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과 소금의 또 다른 용도
우리는 대개 음식을 준비하고 간을 맞추는데 소금을 사용한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실제로는 해마다 생산되는 소금의 총량 가운데 고작 5%만을 이 용도로
사용하고 있습니다. 소금은 시장에 출하되는 거의 모든 화공품의 제조에 반드시
들어가는 물질로 강철, 유리, 플라스틱, 제약, 심지어는 TV 생산에도 사용되며,
인류가 사용하는 광물 가운데서 다이아몬드 다음으로 견고한 물질이기도 합니다.
이밖에도 소금은 중요한 속성 한 가지를 가지고 있는데 그것은 얼음과 도로건설 및
겨울철 도로 유지 관리에 많은 양이 사용됩니다.
유난히 춥다는 올해 겨울 때문인지 복음을 묵상하며 예수님이 말씀하신
'빛과 소금'은 어둠을 몰아내고 음식에 맛을 내는 역할 이외에도 한 가지 공통적인
속성이 있음을 깨닫게 됩니다. 그것은 바로 '빛과 소금'이야말로 꽁꽁 얼어붙은 것을
녹여버릴 수 있는 특징을 가지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어쩌면 예수님께서 우리에게 '빛과 소금'이 되라고 하신 것은 이것까지도 염두에 두고
하신 말씀이 아닐까요? 예수님은 자신의 전 생애를 통해 꽁꽁 얼어붙은 마음을 녹이기
위해 애쓰신 분입니다. 체념의 얼음에 갇힌 사람에게는 해방의 빛과 소금으로 녹여주었고,
고통과 아픔의 얼음에 갇힌 사람에게는 치유의 빛과 소금으로 녹여주었으며,
슬픔과 괴로움에 갇힌 사람에게는 끊임없이 해빙의 빛과 소금을 아낌없이 나누어 주었습니다.
그것을 받아들인 사람은 더없는 기쁨과 평화를 누릴 수 있었고 그렇지 못한 사람은 예수님을
죽음으로 몰아갑니다. 예수님은 포기하지 않으십니다. 차갑게 식어버린 얼음 심장을 어루만져
온기가 흐르게 하십니다.
예수님은 우리에게 '빛과 소금'이 되라고 하십니다. 얼어붙은 마음에 온기를 전달하라는
이야기 입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먼저 내 마음안에 훈훈한 바람이 불어야 합니다.
웅크리고 주저앉은 마음을 일으켜 세워야 합니다.
------ 카톨릭 마산 주보에서 -----