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일로 저도 기분이 상해서 먼저 연락하지 않았는데 시간이 좀 흐른 뒤 서00한테 전화가 왔습니다.
"좀 보자."
"왜?"
"만나서 얘기하자고"
"........................"
며칠뒤 서00는 저를 만나서 이런 얘기를 했습니다.
"한달뒤에 우리 형이 결혼을 한다. 종로 수운회관이라고 천도교 중앙회관에서 하는데 우리 엄마가 나보고 축의금 접수를 맡으라고 한다."
"그래서?"
"그러니까 내 얘기는 우리 형님 결혼식 축의금중에 한 오백만원을 빼돌려서 너랑나랑 나눠 갖고..... 그리고 여자 애들이랑 놀러가면 좋지 않겠어?"
"너네 엄마가 대학교때 부터 나 싫어하는거 너도 잘 알잖아.걸리면?"
"그러면 처음부터 액수를 정하지 말고 상황을 보고 적당히 빼돌리자고..."
"알았어"
마침내 결혼식날이 왔습니다. 결혼식장에서 서00는 엄마한테 말했습니다.
"엄마 상호 알지? 오늘 나 도와줄거야"
서00의 엄마가 저를 쳐다보는 눈길은 심상치 않았지만 정신없이 바쁜 결혼식장에서 대충 지나갔습니다.
당시 서00의 형은 이미 한양대 병원 내과 의사가 되어 있었고,아버지도 한화그룹 산하 방산업체 사장을 하고 있어서 하객이 그야말로 구름같이 왔습니다.
축의금 접수대의 줄이 백미터는 되는 것 같았습니다.
하객들이 앞다투어 내미는 봉투의 액수를 대충 확인한 서00는 흥분해서 저한테 귓속말로 속삭였습니다.
"야! 천만원까지 해도 되겠다!!"
제가 되물었습니다.
"야! 봉투를 아예 빼돌릴거냐? 아니면 축의금 액수는 그대로 적을거냐??"
"우리 엄마가 나중에 이거 일일히 더해보지 않을거야. 액수는 그대로 적자고..."
결혼식 끝난 다음에 서00는 수운회관에 비용을 결제했습니다.
그리고 수표 위주로 한뭉치의 돈을 저보고 미리 갖고 오라고 한 가방에 밀어 넣었습니다.
"천만원은 되겠다. 나는 오늘 바쁘니까 니가 갖고가서 얼만지 세어 봐! 그런데...똑바로 세라!!"
"................................"
첫댓글 이런 점점 어쩌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