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일에 의지를 갖고 지속적인 활동을 해 온 사람은 대단하다. 더구나 그 활동이 세상에 좋은 영향을 미치는 일이라면 그는 존경받아 마땅하다. 이 책의 저자 알도 레오폴드는 작가, 생태학자, 환경보호론자, 생명 다양성과 생태를 강조했으며 야생동물 관리 과학의 창시자로 ‘생태 윤리의 아버지’로 불린다. 표 사지에는 “현대 환경운동의 철학적 기반이 된 책! 20세기 최고의 환경 도서!”라고 적혀 있다.
“현대 환경운동의 철학적 기반이 되는 명저로 평가받고 있는 책이라고 한다. 저자는 인간을 자연보다 우월한 존재로 보는 기존의 사고방식에서 벗어나 인간을 자연의 일부로 보는 입장을 취했으며 윤리의 대상을 인간만이 아니라 생명공동체 전체로 확장해야 한다고 강조해 평생을 인간이 자연을 해치지 않으면서 자연과 조화롭게 사는 세상을 이루려 했다.” - 저자 소개에서
자연이 변화해 가는 모습을 월별로 관찰하여 기록하고 있다. 생명 다양성을 존중하며 인간의 이익을 위한 개발 행위는 결국엔 다시 인간을 해치는 일로 귀결된다고 말한다. 평원의 바람 한 줄기에도 온 신경을 곤두세우고 관찰한 사람만이 기록을 남기고 그 기록을 통해 앞으로 일어날 일들을 예측해서 말할 수 있을 것이다. 한 번의 관찰로 가능한 내용도 분량도 아니다. 10년 이상 미국 위스콘신주의 농장에 머물며 써 내려간 그의 에세이를 따라가 본다.
시적인 표현과 아름다운 문장력으로 써진 책을 손에서 놓기 힘들었다. 그의 언어들에 귀를 기울이면, 마치 TV의 자연 다큐멘터리를 시청하고 있는 것 같다. 생생한 화면으로 자연에서 펼쳐지는 것들이 떠오른다. 나무, 물고기, 새, 움직이는 동물과 식물, 자연현상들, 새들의 스카이 댄스, 동틀 무렵에 들려오는 메추라기의 합창 등 오감을 열어 놓고 마치 자연이 노래하는 시를 읽는 듯한 느낌이다.
4월의 「꽃다지」에서 (43p)“봄을 기다리며 하늘만 쳐다보는 사람은 꽃다지처럼 작은 것을 전혀 보지 못한다. 봄을 낙담하며 땅만 보는 사람은 의식하지도 못한 채 꽃다지를 밟고 지나갈 것이다. 무릎까지 오는 진흙탕 속에서 봄을 찾아 나선 사람은 꽃다지를 풍성하게 찾을 것이다. 꽃다지는 온기와 편안함을 조금만 요구하고 그만큼만 얻을 뿐이다.”
8월의 「목초지」에는 강이 그리는 그림을 볼 수 있고, 9월의 「잡목림 속의 합창」에는 “내 농장에는 가을에 항상 새 떼 한두 무리가 있다”라고 쓰여 있다.
농장에 나타났다 사라지는 모든 동물과 식물을 야생 그 자체로 사랑한다. 자연현상 하나도 놓치지 않고 애정을 갖고 관찰한다. 잘 알지도 못하는 새들과 식물, 동물들의 이름이 등장해서 검색하며 읽게 되었다. 샌드 카운티에서만 볼 수 있는 종들이 사라져 가지 않기를 바랄 뿐이다.
헨리 데이비드 소로의 『월든』에서 사회와 인연을 끊고 간소한 생활로 살아가며 자연과 인생을 이야기한 내용에 매료되었던 기억이 난다.마크 헤이머의 『두더지 잡기』도 노년의 전원생활에서 자연과 함께 자연에 순응하며 살아가는 담담한 어조와 시 같은 문체들이 좋았고,최재천 교수님의 『생명이 있는 것은 다 아름답다』에서 생명 다양성 존중에 관한 내용에 크게 공감했다.
위의 책들과 비슷한 느낌의 이 책도, 자연의 소중함과 환경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땅의 윤리라는 개념으로 땅을 이용하는 인간들의 행위에도 윤리가 있어야 함을 말하고 있다. 개발이나 농지 개간 등을 전적으로 반대하기보다 자연을 헤치지 않고 보존하는 방법들이 있음을 알려 주고 대안도 제시한다.
작가가 이 책을 쓴 1940년대보다 현재는 자연과 환경보호에 대한 관심도 더 높아졌지만, 무분별한 개발로 인해 자연의 보전이 더 어려워진 측면도 있다. 기후변화와 지구 온난화 등 인간들 스스로 만들어 낸 환경변화에 대한 책임을 지고 지구 전체를 구해야 할 절체절명의 위기에 처해 있다.
1970년대부터 환경운동이 본격화된 이후로 개인적, 공동체적 활동으로 계속 발전해 왔지만, 더욱더 자연을 보전하려는 적극적 실천이 필요한 때가 바로 지금이다.
* 이 글은 YES 24 리뷰어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글입니다.
첫댓글 좋은 작품을 소개해 줘서 고마워요.
이 글을 읽으면서 내가 즐겨보는 '나는 자연인이다'와 연관시켜 보며 많은 생각을 했어요.
저자가 '인간을 자연의 일부로 보는 입장을 취했으며 윤리의 대상을 인간만이 아니라 생명공동체 전체로 확장해야 한다고 강조해 평생을 인간이 자연을 해치지 않으면서 자연과 조화롭게 사는 세상을 이루려 했다.'는 부분에 공감하며 크게 감동을 받았네요.
또한 '강둑의 농장은 망치질이나 톱질을 하는 사람이 읽을 수 있는 도서관이다.'이란 표현을 감히 할 수 있음은 삶의 체험현장이 아니면 생각할 수 없는 지혜임도 대단함으로받아들였어요.
최재천 교수님의 『생명이 있는 것은 다 아름답다』는 말도 평소 내가 생각하는 자연과 크게 다르지 않아 좋았습니다.
이런 좋은 생각을 떠오르게 해 주고 배울 수 있게 해 줘서 고맙다는 마음으로 잘 읽었어요.
참, 소중하고 아름다운 책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자기의 터전을 사랑하고 인류를 위한 걸음을 걷는다는 게 위대한 일입니다. 회장님께서 자연을 사랑하고 아끼고 실천하며 살고 계심을 잘 알지요~ 무리하지 마시고 건강하시길 기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