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1회 농심신라면배 세계바둑최강전 제4국 (11.28. 중국 베이징 한국문화원) ●김지석 6단(한국 5장) vs ○씨에허 7단(중국 4장)
앞으로는 이길 때마다 1300만원씩!
발동 걸린 후 가속까지 붙은 김지석의 질주엔 명예와 함께 부수적으로 따라붙는 게 있다. 연승상금이다. 3연승부터 수여받는 연승상금은 3연승 1000만원, 이후 1승을 보탤 때마다 1000만원씩 더해진다. 9연승할 경우 누적 상금은 7000만원에 이르며, 이른바 '퍼펙트'인 10연승 싹쓸이면 특별히 1억원을 받는다.
또 있다. 매판 책정되어 있는 대국료 300만원이다. 그래서 이미 3연승을 달성한 김지석은 연승상금 1000만원과 대국료 1200만원을 확보, 수중에 2200만원을 넣었다.
뻗어나가는 김지석에겐 상금이 전부가 아니다. 기회의 무대에서 세계 속의 김지석으로 올라서는 것이다. 전에 없던 기회다. 그동안 몇 차례 얼굴을 내민 세계무대에선 매번 '단칼'에 주저앉곤 했다.
아직은 포만감이 들기엔 부족하다. 스스로 느끼기엔 그렇다. 3연승 이상은 역대 대회에서 한국기사가 8번, 외국기사가 9번을 달성했고 매 대회 한 번 이상은 나왔다.
확실한 스타로서, 주인공의 이미지를 굳히기 위해선 더 높은 도약이 필요하다. 4연승 길목에서 마주친 씨에허는 그 가능성을 시험받을 좋은 대상이다. 김지석으로선 이번에도 첫 상대하는 얼굴이다.
씨에허는 지난해까지만 해도 중국랭킹 3위에 올랐던 강자(현재는 16위). 일찍이 2002년 전국개인전을 첫 타이틀로 장식했으며 2005년엔 이광배를 우승했다. 나아가 2008년엔 초상은행배를 제패하는 등 꾸준히 성적을 내고 있다. 한때는 한국기사에게 강하다는 평판도 들었었다.
세계대회에선 삼성화재배ㆍ도요타덴소배 ㆍ춘란배 등에서 4강까지 오른 바 있다. 농심배는 7회 대회 이후 2번째 출전. 7회 때는 3번으로 나서 원성진과 야마다 기미오를 이기고 조한승에겐 졌다. 나이는 김지석보다 5년 위인 우리나이 26세.
국가대항단체전인 농심신라면배는 한ㆍ중ㆍ일의 대표 5명씩 출전해 연승전 방식으로 패권을 가린다. 우승국 상금은 2억원, 제한시간은 각자 1시간(60초 초읽기 1회)이다. 한게임바둑은 베이징 현지에서 실시간 중계와 함께 생생한 소식을 전해드린다.
○… "중국에선 안 땡겨요!' 김지석의 연승행진에 '행복한 투정(?)'을 하는 기사는 김승재. 스물한 살의 김지석보다 세 살 어린 김승재는 그동안의 경력이 많지 않아 이번의 농심배가 해외 대국을 해볼 첫 기회. 하지만 김지석이 3연승으로 몰아쳐 버리자 등판 기회는 무산되고 말았다.
"한 번쯤 나오고 싶지 않았나요?" (기자) "외국에서 두어보고 싶긴 한데요, 중국에선 왠지 안 땡겨요. 컨디션 조절이 잘 안 될 것도 같고…." (김승재)
▲ 김지석 6단과 김승재 3단은 이번 대회를 통해 단짝이 됐다.
15:30 - 김지석, 이번엔 흑 돌을 가린 결과는 김지석 6단의 흑. 네 판째 두는 이번 대회에서 처음 쥐는 흑이다. 입회인은 뤄젠원 중국바둑협회 고문. 간단한 대국 규정을 숙지시킨 후 곧바로 대국에 들어갔다. 김지석의 첫수는 잠깐 생각하고 나서 우상귀 소목.
16:10 - 흐름을 타고 있다 국면이 차츰 무르익으면서 김지석 6단이 주도권을 잡아가는 모습이다. 초반엔 흐름이 나쁜 것 같았으나 좌상 공방에서 씨에허 7단이 의문수를 두고 말았다. "말도 안 되게 잘 됐다"는 현지 검토실의 반응.
전체적으로 흑을 쥔 김지석이 두텁다. 김지석의 기풍을 누구보다 잘 아는 허영호 7단은 "초반은 다소 불만스럽게 느껴지는데도 쉽게 쉽게 두는 경향이 있다"고 설명. "그것은 성적이 좋아지면서 더욱 그러해졌고, 그 이후의 상황에 대한 자신감이 있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 현장의 취재 열기. 토요일이라선지 인원수가 조금 줄었다.
16:50 - 약간 아쉽다 김지석 6단, 중반의 전략을 유연함에 두고 있는 듯하다. 다만 중앙이 뚫린 것은 아쉽다. 30여분 전의 호조는 사라졌다. 반상은 90수를 지나며 중원의 공방이 벌어지고 있다.
▲ "지석 형이 질 것 같지 않아 언제 출전할지 모르겠습니다"라며 베이징TV와 인터뷰하는 김승재 3단.
▲ 검토실엔 구리 9단이 자리했으며, 중국여자대표팀 선수들도 대거 참여하고 있다.
17:10 - 무조건 집 우중앙 공방에서 김지석 6단이 약간 손해를 봤으나 그 이후의 공방에서 금세 만회했다. 형세는 팽팽하다. 앞으로 추구해야 할 것은 '집'. 쌍방 약한 돌도 없어 최대한 집으로 이득 보는 수를 찾아야 한다.
17:25 - 날카로운 씨에허 끝내기 승부로 치달을 것 같았던 국면이 씨에허 7단의 날카로운 행마로 험악해졌다. 흑대마 전체를 노려보는 씨에허. 김지석 6단, 대마 생사에 관한 커다란 숙제를 안았다.
▲ 한국검토진의 김인 단장, 김승재 3단, 허영호 7단.
17:35 - 분발이 필요하다 종반으로 향하며 김지석 6단이 위기를 맞고 있다. 씨에허 7단의 침착한 노련한 운영에 비세에 놓였다. 분발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으는 현지 검토진. 중국측에서도 씨에허 7단이 유망하다고 진단한다.
17:50 - 불리하다 대마를 지켜야 했다. 버티다 우중앙의 대마가 백의 수중에 들어가고 말았다. 좌상 백대마와의 바꿔치기로는 얻은 것보다 잃은 것이 많다. 김지석 6단은 지키는 정도로는 불리하다고 판단한 듯한데 결과가 좋지 않게 나왔다. 비세다. 하지만 김지석은 불리한 바둑을 뒤집으며 이 자리까지 오지 않았던가.
18:05 - 아쉬운 패배 결국 김지석이 더 버티지 못하고 196수 만에 돌을 거뒀다. 자신의 목표였던 1차전 싹쓸이는 마지막 씨에허 7단에게 막혀버렸다. 어제와 같은 막판 이변을 기대했지만 마무리가 정교한 씨에허의 벽을 뚫지 못했다.
▲ 패배의 아픔이 아물지 않은 듯 다카오 9단이 간다 단장과 함께 어제 둔 기보를 살펴보고 있다.
▲ 중국의 어린이들이 생방송되고 있는 대형 TV화면을 통해 대국을 유심히 관전하고 있다.
[제11회 농심신라면배 세계바둑최강전]
대국일
승자
패자
결과
비고
제1국
2009. 11. 25
김지석 (韓)
야마시타 (日)
154수, 백불계승
3연승
제2국
2009. 11. 26
김지석 (韓)
딩웨이 (中)
240수, 백불계승
제3국
2009. 11. 27
김지석 (韓)
다카오 (日)
287수, 백반집승
제4국
2009. 11. 28
■ 제11회 농심신라면배 각국 대표 *파란 글씨가 남은 기사 ㆍ한국 : 이창호 9단, 박영훈 9단, 윤준상 7단, 김승재 3단, 김지석 6단 ㆍ중국 : 구리 9단, 창하오 9단, 씨에허 7단, 류싱 7단, 딩웨이 9단 ㆍ일본 : 이야마 유타 9단, 하네 나오키 9단, 야마다 기미오 9단, 다카오 신지 9단, 야마시타 게이고 9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