서 마왕파순 귀신은 끊임없이 탐욕에 빠지라고 달콤한 유혹을 보내고 있는 것이다. 국정원 귀신은 촛불시민이 쫓아낼 수 있지만, 종권을 향한 끝없는 탐욕의 귀신은 어떻게 쫓아낼 수가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