꽤 오래전에 저도 영화 '송어'를 봤습니다.
인간의 이중성이랄까,
하여튼 저도 그 영화를 보고 산다는 건,
참 쓰디쓴 소주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보기엔 더없이 맑고 깨긋해 보이지만
목구멍으로 털어넣는 순간
짜르르, 가슴을 후비듯 하니까요.
그냥 '송어'라는 영화평이 나왔길래 읽어봤는데,
너무 잘 쓰셨군요.
영화에 대한 정리도 잘 해 주셔서 참 잘 읽었어요.
그냥 그 말씀을 드리고 싶었습니다.
: 무료하면서도 편한 일요일 오후입니다.
: 느지막히 일어나서 밥 먹고 뒹굴뒹굴 여유를 부릴 수도 있구요.
: 일요일 12시에서 1시 사이 티비에서 하는 영화관련 프로가 있지요. 일요일날 심심한 때 그 프로를 보면서 보고 싶은 영화를 추리기도 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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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몇달 전이었어요. sbs 프로그램이었는데, 마침 한국영화 소개 코너였어요. 박종원 감독의 '송어'를 소개해주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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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극장 개봉했었는데 얼마 안있다 막 내린 영화였어요.
: 꽤 재미있을 것 같아서 비디오로 빌려봤는데, 역시 좋았습니다.
: 강수연, 유인성, 설경구, 이은주 등이 나옵니다.
: 유인성은 극중에서 강수연의 옛날 애인으로 지금은 강원도 산골에 들어가 송어 양식장을 합니다. 강수연은 유인성의 친구 은행원 설경구와 결혼을 했고 강수연 부부, 또 다른 유인성의 친구 부부 한쌍, 강수연의 여동생 이은주는 휴가를 이용해 유인성의 송어 양식장에 놀러가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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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런데 이 송어라는 물고기가 아주 예민한 놈입니다. 조금만 스트레스를 줘도 기냥 지가 자살해버리지요.
: 이 영화에서 송어는 나약하고 소심하고 이기적인 도시인들을 나타내는듯 합니다.
: 이 조용한 산중에 찾아온 일행들, 이들은 머무는 며칠 동안 갖가지 소동을 일으킵니다. 처음에는 너무 맛있다고 정신없이 먹던 송어회도 나중엔 비린내난다고 무시해버리지요.
: 다시 불붙은 옛연인들, 예민해지는 사람들, 도시 문명과 자연의 야성 사이에서의 마찰, 예기치 않은 남녀간의 썸씽들(?) 돌발적인 사고, 서로 책임을 회피하는 비겁함, 사랑 앞에서도 자기 것만 챙기기 급급한 사람들의 모습.. 등등.
: 짧은 산골생활에서 사람들은 자신들의 본성을 여지없이 드러냅니다. 참 보기 싫은 사람들의 속성들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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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지막 장면, 감정이 상할대로 상한 사람들은 그 곳을 떠나옵니다. 서울 톨게이트가 보이고, 사람들은 각자 자신들의 일상으로 돌아오고, 이에 안도감을 느끼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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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참 많은 생각을 하게 한 영화였습니다.
: 좁은 양식장 안에서 서로 부대끼며 살아가는 송어를 보며 우리 사람들의 모습과 참 많이 닮았구나 싶었구요.
: 등장인물들의 성격도 각 유형을 대표합니다. 있을 법한 캐릭터들이지요.
: 이은주의 연기도 신선했구요.
: 보고 나서도 오래오래 기억에 남는 영화였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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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무료한 오후, 밖에서 매미는 울어대고 갑자기 이 영화 생각이 났습니다. 어제 강원도에 갔다 온 탓인가, 도시 생활과 자연생활에 대해서 생각하다가 도시 사람들, 현대인들, 너무 여유없이 사는 것 같아서요. 시야도 좁고, 자신밖에 모르고, 성급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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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심호흡 크게 하고, 어떻게 사는게 잘 사는건지,다시 한번 생각해봐야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