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은 ‘남편’입니까? ‘남의 편’입니까?
남편은 아침에 일어나 다정한 목소리와 모닝 키스로 부인의 안부를 묻습니다.
남의 편은 숙취에 찌든 목소리로 부인에게 해장국을 요구합니다.
남편은 출근 후 “회사 잘 도착했어. 오늘 하루 더 사랑해!”라는 문자를 남깁니다.
남의 편은 “회사 잘 갔어?”라는 부인의 문자를 잘근잘근 씹습니다.
남편은 부인이 차려준 밥상을 보며 “와 맛있겠다!”라는 감탄사를 내뱉습니다.
남의 편은 기껏 차려준 밥상 앞에서 라면 타령을 하고 있습니다.
남편은 기념일에 멋진 식사와 정성스런 선물을 준비합니다.
남의 편은 “이미 잡은 고기에겐 밑밥 안 준다!”는 말도 안 되는 변명을 합니다.
남편은 아이의 잘못을 보면 호되고 엄하게 꾸짖습니다.
남의 편은 말 안 듣는 아이 앞에서 “누굴 닮아 저래? 난 아닌데!”라는 망발을 서슴지 않습니다.
남편은 아이의 80점짜리 시험지를 보며 그동안 본인이 아이교육에 무심했음을 반성합니다.
남의 편은 아이의 빵점짜리 시험지를 내던지며 “여자가 집구석에서 하는 일이 뭐냐?”고 큰소리를 칩니다.
남편은 시댁에서 돌아오는 길, “장모님 장인어른 뵌 지도 오래된 것 같다”며 친정으로 향합니다.
남의 편은 한 달째 부인의 친정집이 이사 간 줄도 모르고 있습니다.
남편은 부인의 생얼을 보며 “당신은 역시 자연미인”이라고 미소 짓습니다.
남의 편은 부인의 생얼 앞에서 “당신은 그냥 자연인”이라고 박장대소합니다.
당신은 남편입니까? 남의 편입니까?
남편의 모습으로 돌아가는 길. 참된 가정 행복의 시작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